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3장씩 하는 숙제가 있다고 합시다. 보통이면 2시간 걸려서 할 숙제를 아이가 30분 만에 했다고 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십중팔구 ‘진짜? 어디 보자. 음, 2장 더해라’고 할 것입니다. 그러면 다음부터 아이는 숙제를 빨리 하겠습니까? 천천히 하겠습니까?
숙제를 해도, 안 해도 뭐라 하는 학부모들을 보면서 숙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누가 봐도 똑 부러지게 숙제를 잘하는 아이는 몇이나 될까?
물어보나 마나 한 질문입니다. 그렇다면 왜 숙제를 잘 못하는 것일까?
첫째, 원래 공부를 안 하는 학생입니다. 그저 학교, 학원을 다녀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하겠습니다.
둘째, 많은 학원을 다녀 시간이 없는 학생입니다. 이것 저것 다니면 뭔가 보탬이 되겠지 하는 부모의 욕심 때문에 5~7개의 학원, 학습지를 하지만, 그런 것들을 다 해내려면 실제로는 시간이 부족한 것을 부모님이 모르는 경우입니다. 일주일을 30분 단위로 하여 스케줄을 정리해보면 시간이 충분한지 부족한지, 학생 능력의 80%를 사용하고 있는지, 120%로 과부하가 걸리고 있지는 않은지 알 수 있습니다.
셋째, 숙제 양이 많은 경우입니다. 성적이 오른다는 소문난 학원들은 대부분 숙제가 많습니다. 무리다 싶을 정도로 많아서 학교 수업에 지장이 되거나 다른 과목을 포기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그렇게 많은 양의 숙제를 하고도 성적이 안 나온다면 억울함을 넘어 슬프기도 합니다. 물론, 많은 양의 숙제가 다 필요한 양질의 숙제인지는 따로 따져보아야 할 문제입니다.
넷째, 숙제가 어려운 경우입니다. 양은 적은데, 숙제를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입니다. 어려운 것을 해내는 과정에서의 성취감을 모르는 학생은 늘 틀리니까 공부 자체에 흥미를 잃을 수도 있고, 반대의 경우라도 기본적인 것의 숙달 과정을 생략한 체 시험에 나오지도 않는 것을 공부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유는 알겠는데, 해결책은 있는 것인가? 언제 숙제를 잘 하는 아이가 될 것인가? 그런 날이 올까요?
나이가 들면서 찌는 살을 막기 위해 산 실내 자전거에 걸려 있는 빨래를 보면서, 먹지도 쓰지도 않을 것을 싸다고 막 사놓아 냉장고의 한 칸을 차지하는 것들을 보면서 생각하게 됩니다. 숙제를 다 하는 날은 오지 않는다. 다만, 우리 아이가 어제보다는 오늘, 오늘보다는 내일 좀 더 열심히 하기를 바라는 마음만 가졌으면 합니다.
히즈매쓰
이태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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