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성분 우레탄 트랙 교체 언제쯤?]

교체 늦어져 1학기 체육수업 및 교육활동 차질

천안과 아산 25개교 중 교체 완료 4개교 … 나머지는 교체중이거나 아직 시작도 못해

김나영 리포터 2017-02-21 (수정 2017-02-21 오전 1:22:35)

우레탄 트랙에서 유해성분이 검출된 학교의 출입 통제를 위한 경계선과 안내판


유해성분이 검출된 우레탄 트랙의 교체가 늦어지고 있어 해당 학교의 체육수업 및 교육활동이 차질을 빚게 될 전망이다.
지난해 3월 환경부는 학교 운동장 우레탄 트랙에서 중금속 등 유해물질이 검출되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충남도교육청은 3월~5월 우레탄 트랙 일제조사를 실시했고, 조사 결과 충남지역 158개 학교의 66%에 해당하는 104개교의 우레탄 트랙에서 납과 크롬, 수은 등 유해성분이 검출됐다고 최종 발표했다. 발표 자료에 따르면 학교 중에는 납 성분 기준치(90mg/kg)의 20배 가까운 1766mg/kg이 검출된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나 교육당국과 학생 학부모를 긴장케 했다.
발표 이후 충남도교육청은 해당 학교의 운동장 교육 활동을 전면 금지하고 운동장 출입을 통제하는 경계선 표식을 설치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 그리고 빠른 예산 편성을 통해 우레탄 트랙을 교체하고 2016년 2학기 안에 안전한 환경에서의 교육활동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할 것임을 밝혔다.
하지만 계획은 원활히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기가 지나 2017학년도 1학기 시작을 앞둔 2월 15일 현재까지도 우레탄 트랙 교체 및 철거가 끝난 학교는 104개교의 15%인 15개교(13개교 교체, 2개교 철거)에 불과했다. 43개교는 시공 중이고 46개교는 아예 시작조차 못하고 있어 1학기 체육수업 및 교육활동 역시 파행적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천안과 아산의 경우도 심각하다. 지난해 발표에서 천안은 초등 7 중등 4 고등 3 등 14개교, 아산은 초등 4 중등 5 고등 1 특수 1 등 11개교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중 천안의 병천초 천안미라초 천안고, 아산의 아산성심학교 등 네 곳만 공사를 완료(표 참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 천안 아산 지역 학교 우레탄 트랙 유해성분 검출 학교 및 교체 완료 현황

천안

병천초 천안구성초 천안미라초 천안서초 천안신용초 천안월봉초 천안초

천안쌍용중 천안중 천안여중 천안동성중

천안고 천안여상고 천안제일고
아산

송곡초 온양중앙초 신창초, 온양초

송남중 설화중 선도중(선장초) 아산중, 음봉중

온양여자고, 아산성심학교(특수학교)
교체 완료
천안 - 병천초 천안미라초 천안고 / 아산 - 아산성심학교



학생들 운동장 사용 빈번 … 해당 학교 “언제까지 막을 수 있나” 한숨

우레탄 트랙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되었다는 발표가 있은 후 해당 학교들은 학교 운동장 교육 활동을 전면 중지하고 교실, 강당, 체육관에서 체육수업을 진행했다. 운동장 주변에는 출입을 통제하는 경계선 표식과 안내판을 설치해 통행을 막았고, 가정통신문과 학교 홈페이지에 해당 사실을 기재해 안내했다. 문제는 학생들의 체육수업과 교육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채 한 학기를 보냈고, 이번 학기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는데 있다. 또한 운동장 사용 중지 기간이 길어지며 학생들이 운동장에 들어가는 일도 생겨나고 있다.
유해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진 학교의 한 학생은 “작년 1학기 말에 선생님께서 당분간 운동장을 사용하지 말라며 여름방학이 지나면 다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셨는데, 여름방학이 끝나고 와도 여전히 사용할 수 없었다”며 “강당이나 학교 공터에서 수업을 했는데 제대로 활동을 할 수 없어 답답했다”고 말했다. 암암리에 운동장 사용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한 학생은 “아이들이 운동장을 사용하겠다고 선생님께 말씀드려 우레탄 트랙에는 들어가지 않는 것으로 하고 운동장에서 축구를 했다”고 전했다.
교사들도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주의를 주고 운동장 사용을 막고 있지만, 오가며 아이들이 운동장에 들어가는 것까지 주시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 또한 “한참 활발하게 활동할 아이들이 그나마 마음껏 뛸 수 있는 체육활동을 할 수 없으니 답답한 노릇”이라며 “운동장을 사용하지 않고 강당에서만 체육수업을 하면 제대로 활동을 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인데 다가오는 1학기에 체육수업과 교육활동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우레탄 트랙을 철거하고 마사토 시공을 끝낸 천안미라초 


충남도교육청 “2017학년도 1학기에는 공사 끝낼 목표로 진행할 것” 

충남도교육청은 예산 집행과 행정 절차상 문제로 진행이 늦어졌으며, 2월 중에는 학교들과 교체 여부를 최종 결정하고 3월 안에 예산을 집행, 곧바로 조치에 들어갈 계획임을 밝혔다.
하지만 바로 시공에 들어가 서둘러 교체 공사를 진행한다고 해도 3개월 정도 공사 기간이 예상되고 있는 만큼 6월에나 교체를 끝낼 수 있다. 결국 해당 학교들은 1학기 동안 운동장 사용을 여전히 할 수 없고, 학기 중 공사로 인한 불편도 감수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더욱이 충남도교육청은 우레탄 트랙 철거와 마사토 시공으로 방향을 잡고 있어 이를 결정한 학교의 경우 바로 예산 집행과 시공이 들어가지만, 나머지 학교들에 대해서는 협의의 과정이 남아 시기는 더 늦춰질 수 있다. 충남도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공사가 시작되지 못한 학교들 대부분은 우레탄 재설치를 희망하는 학교. 이들 학교와의 협의가 필요해 교체 완료가 언제까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이에 대해 충남도교육청은 “마사토 운동장의 경우 시공 후 유지 및 보수비용이 크게 들지 않는 반면, 우레탄 트랙은 7~8년마다 교체가 필요해 비용 발생이 예상되는 만큼 마사토 시공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며 “육상부나 운동부 운영으로 우레탄 트랙이 꼭 필요한 학교들도 있어 학교들과 협의해서 최종 결정하고 1학기 내에 교체 시공을 끝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도교육청은 다음 주 안에 학교장단 협의회를 진행해 우레탄 트랙 교체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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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 리포터 naym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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