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되면서 학년이 바뀌는 친구들이 많아졌다. 물론, 각자 차이는 있겠지만 겨울을 이용하여 미리 한 학기 정도의 교과과정을 미리 훑어보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고학년이야 학년이 바뀌어도 배우던 것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새로운 개념도 아예 처음 배운다기 보다 알고 있던 것들을 조금 응용하여 신지식을 익히는 단원이 많다.
2학년 때 두 자릿수의 연산에 익숙했던 친구들은 3학년이 되면서 세 자릿수에 익숙해져야만 한다. 어른의 눈높이에서는 두 자릿수나 세 자리는 사실 큰 차이가 없다. 그렇다고 아이들이 백 이상의 수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700 다음은 701이라는 것도 알며 800보다 1작은 수는 799라는 것도 안다.
하지만 왜 세 자릿수 덧셈과 뺄셈은 그토록 헷갈리는 것일까. 나는 기본의 중요성을 들고 싶다. ‘70-29’는 41을 잘만 적으면서, ‘700?129’를 풀어보라고 하면 말도 안 되는 답을 적어낸다. 이러한 친구들에게 700에서 100을 빼서 600, 600에서 다시 20을 빼서 580, 580에서 다시 9를 빼서 571이라는 개념을 보여주면 거부반응부터 보이거나 하기 싫어하고, 하던 연산방법을 고집하는 학생들이 있다.
3학년 과정이 되면서 세 자릿수 덧셈과 뺄셈을 정말 기가 막히게 잘하는 친구가 있었다. 그런데 사고력 과정으로 들어와 수 가르기와 모으기, 창의적 연산방법이 들어갔을 때 누구보다 힘들어했다. 알고 보니 받아 올림을 거의 기계적으로 하고 있었다. 이해도 안 되는 것을 이렇게 기계적으로 풀 정도로 연습했다고 생각하니 너무 가슴이 아팠다.
수학뿐만 아니라 자세나 운동도 마찬가지다. 잘못된 습관이 몸에 배어버리면 그것을 교정하는 것에는 2배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 무작정 연산을 빨리하고 또래보다 더 많은 자릿수를 푼다고 해서 수학을 잘하는 것이 아니다.
수학을 잘하는 친구들은 연산이 전혀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연산이 잡혀있지 않는다면 수학을 잘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우선되어야 할 것은 수에 대한 감각이다. 싫어하는 학습지나 연산 책을 주면서 어디까지 풀라고 내버려 두지 말고, 함께 수를 세보면서 원리에 대한 학습을 우선해야 한다.
사고력수학 시매쓰 불당센터
박성헌 초등수학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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