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이 되어서야 정신을 차리고 보니, 현행 입시는 포기해야 하는 전형이 너무 많다고들 한다. 한국사회에서 학력은 곧바로 인생의 지름길과 통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신중하고 면밀한 선택이 필요하다. 그런데 고3들은 남의 말만 듣고 전형방법을 함부로 결정하는 경향이 있다. 과연 안 되니까 안 하는 것인가? 안 하니까 안 되는 것인가?
2018학년도 입시는 우리나라 전체대학에서 352,325명을 선발한다. 그 중에서 73.7%인 259,673명을 수시로 선발하고 나머지 26.3%인 92,652명은 정시에서 선발한다. 정시는 11월16일에 치러지는 수능성적에 따라 결정되고, 수시 73.7%는 백분율로 환산하면 그 비중이 학생부 교과전형 54.3%, 학생부 종합전형 32%, 논술전형 5.1%, 실기 특기자전형 7.1%, 기타 1.5% 순이다. 단순 수치만으로 비교해보면 학생부 교과전형이 단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단순 수치만을 볼 게 아니라 자신의 내신 교과성적, 학교 비교과활동 상황, 고1에서 고3에 이르기까지의 모의고사 점수의 흐름을 고려하여 냉정한 평가를 해야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을 올바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년 넘게 입시상담을 해오면서 고3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얘기가 ‘지금해도 늦지 않아요?’, ‘저도 가능성이 있어요?’라는 말이다. 이 말은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판단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도와달라는 우회적인 표현이기도 하다. 학생에게 생기부를 떼어오게 하여 면밀히 상담해보면 그제야 자신의 섣부른 판단을 아쉬워하거나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는 학생들이 의외로 너무 많다. 특히 정시에 올인하겠다는 학생들 대부분은 자신의 내신 성적이 너무 안 좋다거나 별로 비교과활동을 한 것이 없다고 단정하여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막상 생기부를 확인해보면 학생들의 생각은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판단이 아니라 스스로의 자격지심에서 나오는 상대적이고 주관적인 판단인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학생들은 양떼가 아니다. 학생 개개인의 조건이 다른데도 불구하고 입시전형을 일반화시켜 얘기하는 양치기 같은 조언은 제발 삼가야겠다. “어차피 우리학교는 00로만 가야된다.”, “너는 00전형으로 맞춰가는 것이 최선이다”라는 식의 발언은 자칫 학생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전형을 포기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자신에게 맞는 입시전형의 선택은 반드시 점수와 경험이라는 fact에 입각한 사실적이고 객관적인 판단이 선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최 강 소장
독해 전문가, 미담(美談)언어교육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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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이력
현 미담 국어논술 학원장
현 노은 미담 국어논술 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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