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편식(偏食)은 꼭 고쳐줘야 할 나쁜 버릇인가?

지역내일 2017-04-03

초등학교 3학년인 영식(가명 남)이의 학교부적응 문제로 부모님과 상담하는 중에 자녀가 편식이 심해서 급식 때 선생님과 갈등이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선생님이 영식이가 먹기 싫어하는 당근을 억지로 먹게 해 토한 이후 당근이 들어간 음식은 절대 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저도 편식이 있습니다. 어려서는 물고기를 제외한 모든 고기요리를 싫어했는데, 지금은 조금 나아져 삶거나 끓인 고기요리는 싫어하지만 구운 고기요리는 먹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닙니다. 식감, 즉 씹는 촉감이 싫어서입니다. 맛과 영양을 떠나 물컹하게 느껴지는 촉감은 매우 불쾌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그 경험은 피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습니다. 입맛은 개개인의 차이가 있습니다. 자신이 좋다고 남들도 다 좋은 것이 아닙니다.
편식은 촉각방어의 일종입니다. 편식이 나타나는 이유를 안다면 싫다고 하는데도 강제로 권하지 못할 것입니다. 촉각이 발달하는 시기는 출생 초기로 전정감각, 고유수용성감각이 발달하는 시기입니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 이시기에 전정감각 고유수용성감각 발달에 문제가 있으면 상대적으로 촉각을 담당하는 뇌지도의 형성이 지나쳐 촉각이 민감해집니다.  
촉각이 민감해지면 촉각에 대한 과민반응(촉각방어)이 나타납니다. 촉각방어의 일종인 편식도 나타납니다. 즉 편식은 성격이나 기호의 문제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좌/우뇌 뇌신경의 불균형한 발달로 인해 나타나는 것입니다. 맛이나 영양을 떠나 씹히는 촉감이 불편하기 때문에 피하려는 것입니다.
매우 불쾌하게 느껴지는 촉감을 견디며 억지로 먹는 아동의 입장을 생각해 보세요. 다시 겪고 싶지 않은 경험일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아동의 편식을 고쳐준다며 억지로 먹게 하는 선생님의 행동은 자신도 모르게 저지르는 아동학대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편식의 정도가 심하지 않거나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일어나는 편식이라면 처음에는 먹기 싫어했더라도 한 번 먹고 나면 계속 먹을 것입니다. 하지만 편식이 뇌신경의 균형 있는 발달에 문제가 있어 나타나는 경우라면 먹기 싫어하는 것을 억지로 먹게 하는 것은 편식의 개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먼저 좌/우뇌 뇌신경발달 균형을 잡아 주어야 합니다. 그럼 편식하는 습관도 자연스럽게 개선됩니다. 


더브레인 두뇌학습클리닉
현상태 원장

041-523-7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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