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에 접어들면서 이제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고등학교를 지원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고등학교에 가서 새롭게 배우게 될 공부들에 대해 기대와 긴장을 가지고 있죠.
현재 졸업을 앞둔 중학교 3학년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학생들은 고등학교 수학은 중학교 수학보다 어렵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가지고 있는 듯합니다. 실제로 중학교를 다닐 때 수학 성적이 나쁘지 않던 학생들이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성적이 크게 떨어지는 일들을 종종 보기도 합니다. 물론 고등학교 1학년 뿐 아니라 현재 2, 3학년인 고등학생들 중에서도 중학교 때는 열심히 하던 수학공부를 고등학교에 와서 버티지 못하고 포기해 버리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심지어 자신은 수학공부를 무척 열심히 하고 문제집을 몇 권이나 풀었지만 수학이 너무 어려워서 점수가 오르지 않는다고 말하는 학생도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정말로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수학과 중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이 큰 차이가 나는 것일까요? 중학교에 비해서 고등학교가 배우는 내용이 많아 학생들이 힘들어하는 것일까요?
사실 중학교에서 배우는 수학과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배우는 수학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심지어 고등학교 1학년 과정인 수학Ⅰ은 고등학교 3학년에서 배우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또한 학생들이 많이 겁을 먹는 미·적분 또한 내용이 많거나 복잡한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더 의문이 듭니다. 왜 많은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 수학을 더 어려워하는 것일까요? 이것은 고등학교 수학이 중학교 시절보다 생각하는 사고력을 더욱 많이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초등학교부터 차근차근 수학을 배워갑니다. 초등학교에서는 단순한 계산을 하는 계산력을 강화하고 구체적인 예시들을 자주 이용해 추론적인 능력들을 발전시켜 갑니다. 그리고 식을 세울 때 네모나 세모 등을 이용해 생각하는 능력을 개발시켜갑니다. 그리고 중학교에 올라가 우리는 방정식과 부등식 등을 배우며 미지수를 이용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법을 배우죠. 사실 이 중학교 과정에서는 계산하는 과정을 중점적으로 배우기 때문에 여러 번 반복하면 쉽게 익힐 수 있습니다. 문제의 유형이라고 할 것도 없이 비슷한 문제들을 조금씩만 변형해 나오기 때문에 우리는 어려운 한두 문제를 제외하고는 그 과정에서 배우는 내용들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가 있죠.
하지만 고등학교 수학은 이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고등학교에서도 중학교처럼 기본적인 개념과 정의들을 설명합니다. 하지만 그 개념과 정의를 정확히 이용해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분석해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 나오게 됩니다. 예를 들어 중학교에서 이차방정식과 이차함수를 배운다면 단순히 함수를 구해주는 문제나 방정식을 푸는 문제들이 나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는 조금 다릅니다. 단순하게 접선의 방정식이 어떻게 구해지는지를 설명한 후 갑자기 “그렇다면 접선의 개수가 2개가 되는 조건은 무엇인가?”라는 조금은 당황스러운 질문을 던집니다. 그러면 학생들은 자신이 배우지 않은 문제가 나왔다고 생각해 버리게 됩니다. 전혀 다른 문제라고 생각되는 문제를 주고 갑자기 해결하라고 하니 혼란스러워 하는 것이죠.
이처럼 고등학교부터의 수학에서는 단순히 문제를 반복해 해결하는 것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정의와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응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이를 모르고 반복하기 때문에 문제를 많이 푸는데도 수학 성적이 오르지 않는 학생들이 있는 것이죠.
또한 학생들이 많이 실수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모르는 문제를 질문하고 그 문제에 대한 설명을 들을 때 그 문제를 어떠한 정의를 이용해 어떻게 풀기 시작해야 되는지 보다 그 안에 있는 단순한 계산만을 봅니다. 그러다보니 비슷한 문제를 보면 또 다시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합니다. 계산과정만 안다고 문제를 해결하는 중학교와 다르기 때문입니다. 조금만 변형해도 전혀 새로워 보이는 문제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풀이과정 속의 계산은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문제를 어떠한 방법으로 해결 할 것인가 생각하는 것이죠.
그러니 이제 고등학교를 곧 입학할 학생들이나 수학이 어려운 고등학생들은 스스로 어떻게 공부하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공부해야 하는 방법이 다름을 인정하고 단순하게 문제를 많이 푸는 것이 아니라,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확실하게 이해한다면 다른 여러 가지 문제들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키워지게 될 것입니다.
미스터밥 입시전략연구소
정철호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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