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애물단지 비주류 과목?

지역내일 2017-05-15

고등학교 학생들과 대학입시를 위해 상담이나 이야기를 하다보면 가장 곤란한 부분이 바로 예체능과 같은 비주류 과목들입니다.
이제 막 고등학교를 들어간 학생들이 처음 중간고사에서 많이들 물어봅니다. 한문과 같은 주요과목이 아닌 과목들은 공부를 안 해도 되고 시험 못 봐도 된다고 하는데 그 말이 맞느냐고 말입니다. 심지어 중학교 졸업을 앞둔 중학교 3학년 학생들도 같은 질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어디에서 그러한 이야기들이 학생들 사이에 전해지고 있는지 한편으로는 무척 궁급합니다.
저는 당연히 공부를 안 해도 되는 과목이 어디에 있느냐고 말하며 전부 열심히 공부하라고 말을 합니다. 하지만 고2, 고3이 된 학생들과 직접적으로 대입을 위해 상담을 하다보면 말이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학생들이 물어본 것 같이 공부를 안 해도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학생의 상황과 계획에 따라서 비 중요 과목은 정말로 필요가 없는 과목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죠. 그것은 현재의 입시제도가 그러하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입시제도에서 비교과과목도 교과 과목이기 때문에 미래를 위해 공부하라고 막연하게 이야기하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많습니다.
일단은 대부분의 학교에서 이러한 비주류 과목들을 수시에서 반영하지 않습니다. 정시는 너무도 당연하구요. 수시를 준비하는 학생들 중에 자신이 원하는 학교에서 예체능과 같은 비주류 과목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 학교뿐인 학생들은 이러한 과목의 시험을 준비하는 시간에 일반적인 중요 과목을 준비하는 것이 당연히 전략적으로 좋습니다.
한 과목 한 과목 늘어나는 것은 학생들에게 매우 부담입니다. 그러니 시험을 봐야 할 과목이 줄어드는 것은 학생들에게는 매우 기쁜 일입니다. 이 학생들은 다음날 시험에 비주류 과목과 주요과목 시험을 같이 보는 경우, 예를 들어 다음날 음악시험과 수학시험뿐이라면 “내일은 수학 한 과목 시험 봐요”라고 얘기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학생들에게 이런 비주류 과목들의 시험시간은 아무 의미도 없는 시간처럼 여겨집니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학생들은 이러한 과목의 수업시간에는 전혀 집중을 하지 않고 심지어 잠만 잔다고도 이야기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학생들 탓만 할 수도 없습니다. 누구나 자신에게 중요하지 않은 것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불필요하게 느껴질 수 있으니 말이죠. 이러한 상황이라면 수업의 질 또한 떨어지게 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입니다.
또한 수능을 보는 학생들에게는 당연하게도 비주류 과목은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은 사실 내신점수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비주류 과목 뿐 아니라 주요과목조차 크게 준비하지 않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처럼 이러한 비주류 과목들은 공부를 할 필요가 전혀 없을까요? 당연히 그렇지 않습니다. 모든 학교가 주요과목만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죠. 몇몇 대학교에서는 수시에서 이러한 비주류 과목까지 포함한 전 과목을 요구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원하는 학교가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면 당연히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입시를 준비하는 그 순간까지도 본인이 가고자 하는 학과나 학교를 정하지 못한다는데 있습니다. 또는 목표 학교나 학과를 생각만 하고 그 학교가 어떠한 것을 요구하는지 조사하지 않는 학생들이 많다는 것이죠.
실제로 고등학교 3학년 학생 중에 한 국립대를 가고자 했던 학생이 있습니다. 그리고 여느 학생들처럼 어딘가에서 한문 등과 같은 비주류 과목들은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전혀 공부하지 않았습니다. 그 과목 시험시간에는 몇 번으로 찍었다는 이야기를 하고는 했습니다. 그리고 3학년이 되어서야 알아보니 자신이 원하는 학교에서 예체능 과목을 포함한 전 과목을 요구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미 그 과목의 등급은 회복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죠. 결국 그 학교에 수시로 지원하는 것은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학생 뿐 아니라 적지 않은 학생들이 이러한 일을 겪을 것입니다.
이번 7월에 수능이 어떻게 개편되느냐에 따라서 어쩌면 이러한 비주류 과목들의 입장도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더욱 비중 있는 과목으로 어쩌면 반대로 선택한 아이들만 듣는 어떠한 학생들에게는 지금보다 더욱 신경 쓸 필요 없는 과목으로 말이죠.
하지만 제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어떻게 바뀌느냐 보다는 학생들이 그것에 따라 어떻게 준비할지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자주 하는 이야기이지만 결과를 보고 선택을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목표를 선택 후 그 목표를 위해 철저히 준비하고 노력하시기를 바랍니다.


미스터밥 입시전략연구소
정철호 수석연구원

041-555-7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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