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의 건강한 경제활동 위한 ‘천안시 시니어클럽’]
경제활동은 물론, 더불어 함께하는 공간으로도 의미
2017년은 고령사회 진입 원년 … 노년의 경제활동 사회활동 정착 위한 공감 필요
고령화 속도가 가파르다.
UN은 고령인구 비율에 따라 65세 이상 인구가 7~14%인 경우 고령화사회, 14~20%인 경우 고령사회, 20%가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한다. 이 기준에 따랐을 때 우리나라는 올해 고령화사회와 고령사회의 경계선을 넘어서게 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은 2015년 기준 13.1%로, 2017년 안에 14%를 넘어설 것이라는 의견이다.
천안시니어클럽 개소식
고령세대 경제적 빈곤 OECD 회원국 중 1위 불명예
심각한 것은 고령사회 및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데 있다. 고령인구 비율이 급속이 높아지는 속도가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의 사례도 앞지른다. 일본의 경우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진입하는데 24년이 걸렸지만 우리나라는 이보다 6년이 빠르다. 2000년에 고령화사회가 된 이후 2017년 고령사회로 진입이 예상되고 있으니 햇수로 18년 만이다. 이대로라면 초고령사회로 들어가는 때로 2026년을 전망하는데, 이 역시 일본보다 2년을 앞선다.
이에 따른 문제점은 속속 드러난다. 세대 불균형, 생산인구 감소 등과 더불어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개인의 생활을 위협하는 빈곤. 노년기가 길어지면서 은퇴 이후 삶을 지탱할 수 있는 경제 기반이 무너지는데서 오는 결과로, 이는 사회적 숙제로 이어진다.
그저 막연한 두려움이 아니라 수치로도 확인되는 부분이다. 지난달 17일 발표된 통계청,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의 ‘가계금융 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5년 현재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은 61.7%로 2014년에 비해 1.5%p 상승한 수치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1년 이래 가장 높은 것은 물론, OECD 회원국 중 불명예스러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이제는 미리 노년을 준비하는 것만이 아니라 노년기의 경제활동이 필요하고 자연스러워지는 때다. 이미 사회적인 시각도 상당히 바뀌어 가고 있다.
실버택배사업단 작업 모습
경제활동으로 소득 생기고 사회활동으로 관계 만들고
“60세 초반에서 중반 정도 연령 어르신들은 일할 수 있는 곳이 굉장히 많습니다. 노인이라고 하기가 멋쩍을 정도로 왕성하게 경제활동을 하고 있죠. 하지만 연령이 조금 올라가면 일자리를 구하기도, 계속 유지하기도 어려워하세요. 천안시 시니어클럽은 직업을 갖기 어렵고 방법을 모르는 어르신들이 일자리를 찾고 잘 유지해나가도록 지원하는 노인 일자리 전담 기관입니다.” 천안시 시니어클럽 이선호 관장의 설명이다.
천안시 시니어클럽은 지난해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한국시니어클럽(www.silverpower.or.kr)이 전국적으로 136곳 운영되고 대구는 물론 가까운 아산만 해도 10년 가까이 시니어클럽을 운영해오고 있다. 천안시는 지난해 5월 사업공모를 진행해 (사)대한노인회 천안시지회가 공모에 선정, 9월 개소식을 하며 뒤늦게 합류했다.
사업의 시작은 다소 늦었지만 안착 속도는 비교적 빠르다. 그동안 각 지역 시니어클럽들의 사례를 검토하고 벤치마킹해 적용할 부분을 간추릴 수 있어 큰 도움을 받는다.
그 안에서 정한 구상은 세 가지. ‘노인 일자리 확대’ ‘일자리의 지속성’ 그리고 ‘일에 따른 수입 보장’이다. 특히 그동안 노인들의 경제활동은 개인적으로 진행하는 부분이 많아 법의 보호에서 멀어지기 쉬웠는데, 천안시 시니어클럽은 이에 대한 부분까지 감안해 4대 보험 가입 등도 진행, 노인들의 경제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천안우체국과 체결한 실버택배사업 협약식
“자원재활용, 공동작업장, 실버택배 등 꾸준히 늘려갈 것”
천안시 시니어클럽이 가장 먼저 진행한 사업은 자원재활용이다. 거리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폐지와 빈병을 줍는 노인들이 대상. 그동안은 개인이 주먹구구식으로 진행해왔지만,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동시에 제도권 안에서 산재보험 등에도 가입하도록 하고 있다.
공장이 많은 천안시의 특성을 살려 공동작업장도 진행했다. 두 사업은 올해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올해 주력할 부분은 실버택배와 실버카페다. 실버택배는 전국적으로도 운영이 안착된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천안의 경우 아파트가 밀집해 있고 신규 아파트 입주가 이어지고 있어 사업이 자리 잡기에 유리한 요소가 많다. 지난해 시범적으로 실버택배를 진행했는데, 초기 약간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곧 안정적으로 운영이 되었다고. 그 경험을 토대로, 올해는 불당동 아파트 세 곳과 사업을 진행하고, 신불당지구에 신규 아파트가 많은 만큼 그곳에서도 실버택배 사업을 시작해 안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실버카페도 마련해나갈 예정이다. 지자체와 지역기업들의 지원과 협조가 필요한 부분이다.
노인 일자리 사업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공감이 함께해야 한다. 또한 노년의 경제활동을 바라보는 시각의 정립도 필요하다. 이미 시각이 상당히 많이 바뀌었지만, 아직도 편견이 많다.
무엇보다 노인 일자리 사업은 그저 경제적으로 수익을 얻는 의미를 넘어선다는 부분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일자리인 동시에 취미활동 봉사활동을 아우르는 사회활동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 천안시 시니어클럽 이선호 관장은 “노인 일자리 사업은 그저 일자리를 제공해 수익을 가져가도록 지원하는 것을 넘어서 끊임없이 사회와 소통하고 누군가와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도 아우른다”며 “비슷한 연령대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계속 몸을 움직이며 건강한 노년을 영위하도록 하는 의미도 크다”고 말했다. 또한 이 관장은 “올해를 기점으로 고령사회에 진입할 우리나라의 현 상황에서 노년에 대한 대비는 노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중·장년층에게도 곧 다가올 미래”라며 “사업이 잘 운영되고 확장될 수 있도록 온 사회가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문의 : 041-415-2000. www.cassclub.modoo.at/
사진제공 : 천안시니어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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