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은 정부가 정한 ‘문화가 있는 날’이다. 그날은 오후 6시 이후면 영화도 싸게 관람할 수 있고 각종 문화공연 할인행사도 진행된다. 한 달에 단 하루라도 예술의 향기가 삶에 머물길 바란다면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에 주목해 보자. 안산문화재단은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예술열차 안산선’을 운영한다. 시민들이 많이 모이는 4호선 전철역에서 문화예술 행사를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멀리 공연장을 찾지 않더라도 수준높은 예술을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3월 한대앞역을 시작으로 10월까지 반월, 중앙, 고잔, 상록수, 안산역에서 진행된다.
첫 번째 정차역 ‘청년의 한대앞역’
3월은 새학기가 시작하는 달. 3월 27일 진행되는 예술열차의 첫 번째 컨셉은 ‘청년’이다.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듯 젊은 예술가들의 풋풋한 감성이 한대앞역에 정차할 예정이다. 3월 예술열차의 첫 주인공은 곡 발표 2년만에 음원 차트 역주행을 기록중인 ‘신현희와 김루트’. ‘오빠야’라는 노래가 깜찍한 율동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오른 후 주목 받고 있는 그룹이다. 여기에 한양대 에리카와 서울예술대학교 예술 동아리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참여한다.
또 역 광장에는 청년들이 만든 독립영화를 상영하는 천막극장이 설치된다. ‘옆집 청년이 장가가기를 포기하고 만든 영화’ 라는 컨셉으로 독립영화를 상영한다. 상영작은 △ 어디가도 잘 살 사람( 각본/감독 : 권 항) △ 찌질이들 (각본/감독 : 이재원) △ 영화의 졸업 (감독 : 김기현, 각본 : 조혜진) △ 화이트 로즈 (각본/감독 : 강신규) 등이다.
매달 새로운 주제로 다양하게 꾸며져
3월 한대앞역을 출발한 예술열차는 4월 반월역, 5월 중앙역, 6월 상록수역, 7월 고잔역, 8월 안산역을 돌아 9월 반월역, 10월 상록수역에 다시 한번 더 정차한다. 매달 전철역에 따라 색다른 컨셉으로 꾸며진다. 4월과 9월에 정차하는 반월역의 주인공은 도시농부들이다. 반월역 주변은 논밭으로 이뤄져 도시농업이 이뤄지는 곳이다. 4월에는 도시 농업과 가드닝을 체험하며 휴식할 수 있는 설치 미술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9월엔 도시 농부들이 키워낸 생산품을 판매하는 마켓이 열린다. 청소년 문화가 번성한 중앙역에는 5월에 예술열차가 정차할 예정이다. 청소년 문화예술 동아리 공연 발표와 그래피티 아티스트와 협력한 참여형 워크숍이 진행된다. 평소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상록수역에는 6월과 10월 정차한다. 6월에는 ‘허브’(공존)이라는 주제로 지역 작가들과 함께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통해 평범한 전철역 경관을 예술적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10월엔 거리극 참여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세월호의 아픔을 간직한 고잔역에는 6월 기억이라는 주제로 예술열차가 운영되고 뜨거운 8월에는 안산역에서 다문화를 주제로 진행된다.
일상 공간이 예술 공간이 되는 마법
지난해부터 시작된 ‘예술열차 안산선’ 프로젝트는 단순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장소가 예술공간으로 변하는 경험을 제공해 시민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예술열차 프로젝트에는 일회성 무대 공연 뿐만 아니라 지역에서 활동 중인 다양한 예술가들이 ‘아트마켓’에 참여한다. 안산문화재단 관계자는 “작가가 직접 만든 작품을 가져와 팔기도 하고 시민들과 함께 체험하는 공간도 마련된다. 시민들이 항상 이용하는 장소에서 다양한 형태의 예술을 향유하는 기회를 제공하다 보면 예술적 감수성을 키우게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한다.
예술열차 프로젝트의 특징은 일방통행식 관람이 아니라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풍성한 행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이다. 정차역 마다 영화, 설치미술, 그래피티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체험하고 예술가와 함께 작업하는 기회가 주어지기도 한다. 문턱 낮은 예술, 관객에게 다가가는 예술을 경험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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