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림미술관, 카페 ‘디엘(DL)’]

미술작품과 커피 향기, 가슴 설레는 봄, 당림에서 만나다

노준희 리포터 2017-03-28 (수정 2017-03-29 오후 5:10:38)

꽃망울 돋는 소리가 들릴 것 같은 어여쁜 봄의 문턱이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고이 간직해온 당림미술관. 한 번이라도 당림미술관을 방문해본 사람이라면 당림이 가진 자연의 평화로움과 편안한 아름다움에 정서적 안정감을 느끼곤 한다.
당림의 작품을 만나러 온 관람객들은 미술품 감상에 열중하고 나면 대부분 당림의 꽃과 나무, 그리고 넓은 정원을 감상하며 차 한 잔의 여유를 소망한다. 당림의 아름답고 한가로운 자연의 풍경을 뒤로하고 가기엔 아쉬움이 남기 때문이다. 마치 당림의 터줏대감인 양 거위들의 자신감 넘치는 걸음과 맞닥트리면 터지는 웃음에 발길을 돌리기가 쉽지 않다.
카페 ‘디엘’은 그렇게 관람객들의 바람을 모아 새 봄과 함께 탄생했다. 


좌)디엘에서 이경렬 관장과 나성남 박사가 담소를 나누고 있다.
우)디엘에서는 앤틱한 고품을 감상할 수 있다.


수준 높은 미술작품을 카페에서 편안히 감상, 펼쳐진 자연은 덤

카페 디엘의 정혜진 대표는 “당림에 오신 분들이 잠시 여유를 가질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많이 주셨다. 우리 또한 그런 편안한 공간이 생기길 원했고 오랜 준비기간을 통해 드디어 카페 디엘을 오픈했다”고 밝혔다.
디엘은 갤러리 카페다. 카페 요소요소에 공간과 어울리는 그림과 조소 작품들이 걸려있다.
이경렬 당림미술관 관장과 정혜진 디엘 대표의 이들 이재곤(34)씨의 작품도 눈에 띈다. 메뉴를 주문하는 주문대 바로 위에 꼬리가 잘린 듯한 도마뱀 형상과 카페 입구 천정 밑 조소작품이 그의 작품이다. 조소를 전공한 이재곤씨는 대학원 과정을 공부 중이다.
정 대표는 “사람들은 일부러 미술관을 찾기 어려워한다. 예전보다 사람들의 문화적 소양은 높아졌지만 아직도 누드화 등 예술 본연의 모습은 낯설어 한다. 미술관 밖에서도 예술작품을 친숙하게 느낄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 카페라는 편한 공간에서 자주 작품을 접하다보면 예술과 더 가까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작품에는 제목이 무엇인지 작가가 누군지 상세히 기록해 놓지 않았다. 관객들이 작품을 자유로이 감상할 수 있게 하려는 이경렬 당림미술관장의 추천관람방식이다. 대신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유명작가들의 작품들을 이 관장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만날 수 있다. 또 시즌마다 작품을 바꿔 전시할 계획이며 예술성 높은 아트상품도 판매할 예정이다.  
카페 설계와 인테리어에는 전 호서대학교 교수인 나성남 박사의 손길이 숨어있다. 이경렬 관장의 홍익대 미대 선배인 나성남 박사는 당림의 현실과 맞으면서도 당림의 자연을 가장 잘 감상할 수 있도록 카페를 디자인했다. 이 관장 못지않게 당림에 애정을 쏟는 나 박사는 앞으로도 당림의 지킴이를 쭉 이어갈 생각이다. 


좌)오만클럽의 음악회 모습
우)디엘 내부 일부


오픈과 함께 오만클럽 음악회 열려

카페 디엘의 오픈 소식은 이경렬 관장의 지인들이 더 반겼다. 특히 오만클럽을 이끌고 있는 최재권 나사렛대 생활관장은 디엘의 오픈을 축하하며 디엘에서 오만클럽의 정기음악회를 열었다. ‘은둔과 방랑의 미학자’로 불리기도 하며 마니아층을 형성한 포크록 가수 ‘김두수’와 인디 포크의 색다른 맛을 건네 많은 주목과 사랑을 받은 ‘인디언수니’의 공연이다.
카페는 공연을 보러 온 관객들로 발 디딜 틈 없이 꽉 찼고 공연을 마친 가수들에게 관객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공연 전 사람들은 카페 한 쪽을 장식한 특별한 벽난로에 관심을 보이며 벽과 카페 내부 곳곳에 걸린 작품들을 감상했다. 사람들이 도란도란 담소를 나누는 모습은 마치 18세기 프랑스 살롱을 연상케 했다. 살롱은 당시 남녀와 신분 간의 벽을 허물며 문학과 문화, 예술을 얘기하는 ‘대화’와 ‘토론의 장’이었다. 또한 외국인이 드나들며 문화 교류와 외교의 장으로까지 확대돼 프랑스인들이 선호하는 지성의 산실 역할을 해왔다.
이제 디엘은 커피 향 그윽한 카페를 넘어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고 즐기려는 모든 이들에게 공간을 내어준다. 어찌 실내뿐일까. 미술관을 휘감는 호젓한 산책길과 가슴 탁 트이는 넓은 정원, 사시사철 피고 지는 아름다운 꽃과 나무들이 주는 자연의 운치 덕에 차 한 잔의 여유가 호사스럽기까지 하다.
기계는 결코 주지 못하는 감흥을 활짝 내어 줄 카페 디엘. 디엘에서 새봄과 함께 예술에 대한, 우리 일상에 대한 자잘하고 소소한 이야기를 한껏 나눠보면 어떨까. 


<당림 어린이문화학교 모집>

당림미술관이 어린이 문화학교(수요반 토요반) 수업에 참여할 어린이를 모집한다.
원리 이해를 우선으로, 놀이와 체험을 중심으로 구성한 어린이문화학교는 아이들에게 미술에 대한 관심을 높여줄 뿐 아니라 창의성과 예술성을 한층 키워주는 종합감성프로그램이다. 자세한 상담은 미술관 사무실(041-543-6969)로 연락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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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준희 리포터 dooai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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