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한복 실컷 입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
지난해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배우 박보검이 연기대상을 탄 후 소감에서 했던 말이다. 드라마를 보며 시청자 역시 한복의 신비한 색감과 멋스러움으로 눈이 실컷 호강한 것도 사실이다.
퓨전사극의 인기가 높아지며 최근 20대들에게 한복이 인기이다. 특히 한복을 입고 고궁나들이를 하거나 다양한 한복을 입고 인사동이나 한옥마을에서 예스런 멋을 내는 한복체험도 인기가 높다. 설날은 한복입기에 딱 좋은 날, 안산시민들에게 30여 년 간 한복을 만들어주고 대여해주었다는 매장을 찾아 한복이야기를 들었다. 한복을 입으면 저절로 명절 기분에 푹 빠지지 않을까?
가까운 곳에 예쁜 한복집
단원구 라성시장 입구에는 유난히 큰 한복매장이 있다. 대부분 한복을 맞추려면 싸고 다양한 동대문 광장시장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에 와 보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30년이 넘게 안산시민들에게 한복을 만들어주고 또 대여를 했다는 라성주단 김인숙 대표는 “한복 맞출 때 아무리 잘 재도 신는 신발이나 유행에 따라 치마길이는 때마다 손봐야 한다. 또 혼례를 위해 맞춘 한복도 애 엄마 되면 품을 수선해야 한다. 동네니까 편하게 고쳐 입기 좋다”며 “동대문과 값 차이가 없을 뿐더러 속치마 속바지까지 신발까지 서비스로 주는 곳”이라고 말했다.
보통 한복과 개량한복 맞춤은 모두 20만원~25만 원정도이고 기성복인 생활한복은 길이나 품을 소비자에게 맞게 고쳐준다. 한복대여도 가능한데 7만원에서 비싸게는 30만원까지 있다고 한다.
한복 입는 아이들이 있어 다행
십여 년 전 몇몇 고등학교 졸업식장에서 한복을 입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졸업식이 다가오면 엄마들이 딸을 데리고 맞추러 오기도 하고, 몇 개월 전부터 예쁜 한복을 빌리기 위해 구경을 오기도 했단다. 김 대표는 “장사도 잘 되어 좋았지만, 한복을 입은 학생들의 들뜬 모습도 보기 좋았다. 하지만 점점 일부 학생들이 드레스처럼 비치거나 좀 야한 한복을 찾는 것이 염려스러웠고, 그런 행사도 이제는 없어져 아쉬움이 남는다”고 전했다.
다행인 것은 유치원에서 명절이나 생일파티에 한복을 입고 오도록 하는 것이다. 그는 아이들 한복은 좀 커도 예쁘고 길이조절이 용이하니 첫해는 좀 크게 입고, 다음해에는 딱 맞게 그리고 삼년 째는 좀 작은 듯 입히라고 조언했다. 이곳에서 구입한 한복은 바느질 전문가의 손으로 언제나 리폼 가능하단다.
달라지고 있는 한복문화
라성주단 대표는 한복에 대한 불편한 생각을 이제는 바꾸라고 말했다.
“예전 한복은 분명 불편했다. 하지만 요즘은 치마도 편하게 원피스처럼 나오고, 고름도 모양은 있지만 탈부착이 편하게 되어있다. 결혼식 때 혼주는 전통한복을 고집하는 경우도 나중에 고쳐 입는다.”
원단 역시 달라졌단다. 조심스러웠던 본견은 물만 튀어도 얼룩지고 드라이해도 소용이 없지만 요즈음은 60% 정도만 본견이므로 한번 드라이 주고 집에서 물빨래가 가능하단다.
한복 구매자들도 달라지고 있다. 한국인은 의외로 한복을 잘 사지 않는다고 한다. 한복을 사는 경우는 오히려 외국인들이 훨씬 많다. 이런 경향은 동대문 광장시장의 경우도 마찬가지. 라성주단 대표는 외국인들에 의한 한복매출이 오히려 훨씬 높다고 말했다..
“고려인 3세나 조선족의 경우 결혼풍습이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결혼하면 시댁식구들을 위해 한복을 장만해간다. 또 나이든 부모님을 위한 선물로 한복을 사는 경우가 많다.”
한복입고 나들이 가자
-고궁
경복궁과 창덕궁은 한복을 입으면 무료입장 가능한데 주간은 물론 야간 개장기간에도 예약 없이 입장할 수 있다. 전통 한복은 물론 생활한복과 퓨전 한복도 모두 가능하다. 물론 설날 당일(1월 28일) 한복에 관계없이 전 국민 누구나 무료개방이고 문화해설은 하지 않는다. 한복을 입은 입장객을 위한 입장권은 현장에서 받을 수 있다. 궁궐의 품격에 어울리는 한복 착용 권장.
-박물관
올해부터 수원시 수원박물관 · 화성박물관 · 광교박물관은 한복을 입은 경우 무료입장할 수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일상생활에서는 만나기 힘든 한복의 아름다운 맵시를 널리 알리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한복문화체험관
남산서울타워 로비층 한복문화체험관에는 다양한 디자인과 색상의 한복이 전통과 개량한복, 혼례한복까지 주제별로 구비되어 있다.
경복궁 근정전의 어좌, 경복궁 교태전 중전의 방, 한옥의 사랑방 등 원형사진 찍기에 좋도록 포토 존이 마련되어 있다.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남산공원의 환경을 위해 일반승용차는 통행을 제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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