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감기쯤? 우울증에 걸리는 방법을 묻는 아이들
사회면을 채우는 기사 중 우리는 심심치 않게 우울증과 관련된 사건들을 접한다. 사회적 파장도 적지 않은 이러한 사건은 그 심각성에 비해 단순한 개인 병력으로 치부되어 좀 더 세심한 주변의 관찰을 요한다. 유명 포털 사이트 지식인(in) 코너에는 ‘우울증에 걸리는 방법’을 묻는 어린 학생들의 문의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더욱 간과할 수 없는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우울증에 대한 보다 심층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전 한음 한방신경정신과 한의원 유성운 원장의 도움으로 나이 별로 겪는 우울증의 증상과 각각의 치료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우울하고 불안하고 초조한 감정이 2주 이상 지속되며 그로 인해 식욕, 수면 등이 매우 감소하거나 반대로 급증하는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평소에 큰 집중력을 요하지 않고 수월하게 처리했던 일들을 이유 없이 해결할 수 없고 이러한 증상들로 인해 자존감이 떨어지고 본인을 쓸모없다 치부하죠. 이 외에도 우울 증상은 상당히 많습니다.”
유성운 원장은 우울증은 신체적 이상과 사회적 요인의 결합으로 다양한 증상과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는 질환이라고 설명한다. 감정과 신체 상태, 그리고 행동 등에 변화를 일으켜 인지 장애 및 정신과 신체적 증상 등이 동반된다. 결과적으로 일상 기능의 저하와 환자 삶에 전반적인 악영향을 준다. 또한 우울증은 정신병이라는 편견이 있는 우리 사회에서 부모가 자녀의 우울증을 인정하는 게 쉽지 않다. 자녀가 우울증 증세를 보이면 ‘마음이 약해서 그렇다’며 다그치는데 이런 대처는 우울증을 악화시킬 뿐이다.
유 원장은 “우울증은 일시적인 우울감과는 다르며 개인 의지만으로 없앨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러나 발병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나고서야 전문가의 도움을 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웃고 있는 가면 속 울고 있는 내 아이, ‘청소년 우울증’
청소년 우울증은 직접 슬프다거나, 우울하다고 표현하지 않는 ‘가면성 우울증(Masked depression)’이기 때문에 주변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신체적 고통을 호소하는 간접적인 표현과 사춘기를 겪는 청소년에게서 보이는 흔한 증상과 혼동할 수 있기 때문에 방치할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 바로 청소년 우울증이다.
아이가 이유 없이 몸의 고통을 호소하거나 가족과 멀어지고 대신 게임과 스마트폰 등에 몰입하는 경우, 외모에 과도하게 집착하거나 반대로 심하게 무관심한 경우라면 전문가와 상담을 권한다. 학업부진 게임중독 비행 등 위장된 형태로 나타나 우울한 감정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데 그 심각성이 있으며 주변은 물론 자신도 그 원인이 우울증임을 모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이나 게임중독 때문에 우울증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우울증 때문에 인터넷 혹은 게임 중독에 빠지는 것. 정작 핵심 원인은 놓치고 병증은 악화될 수 있다.
“청소년의 경우 부모에게 말을 못하고 혼자 병을 앓는 경우가 많아요. 가장 큰 이유는 부모님을 실망시키기 싫다, 그리고 말해 봤자 소용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병원 게시판에 상담 글을 올리는 청소년의 경우 즉각적인 조치에 들어가요. 경험상 글을 올리기까지 아이가 혼자 겪었을 시간과 고통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죠.”
청소년 우울증은 심한 경우 망상 장애까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발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그러나 “아이를 환자 취급하는 것은 금물이다”고 유 원장은 조언한다. 일단 아이의 이야기를 잘 들어 주고 본인과 관련된 이야기는 학교나 부모에게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시켜야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와 함께 신체의 기능을 원래 궤도로 올려놓는 복약과 침구 치료도 병행한다.
“우울증은 단순히 심리적인 것만 치료하면 완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심리적인 증상과 신체 기능의 저하가 동반되기 때문에 마음을 담는 그릇, 즉 몸의 기능을 원활하게 조성해야 치료에 진작이 있습니다. 그 뒤 하나씩 주위의 말을 듣게 돼요.”
청소년 우울증 치료가 어려운 것은 본인이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는 이유도 있지만, 마음의 문을 닫고 의사의 말조차 듣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충동에 대한 자제력이 어른에 비해 약하기 때문에 청소년 우울증은 어떤 질환보다 주변의 관심이 필요하다.
“부모에게 신호를 보내도 눈치 채지 못할 수 있습니다. 부모의 잘못도 아이의 잘못도 아니고 아이의 의지가 약한 것도 아닙니다. 우울증은 질환이기 때문에 꼭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다면 꼭 요청하세요.”
유 원장은 청소년 사망 원인 1위(27.1%)가 자살(통계청 2015)이란 아픈 현실을 간과하지 말고 가정과 사회에서 보다 따듯한 관심으로 아이를 지켜볼 것을 당부했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