[칼럼]

독서량과 국어성적은 왜 비례하지 않을까

지역내일 2017-07-19

김희원원장  

김희원국어

문의 031-262-8454


“우리 아이는 독서를 정말 많이 했는데, 국어성적이 왜 낮을까요?”
고등학교 학부모와 상담시 심심찮게 듣는 질문 중의 하나이다. 두가지 이유인데 하나는 절대적인 독서량에 비해 독후 활동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 다른 하나는 편독을 했을 경우이다.
먼저 독후 활동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이다. 초등 때부터 독서 논술 활동을 꾸준히 해온 학생. 많은 책을 읽었다고 생각한 학부모와 달리 학생의 입장에서는 두꺼운 한권의 책을 다 읽기가 버겁다. 그러다보니 독서 후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틈이 없고, 그룹 수업에서 친구들과 선생님의 말을 듣고 고개 끄덕임으로 독후 활동을 대신한다. 책을 읽었는데도 자신의 생각을 책의 내용과 연결시키는 과정이 누락된 경우이다. 책 내용의 정확한 이해를 토대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활동, 자신의 의견과 다른 내용을 대하는 비판적 사고가 뒷받침 된 후에야 올바른 독후 활동이 이루어진다. 절대적인 독서량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책의 주제와 연관하여 정리하는 활동에 중점을 두는 것이 좋다.
다음으로, 학생들은 자신의 독서활동이 한쪽으로 치우쳐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필자의 경험상 서두에서 언급했던 질문의 ‘독서’라는 단어는 많은 학부모들의 경우, 문학과 관련된 책을 일컫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설명문이나 논설문에 노출되는 빈도가 문학보다 훨씬 적다는 뜻이다. 그러다보니 고교에 진학 후 어려움을 호소하는 영역은 비문학분야가 두드러진다. 최근 수능 비문학 지문이 길어지면서 걱정이 늘어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사실 중·고등 국어시간에 비문학과 관련된 체계적인 학습을 할 기회가 충분히 주어지지 않는다. 수업내용이 문학에 치우쳐있고, 그나마 고교에서 ‘독서와 문법’ 교과서로 수업할 때에도 ‘독서(비문학)’보다는 ‘문법’에 중점을 두기 때문이다. 따라서 책을 읽을 때에는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문학 외 서적을 함께 읽는 것이 좋다. 물론 이 경우 문학에 비해 독서 속도도 느리고, 이해도 완벽히 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분야의 책을 반복적으로 읽도록 노력한다면 문학에 치우친 편독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독서의 절대량과 국어성적은 반드시 비례하지 않지만, 올바른 독서활동이 이루어질때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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