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보영소장
분당파인만학원 입시전략연구소
문의 031-719-0969
대입 상담을 하다보면 어머님들이 주로 하시는 말씀이 “중학교 땐 잘 했는데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이다. 중학교 때 잘 했다는 것은 무엇을 근거로 할까? 올해 고3이 되는 1999년생들은 고입에 성취평가제가 반영된 1세대이다. 석차백분율과 표준편차까지 볼 수 있었던 이전과 달리 90점만 넘으면 모두가 A를 받는 절대평가 속에서 살았다는 것이다. 나는 91점 A라도 99점을 받은 내 친구도 A를 받았다면 같은 A이니 비슷한 학업 수준이라고 생각하기가 쉽다. 하지만 분당지역권 내 중학교들의 주요과목 A등급 비율이 30%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중학교 때 같은 A를 받았던 학생들이 고등학교 가서는 1등급에서 3.5등급까지 분산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2018학년도 대입에서 주요 10개 대학은 작년보다도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의 정원을 적게는 수십명에서 많게는 1,800여 명까지 상향 조정했다. 학종전성시대가 더욱 기세를 떨치고 있다. 하지만 이른바 학종 1단계는 학교 내신이다. 1단계를 통과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화려한 비교과 활동이 많다고 하더라도 아무 소용이 없다.
문제는 고등학교의 내신 전쟁은 중학교 때의 그것보다 훨씬 치열하다는 데에 있다. 내신이 수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다보니 너도 나도 열심히 하고 최상위권으로 올라갈수록 더욱 치열하다. 또 다른 문제는 그 와중에 할 것도 너무 많다는 것이다. 수상 실적을 위해 각종 대회도 열심히 참여해야하고, 의미있고 전략적인 동아리 활동도 필요하고, 그 와중에 독서 활동과 봉사 활동도 꼼꼼히 채워야 한다.
그러려면 중학교 때부터 고등학교에서 꼭 필요한 과목은 방향성을 가지고 공부 계획을 미리미리 세워두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예컨대 대입에서 자연계열 전공을 희망하면서 과학보다 영어에 매진하는 것은 전략적이지 못한 일이다. 과학은 수학만큼이나 단기간에 높은 성과를 보기 힘든 과목이다. 아이가 현재 진도 내용을 충분히 소화하고 있다면 아이의 능력보다 조금 더 높은 학습 목표를 주는 것이 아이의 건강한 학습 성장을 도울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학습 로드맵은 미래 아이가 전공하고자 하는 대학, 전공의 대입 전략과 반드시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아이가 담을 수 있는 그릇에 흘러넘치는 과도한 학습 투하는 소화되지 못한 채 아까운 수강료로 흘러나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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