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뭐든 해보면 안다

지역내일 2016-12-10

나는 사고력 수학 강사로 이와 관련된 수업을 한다. 온전한 수업시간 전체를 수학으로만 채우지는 않는다. 공부가 재미있고 학원에 가는 것이 즐거운 아이들만 있다면 수업시간 전체가 수학밖에 없더라도 지루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은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원에 다니고 있고 대부분은 수학을 엄청 좋아하진 않는다.
그러므로 나는 수업시간 전에 약간의 질문들을 하고 내게 있었던, 혹은 경험했던 이야기를 해주며 아이들이 수업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한다. 일종의 아이스 브레이킹이다. 주제는 일상이며, 며칠 전 봤던 영화나 드라마, 예전에 경험했던 일들, 소재가 떨어졌다면 주말에 있었던 일들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요즘 난 조선왕조실록에 푹 빠져있었기 때문에 조선의 건국과 세종대왕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해주었고, 역사에 관심이 별로 없었던 친구들은 한 편의 단편 드라마를 보듯 빠져들었고 재미있어했다.
조선 건국의 이야기는 반응이 매우 좋았으므로 곧 수업마다 이야기하게 되었고, 그중 역사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친구가 내가 하는 모든 이야기의 끝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이야기를 덧붙이기 시작했다. 아마 자신의 주력분야와는 전혀 상관없는 수학 시간에 역사 이야기가 나왔으니 흥분했을 것이다. 맥락과 관계없는 이야기들은 계속 늘어나기 시작했고, 같은 반 친구들의 불편한 모습이 보였다. 줄거리를 설명하는 중간마다 계속 스포일러를 당하는 느낌이랄까? 다른 시선으로 본다면, 이 친구가 잘난 척을 하고 있다고 느껴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까지 들었다.
나는 즉시 하던 이야기를 끊고 직접 나와서 발표를 해보자고 했다. 정돈이 되지 않은 이야기는 전달력이 약했고, 발표한 친구의 흥분은 많이 가라앉았다. 지금 친구가 나와서 한 발표는 잘난 척이 아니며, 자신이 좋아하는 이야기를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는 것 자체가 매우 대단한 일이고 발표를 더욱 잘하기 위해선 발표하기 전 이야기를 정리하는 것이 필요한 법이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아이들을 교육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나는 직업이기 때문에 근무시간에만 힘쓰면 그만이다. 게다가 휴일은 쉰다. 하지만 부모는 다르다.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기약 없는 교육이 시작된다.
가끔 설득이 안 되는 부분은 아이가 스스로 해보게 하자. 왜 안 되는지 정확하게 알게 될 것이다. 이 방법은 매우 효과적이면서도, 강력하다.

사고력수학 시매쓰 불당센터
박성헌 초등수학 팀장
041-551-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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