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무엇을 쓸까’에 대한 고민, ‘어떻게 쓸까’에서부터 찾아라

지역내일 2016-12-17

주제 정하기가 가장 어렵다
글쓰기라는 것은 평온한 땅을 찾아 끊임없이 유랑하는 유목민의 삶에 비유할 수 있다. 거창한 비유일지는 몰라도, 글쓰기는 결코 스킬만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잘 쓴 글’이라는 것은 한 문장 한 문장이 명문장이라는 것과 별개로 결국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잘 드러난 글을 두고 하는 말이다. 또한 머릿속에 두고두고 남는 생각의 완성을 표현한 단 한 마디도 기억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문법적으로 문제 없고, 기승전결 확실하고, 설득력있는 근거와 풍부한 예시를 들어 쓴 기술적으로 완벽한 글에서 ‘느낌이 오기’란 생각보다 드문 일이다. 우리가 잘 쓴 글을 느끼는 것은 비단 재료만이 좋아서는 아니다. 글쓴이의 사색과 진중한 힘이 실려있는 토대, 즉 주제의식이 여러 가지 표현 방법을 통해 잘 전달되었을 때 마음을 움직이는 글이 된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잘 ‘쓸’ 글을 위해 달리려고 하지 말자. 지금 느릿하게 걷는 것도 ‘무엇에 대해 쓸까’에 대한 고민의 과정이 되어야 한다.
글을 쓸 때 가장 어려운 점이 바로 주제를 정하는 일이다. 학생들은 글을 써내야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래서 스스로 글을 쓰는 동안 자신이 얼마나 생각하는지 간파하지 않고 지나칠 때가 많다. 그래서 글을 쓰기 시작할 때 다시 기억과 정리 과정을 거쳐야 한다. 문제는 생각도 따로 하고, 글도 따로 한다는 것이다.
글쓰기란 독서와 사색과, 계획과 구성, 표현이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가능하다. 생각만 하고 말하기를 좋아하는 학생은 (정적인) 글로 옮기는 과정을 어려워하는 편이다. 반면에 말하기를 어려워하는 학생은 생각해 내는 시간이 긴 편이라  글로 옮기는 과정을 더 수월하게 느낀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자신의 장점을 ‘어떻게 발휘’하고 있는지, 부족한 과정을 채워 가는 지를 깨닫는다면 글쓰기는 가능해진다.
말은 생각의 표현이다. 글은 정리된 생각의 표현이다. 그렇기에 우리가 말보다 글을 위대하다고 한다. ‘내가 무엇을 써야 하나’에 대한 고민은 유랑하듯 헤매는 ‘생각’에 있다. 어떻게 생각을 말로 표현하고 마지막엔 글로 표현할 지, 좀 더 과감해져야 한다. 결국 그 과감함이 ‘무엇’이 되므로. 


헤매는 과정이 글쓰기를 만든다
처음부터 완성된 글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바꿔 말하면 완성한 글을 만드는 것은 지난한 부침을 통해 가능하다. 곧 미숙한 글쓰기를 실패로 규정하지 말아야 할 이유다. 그렇기에 생각의 밑거름인 독서는 평생 먹는 밥처럼 에너지와 영양의 원천이라 생각해야 한다. 글을 쓰기 위한 독서는 당장 필요하기 때문에 당연하게 느낀다. 그러나 독서를 위한 글쓰기를 먼저 떠올리지는 못한다. 글쓰기는 독서를 확인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책을 펼쳐야 생각이 펼쳐지는 것이고, 그 생각과 만남이 이루어지면서 내 생각을 만나기 위해 헤매이게 된다. 그 과정은 단순히 지식을 만드는 것이 아니고 자신만의 사고에 도달하는 길이 된다. 스치듯 대충 읽는 독서가 위험한 이유는 내 사고의 길을 엮지 못하기 때문이다. 길이 만들어지면 닦기만 하면 된다. 쉽지 않지만 시작이다.


넘어지는 글쓰기를 두려워하지 말 것
생각을 하기 위해서는 백지상태에서는 불가능하다. 독서는 그래서 인간에게 문명의 바탕을 제공했다. 문자는 인간만이 생각의 그물을 짤 수 있다는 능력을 보여준 최상의 도구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활자의 힘을 믿고 날개를 펼쳐야 한다. 처음부터 완성된 글이란 존재할 수 없다. 독서라는 끊임없는 날갯짓을 통해 단단한 정신과 육체를 만들면 내 생각은 비행(飛行)이 될 수 있다.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에서 조나단은 누구도 인정하지 않는 저공비행을 끊임없이 반복한다. 그리고 그는 그 시행착오 속에서 속도의 환희와 아름다움 그리고 자신의 한계를 깨려는 의지를 깨달았다.
글쓰기는 ‘지우기’의 과정이다. 날갯짓도 반복해봐야 비로소 비행을 완성시킬 수 있듯이 글쓰기를 하루아침에 몇 번 해보고 뚝딱 완성될 수 있으리라 생각하면 안된다. 더불어 ‘나만의 주제’를 글에 녹여낸다는 것은 내 과감함을 어떤 방법으로든 표현해보면서 정해지는 것이다. 무엇을 쓸지 먼저 정하기보다, 어떤 말을 하고 어떤 표현을 하고 싶은 지를 꺼내는 것이 중요하다. 표현을 두려워하지 말자. 손으로 펜을 잡는 것. 그것부터 시작하자. 그러면 내 생각의 아름다움, 내 생각의 기쁨, 나아가 내 글을 남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된다. 그것이 바로 ‘무엇을 쓸까’에 대한 대답, 무엇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일산 독서글쓰기 전문 리드투리드 김다현 원장  
031-925-8207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