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바다 위에 띄운 배 한 조각일까? 배 위에 놓인 물 한 방울일까?

문예창작학과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지역내일 2017-03-09

내가 누구인지 정체성을 찾아라
작가가 되고 싶은 막연한 꿈을 품을 때, 학생들은 부쩍 현실적인 고민에 빠지기 마련이다. 안타까운 마음에 망설이는 이유를 들어보면, “작가는 배고픈 직업이라잖아요.” “먹고 살기는 힘든 직업이래요.” “부모님이 돈 못 번다고 반대하셔서요.” 등이다. 이때 아이들의 눈가는 촉촉이 젖어있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건 이 대답에 ‘자기 자신’에 대한 내용은 한 단어도 언급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에 대한 생각을 하기도 전에 스스로 돈벌이가 되는지 아닌지를 따져야 하는 사회. 학생들의 대답은 사회를 보여주는 지극히 현실적 대답이라 측은해진다. 그런데 이내, ‘내가 품었던 꿈이 무엇이었나? 내가 역시 다른 길로 가고 있구나.’ 를 깨닫고 대학생이 되어 다시 나를 찾아와 눈물을 머금는 학생을 바라보면 나도 눈시울이 붉어진다. 이렇게 심심찮게, 오랜 고민 끝에 눈물을 머금고 돌아와 다시 문예창작 입시준비를 치르려는 학생들을 만나게 된다. 그런 학생들은 정말 꿈을 위해 막 도약을 준비하는 중고등 학생들과는 뒷모습이 다르다. 그들은 현실의 벽을 뛰어넘으려는 절절함을 몸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내가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나? 는 쉽게 내 몸 바깥으로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욕구는 쉽게 내 몸 바깥으로 튀어나오게 마련이다. 현실적인 고민 때문에 주저하는 작가 지망생들이여. ‘내가 무엇을 원하고, 어디로 가고 싶어 하는가?’는 남이 마련해준 옷을 입는다고 바꿔지는 것이 아니다.
즉 자기 자신이 꿈꾸는 방향이 곧 내 자신의 삶이다. 그렇다고 현실을 무시하라는 말은 아니다. 나 자신에게 확신을 갖고 믿고 나아갈 때, 현실적인 고민은 날개가 달려 가벼워진다. 결코 자신의 인생은 타인이 대신할 수 없다. 단단한 믿음과 자신감이 자신을 더욱 견고하게 만든다는 것도 잊지 말자.  


 
서사는 나의 힘
입시를 준비하려면 순수문학장르를 선택해야 한다. 대부분의 학교들에서 요구하는 창작능력은 시 혹은 소설(수필)에 대한 구성과 표현능력이다. 그런데 시든, 소설이든 글을 쓰는 학생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서사’를 만들고 확장시켜가는 능력이다. 만약 자신이 그 부분이 취약하다면, 집중적으로 서사 구성을 할 수 있는 독서와 아이디어 구상연습을 해야 한다.
특히 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경우, 이론적으로 알고 있는 표현기법, 비유법이라든가, 심상이나 상징 등으로 시 한 편을 채워나갈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어떤 문학작품이든 그 작품에는 주제(메시지)가 있고 그 주제에 따라 작품에는 일정부분의 서사와 구체적 상황, 그리고 그에 따른 감각표현, 묘사 등의 흐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그냥 단어 몇 개, 문장 몇 개로 분위기만 잡는다고 시가 되는 것이 결코 아니다. 물론 시도 다양한 구성이 존재한다. 기성 작가들의 경우에는 몇 글자, 몇 문장만을 가지고도 작품을 만들어낸다. 그런데 훈련하지 않고, 기본기가 충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성 시인이 쉽게 쓴 것처럼 보이는 시의 특성을 따라 쓰는 것은 결코 자신의 생각을 잘 배열하여 성실하게 다듬은 글은 아니다. 쉽게 보인다고 쉽게 쓸 수 없는 글이 시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소설을 준비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서사(스토리)를 만드는 기본적 아이디어 구상은 항상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야기의 흐름 상 시작단계의 상황, 중간단계의 상황, 결말 상황에서 벌어지는 ‘사건’의 변화과정이 곧 서사의 흐름을 말한다. 그렇다고 “밥을 먹고 운동을 하고 도서관에 갔다”를 잘된 서사라고 말할 수는 없다. “밥을 먹고 운동을 하는” 과정 속에서 벌어지는 주인공의 심리적 서술, 그리고 밥과 운동이 인물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밝혀주는 것이 서사를 구성하는 핵심이다. 그래서 ‘어떤 일을 했다. 어떤 일이 벌어졌다. 무엇을 보았다.’ 등을 단순히 서사라고 착각하면 안 된다. 


충분한 사색을 할 것
문학작품은 화려한 표현력, 참신한 아이디어만으로 완성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좋은 문학작품은 특히 생각을 더 필요로 하거나, 사색하게 만든다. 작가는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에 대한 확신을 1+1=2라고 말해주지 않고 다르게 볼 수 있도록 작품을 통해 방향을 제시해 주는 사람이다. 발상의 전환은 충분한 사색과 철학적 사고에서 나오는 것이다. 배 위에 놓인 물 한 방울만 보여줘도 그것은 바닷물인 것이다. 생각을 무겁게 만들자. 


초·중·고 독서,글쓰기 리드투리드논술 원장 김다현

문의 031-925-8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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