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통계청과 ‘한국 삶의 질 학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강력범죄 발생률이 인구 10만 명 당 556.6건에서 550.8건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잔혹한 살인사건, 반인륜적 가정파괴사범, 살인·강도·강간 방화사건 등 강력범죄는 사라지지 않았으며 최근에는 2차 3차 피해가 발생하는 등 심각한 사회문제로 드러나고 있다.
10여 년 전만 해도 형사법은 범죄인이 국가로부터 부당한 처우를 받을 가능성을 없애는 것에 초점을 맞췄고 재판 결과 죄가 인정되어도 범죄인 개인의 교정 교화가 중요한 목표였다. 범죄 피해로 인한 피해자 보호와 인권은 범죄인 인권에 밀려 오히려 사각지대가 되어왔다. 이후 범죄 피해자 인권 보호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됐다. 여러 지원 단체들이 범죄 피해자들을 돕기 시작했으며 수사기관에서도 피해자들을 돕는 기관 연결에 힘을 쏟고 있다.
아무도 범죄 피해를 당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 하지만 사건 사고는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 특히 불특정 다수를 향한 강력범죄나 심한 폭행 등으로 경찰서 문턱 한 번 넘지 않은 사람이 범죄피해자가 되어 형사재판을 치르는 경우가 생긴다.
피해자들이 상처를 치료하고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 정서 지원은 물론 경제적 지원은 너무나 당연하다. 범죄 피해자들을 보호하고 다시 일어서게 도와주는 것이야말로 실제 우리 사회 범죄를 줄이는데 국가가 담당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다.
범죄 피해자 트라우마 줄여주는 KOVA(사)한국범죄피해자지원협회
KOVA(사)한국범죄피해자지원협회 충남지부(이하 KOVA)는 2015년 9월 천안에 개소한 민간지원단체로, 민간후원금으로 범죄피해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최상호 KOVA 충남지부장은 “현재 KOVA 충남지부는 피해상담사 자격증을 갖춘 전문가들이 천안 아산을 중심으로 충남 전역을 아우르며 범죄 피해자들을 위한 상담과 경제적 지원을 병행한다”고 밝혔다.
지난해는 18명의 피해자들에게 경제적 지원을 제공했다. 이와 함께 피해자들이 최대한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게 면밀한 상담을 진행했다. 이동현 KOVA 충남부지부장은 “범죄 피해자들은 조그만 사유에도 마음을 다치기 쉽다. KOVA 충남지부는 피해자들에게 직접 찾아가는 상담을 진행하며 피해자들의 상황과 심리를 최대한 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원금은 피해자 지원에 쓰인다. KOVA의 모든 피해상담사들은 상담을 하고도 교통비는커녕 상담료조차 받기 힘든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먼 거리를 마다않고 찾아가는 상담을 지속하고 있다. 피해자들을 돕겠다는 마음 없이는 힘든 일이다.
이외에도 전국적으로 국가 및 지자체 예산으로 운영하는 (사)범죄피해자지원센터가 있다. 현재 천안시청과 천안검찰청 두 곳에 상주하며 상담 및 경제지원 업무를 진행한다.
두 기관의 동시 지원도 가능하다. 범죄피해자지원센터는 경제적 지원의 폭이 넓으며 자원봉사 변호사의 법률자문을 받을 수 있다. KOVA는 피해자들의 경제적 지원은 물론, 트라우마 감소와 재기에 도움 되는 상담에 강점을 보인다.
범죄 피해 지원, ‘나를 위한 권리’라는 인식 필요
최근 범죄 피해 관련 지원기관들이 늘어난 이유를 보면 그만큼 인권의 중요성을 국민들이 인식하며 지원의 필요성이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지원의 범위나 규모는 아직도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아산경찰서 박희수 경사는 지원이 필요한 범죄피해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관을 연결해주는 범죄 피해자 전담경찰관으로 활동하며 많은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사건 발생에 따른 피해를 줄여주는 것이 경찰 본연의 업무는 아닙니다. 그러나 시민 입장에서 피해자 지원은 매우 중요해요. 특히 형사사건은 강력범죄가 아니라도 죄종을 불문하고 지원했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어 전 재산을 사기 당한 할머니는 누가 도와주지 않으면 어떻게 다시 본래의 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김영란법 이후 기업에 피해자를 지원해달라고 후원을 요청하는 것이 힘들어졌다. 경찰관 신분에서는 뜻이 있는 기업이나 민간인이 스스로 후원하지 않는 이상 요구할 수 없는 일이 돼버렸다. 이동현 부지부장은 “좋은 취지로 시작했지만 민간후원금만으로 운영하다보니 피해자들에게 마음껏 지원해주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며 속사정을 밝혔다.
범죄피해는 누구나 당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피해를 가해자가 온전히 배상해 주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범죄 피해를 당한 사람들의 인권과 보호, 경제적 보상과 원상회복을 당연한 권리로 인식하게 되면 피해자들이 다시 고통 속에 몸부림치거나 절망의 늪에 빠질 일은 줄어들게 된다. 우리 사회가 건강해지는 또 하나의 지름길인 것이다.
범죄피해 지원 문의 : (사)한국범죄피해자지원협회 충남지부 041-572-7004
천안·아산범죄피해자지원센터(천안시청 민원동 3층) 041-569-9474
천안검찰청 1층 041-556-9494
<범죄 피해자를 돕는 가장 손 쉬운 방법>
충남지방경찰청은 한국피해자지원협회(KOVA) 이마트와 함께 범죄피해자보호 기금마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마트 모바일 앱 영수증을 기부하면 기금이 적립되는 방식이다. 기금은 KOVA에 전달해 긴급한 경제적 지원이 필요한 범죄피해자를 위해 사용한다.
1. 이마트 모바일 앱을 설치하고, 접속한다.
2. 좌측 하단 ‘포인트’ 메뉴를 선택한다.
3. 지역단체선택 중 충남지방경찰청을 선택한다.
4. 마일리지 적립하기를 눌러 기금모금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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