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동아리는 학생들이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친구들과 함께 동아리를 결성해 활동하는 모임이다. 어른들이 제시하는 수많은 조언보다 학생들 스스로 개척하는 삶의 경험과 깨달음이 학생들을 더욱 더 여물게 만드는 게 아닐까. 우리 동네 한빛중학교(교장 유희재) 자율동아리를 찾아 ‘학생들이 스스로 커나가는 이야기’를 들어본다.
1. 실내악 동아리 ‘한빛오케스트라’
“클래식 선율 타고 깊어지는 연주 실력”
악기별 지도강사로 수준 높은 연주활동
한빛중학교(교장 유희재)에는 실내악을 연주하는 한빛오케스트라(지도교사 정주경, 이소정)가 있다. 창체 동아리로 ‘실내악반’이 있지만 좀 더 자율적이면서 깊이 있게 클래식 음악을 배우고 즐기고자 하는 학생들이 모여 ‘한빛오케스트라’를 꾸렸다. ‘한빛오케스트라’는 올해 파주시 희망 프로젝트에 공모해서 지원 동아리로 선정됐다고 한다. 동아리 지원금으로 악기별 지도 강사를 두고 파트별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1학기에는 스승의 날 맞이 기념 공연을 하고, 2학기에는 오케스트라 정기 공연을 한다. 올해는 상담반 위클래스(Wee Class)와 협력해 위카페(Wee Cafe) 행사와 오케스트라 공연을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입학식이나 졸업식, 축제 등 학교 행사에 찬조 공연을 하고 학업에 지친 학생들을 위해 수시로 등교 맞이 아침 연주회를 연다.
음악 동아리 활동으로 조화와 협력 배워
‘한빛오케스트라’에는 취미로 음악을 즐기는 친구들이 대부분이지만, 진학을 위해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들도 더러 있다. 정주경 선생님은 “지금 중3 학생들이 1학년일 때 자유학기 수업으로 ‘기악합주단’을 운영한 적이 있어요. 그때 클래식 악기를 연주하면서 음악에 흥미와 감동을 느낀 친구들이 이 동아리에 가입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한빛오케스트라’는 주 2회 1시간씩 악기 연습을 하고 한 달에 1번 동아리 시간에 모여서 합주 연습을 한다. 연주곡은 기존 클래식 곡을 정 선생님이 학생들 실력에 맞게 직접 편곡한다. 오케스트라 활동을 함께 하면서 사회성과 조화, 협력의 가치를 몸으로 느끼는 학생들은 오케스트라를 떠난 뒤에도 동아리에 대한 소속감이 크다고 한다.
미니인터뷰
1) 바이올린 파트 이민형군(중3)
오케스트라에서 각기 다른 악기 소리가 어우러지는 게 참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저는 바이올린 연주를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것 자체가 너무나 행복해서 한빛오케스트라에 들어왔어요. 앞으로 클래식 음악 평론 같은 일을 해보고 싶어요.
2) 클라리넷 파트 김세진군(중3)
저는 처음에 실력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오케스트라에 들어왔어요. 2년 정도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실력이 정말 많이 늘었어요. 그 덕분에 지금은 고양시 챔버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제 꿈은 학교 선생님인데 학예회에서 제자들에게 클라리넷을 연주해주고 싶어요.
3) 플루트 파트 이지우양(중3)
동아리 활동의 좋은 점은 악기 연습을 할 수 있어서 실력이 는다는 점이에요. 특히 정기연주회를 준비하다보면 열심히 노력해야 하거든요. 앞으로 저는 플루트를 전공할 생각입니다. 악기 연습을 하는 게 힘들 때도 있지만 연주하는 게 즐거울 때가 더 많아요.
2. 보드 동아리 ‘더 브릿지’
“실패는 없다! 될 때까지 GO! GO!”
운정호수 공원 다리 아래서 보드 타는 아이들
‘더 브릿지’(지도교사 윤병배)는 보드를 즐기는 학생들이 모여 만든 자율동아리이다. 한빛중 인근에 위치한 운정 호수공원 다리 아래에서 보드를 타기 시작해 동아리 이름을 ‘더 브릿지’로 지었다고 한다. 지난해 가을 처음으로 여섯 명의 학생들이 모여 보드를 타기 시작했고 보드가 좋아서 올해 3월 자율동아리를 결성하게 됐다고 한다. ‘더 브릿지’에는 지도교사가 있지만 실제 동아리 활동은 초창기 멤버인 여섯 명의 학생들이 이끌고 있다고 한다. 손기원군은 “윤병배 선생님은 저희들의 안전을 담당해 주시고, 보드 타는 기술은 저희들이 스스로 배워서 서로서로 가르쳐주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상급 기술 배우기 위해 유튜브, 뚝섬 보드장 등 활용해
‘파주에서 가장 보드를 잘 타는 동아리가 되고 싶다’는 ‘더 브릿지’ 멤버들은 상급의 보드 기술을 배우기 위해 서울 등지로 보드장을 찾아다녔다고 한다. “뚝섬에 있는 보드장에 가면 보드를 잘 타는 전문가들이 많아요. 보드를 잘 타는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하거나 보드 타는 법을 직접 배워 오기도 해요.” 강진욱군이 말했다.
‘더 브릿지’에는 보드를 탈 줄 아는 학생들도 있지만, 동아리에 들어와서 처음 친구들에게 보드를 배우는 학생들도 많다. 손기원군은 “저희 동아리는 누구나 들어올 수 있고 6개월만 연습하면 누구나 보드를 잘 탈 수 있어요. 연습만이 답이에요”라고 말했다.
‘더 브릿지’는 중3 학생들로 꾸려진 동아리다. 강진욱군은 “저희가 졸업한 뒤에도 동아리가 계속 되도록 후배들을 키우고 있어요. 겨울에는 스노보드장으로, 여름에는 바다로 서핑을 떠날 계획입니다”라고 말했다.
미니인터뷰
1) 강진욱군(중3)
저는 스트릿 컬쳐(Street Culture)를 좋아해요. 여러 사람들이 함께 모여 보드와 음악을 즐기는 게 행복해요. 저는 꿈이 작곡가인데 힙합이나 EDM 음악 쪽을 전공하고 싶어요. 이런 음악은 보드랑 관련이 깊어요. 학교 동아리 시간에 친구들과 어울려 보드를 탈 수 있다는 게 정말 좋고 덕분에 보드 실력도 많이 늘었어요.
2) 손기원군(중3)
학원에 다니면서 보드를 탈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었어요. 동아리 시간에 보드를 타면서 공부 스트레스를 풀 수 있고 정신이 맑아져요. 보드가 살짝 위험하긴 하지만 살아가면서 이런 운동을 배워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또 보드를 타면서 친구들과 끈끈한 우정을 쌓을 수 있어요.
3) 장현준군(중3)
저희 아빠가 우연히 보드를 타게 되셔서 저도 따라서 보드를 배우게 됐어요. 저는 보드를 타면서 학교와 학업 스트레스를 풀 수 있어서 참 좋아요. 또 운동은 위험할수록 재미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한번은 다친 적이 있는데 앞으로는 다치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연습하고 있어요.
태정은 리포터 hoanhoan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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