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중 학생들이 직접 선정한 청소년문학상]

“중학생이 직접 청소년문학상 작가 선정해요”

송정순 리포터 2016-12-16 (수정 2016-12-17 오전 1:35:53)

지난 12월 2일 양동중학교(교장 백운진)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책을 읽고 작가를 선정해 상을 주는 ‘2016 양동중 학생들이 직접 선정하는 청소년문학상 시상식’이 열렸다. 청소년문학상은 전문가가 선정하는 기존 문학상과는 달리 중학생들이 심사위원이 돼 우수 작가를 선정하는 프로젝트다. 책 읽기를 따분해 하는 청소년들이 심사에 참여하는 과정을 통해 문학에 가까워지도록 하기 위해 청소년문화연대 킥킥에서 기획했다. 지난 2월 청소년문학상 프로젝트에 참가를 결정한 후 최종 후보 8권을 선정하고 후보도서 지지자간 끝장토론에 이은 시상식까지 장장 10개월에 걸친 여정을 들어본다.

중학생 스스로 책과 놀이마당 만들어
양동중학교 학생들이 청소년문학상(이하 청문상)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건 박정해 국어교사의 아이디어였다. 박정해 교사는 “교과수업, 도서관, 동아리 중심의 독서활동을 넘어 양동중 학생 전체가 함께 책 읽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자는 야심찬 포부를 가지고 양천구청에서 예산 지원을 받은 후 우연히 청문상 프로젝트를 알게 됐다”며 “작년에도 작가와의 만남 등 해보고 싶은 활동이 있었으나 쉽지 않았다. 학생을 문학 향유의 주체로 세운다는 프로젝트의 취지에 공감해 도전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야심찬 계획과 달리 시작은 혼돈 그 자체였다. 청문상 홍보, 운영위원 선발, 인터넷 카페 개설, 책 읽히기 등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었다. 하지만 실타래는 자유학기제를 하는 1학년 학생과 자율독서동아리 회원을 주축으로 풀려나갔다.



뻔~한 작가와의 만남은 가라!
심사 과정도 색달랐다. 작가와의 만남, 서평 쓰기, 랩가사 공모전, UCC 만들기, 끝장토론 등 다양한 독후활동으로 수상작을 선정했다. 대부분 ‘작가와의 만남’ 행사는 2시간 정도 작가 혼자 강의하고 질의 응답하는 시간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양동중의 경우는 좀 달랐다. 3번에 걸친 작가와의 만남 시간이 계획됐고 그때마다 작가가 쓴 작품에 맞는 콘티가 각각 구성됐다.
첫 번째 작가와의 만남 테마는 뮤직뱅크였다. 인상 깊은 장면 설문조사를 뮤직뱅크 차트를 응용했고 박보검과 아이린 가면을 쓰고 행사를 진행했다. 두 번째 컨셉은 티격태격하는 ‘엄마와 딸’이었다. 남학생이 엄마 분장을 해 재미를 더했다. 세 번째 행사 테마는 뉴스였다. 아나운서가 작가를 소개하는 속보를 긴급 보도하고 나면 리포터들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현장을 찾아가 소설 속 사건을 생생하게 알려주었다.
11월 후보도서 지지자간 끝장토론을 마치고 최종수상작 선정을 위한 투표는 같은 달 21일 진행됐다. 8종의 후보작을 모두 읽은 양동중 학생 40명이 1인 2표 방식으로 투표에 참여했다. 개표 결과 총 15표를 얻은 김영리 작가의 『치타소녀와 좀비소년』이 수상작으로 선정됐고 12월 최종수상작가 시상식과 결산기념 콘서트로 10개월에 이르는 청문상은 마무리됐다.



공부 외 학교에서 할 수 있는 것
늘 수동적인 독자에 머물러야 하는 청소년 그것도 중학생들이 심사위원으로 변신한 후 많이 달라졌다. 이정인 학생은 “공부하는 것 외 학교에서 다른 것을 할 기회가 없었는데 청문상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학교에서 많이 웃을 수 있었다”며 “학생이 작가를 심사해 상을 준다는 것 자체가 신선했다”고 말한다. 한지원 학생은 “인격체로서 존경받는 느낌이었다”며 “학교에서 우리가 주최가 돼 행사를 주관하고 심사를 한다는 게 뿌듯했다”고 덧붙인다. 정서연 학생은 “접근성의 문제”라며 “작가가 옛날 청소년 시절 겪었던 시선에서 쓴 작품을 요즘 청소년들이 공감할 수는 없었으나 우리가 평가하고 심사한다는 자체가 색달랐다”고 말한다.
올해 익힌 노하우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양동중만의 문학상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박정해 교사와 학생들, 올해와 다른 양동중만의 색깔 있는 청소년문학상을 기대해본다.

미니인터뷰

이정인(1학년) 학생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생겼어요”

“내가 정말 이걸 할 수 있을까 내심 걱정했는데 해낸 것 자체가 신기하고 이제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청문상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동안 즐거웠고 첫 번째 작가와의 만남에서 뮤지뱅크 컨셉을 아이디어로 냈고 선정되면서 보람도 느꼈습니다.”

한지원(1학년) 학생
“같은 책 다른 의견 신선했어요”

“끝장토론에 참여하면서 같은 책을 읽어도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됐습니다. 『치타소녀와 좀비소년』에서 공감하기 힘들다는 친구가 있는 반면 극적인 스토리이지만 충분히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거 같다는 의견이 팽팽했습니다.”

정서연(3학년) 학생
“첫 번째 행사 총 대본 맡았어요”

“첫 번째 행사의 총 대본을 맡았습니다. 도서반 회장이자 유일한 3학년으로 동생들을 도와주기 위해 참여했습니다. 처음이라 감을 잡지 못해 헤맸지만 여러 번 고쳐 쓰면서 많은 것을 배웠고 이번 기회를 통해 책 편식하는 습관이 없어졌습니다.”

홍서연(1학년) 학생
“대본 쓰는데 재미 붙였어요”

“처음으로 연극 대본이라는 것을 썼고 연기해줄 친구를 섭외하기 위해 친하지 않아도 부탁했어요. 거절도 당하고 바꿔 달라는 요구에 당황도 했지만, 시상식까지 끝나고 나니 글쓰기 싫어하는 마음이 사라지고 대본 쓰는데 재미 붙였어요.” 

김하린(1학년) 학생
“방송 PD의 꿈 구체화됐어요”

“세 번째 작가와의 만남에서 사회를 보면서 기상캐스트 이벤트를 하고 문학작품 UCC에 참여하면서 우리가 주체가 돼 행사를 기획할 수 있다는 것이 뜻깊었습니다. 무대감독과 작가와의 만남 영상 작업을 하면서 방송 PD의 꿈이 구체화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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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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