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엄지원 분)은 워킹맘이자 싱글맘이다. 의사인 전 남편과 양육권 분쟁 중이며, 홀로 악착같이 일해 생활비와 양육비를 벌고 있다. 이런 그녀에게 집에서 어린 아기와 살림살이를 도맡아주는 보모 한매(공효진 분)는 너무 너무 고마운 존재다.
보모… 우는 아이를 억지로 때어내며 도망치듯 달려 나가야하는 출근시간을 경험한 엄마라면 다 안다. 아이의 마음과 몸을 편안하게 해주는 보모에게 얼마나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는 지를 말이다. 친정 엄마나 언니보다도 가깝게 느껴지고, 소꿉친구보다도 깊은 정을 느끼게 하는 존재다.
그런데 그런 그녀가, 보모 한매가 사라진다. 그것도 돌보던 아이와 함께. 맙소사. 이런 날벼락 같은 상황의 감정은 상상조차 되질 않는다. 지선은 일에 치여 아기와 보모가 사라졌다는 사실 조차 인지하지 못한 채 시간을 보낸다. 뒤늦게 신고를 하기 위해 파출소를 찾아간 지선. 아기와 보모가 사라진 시간이 언제인지 가늠하지 못하고, 설상가상 양육권 소송에서 불리하다는 변호사의 말에 신고조차 못한 채 파출소를 나오게 된다.
한심한 엄마처럼 느껴져 자괴감을 느껴야 하는 순간. 아기를 데려간 한매는 지선이 알던 그 한매가 아니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이름도, 얼굴도, 뭐 하나 진실이 없는 한매. 그녀는 왜 지선의 집에 보모로 오게 된 것이며, 아기와 함께 사라져버린 걸까?
영화는 지선의 시선을 통해 마치 스릴러물처럼 사라진 한매의 존재를 뒤쫓는다. 뒤를 쫓을수록, 진실에 다가갈수록 가슴 서늘한 옛 일과 마주해야 하는 지선. 워킹맘의 생활에 공감했던 만큼 지선의 상황에 감정 이입되어 한매를 쫓게 되는 관객들.
그리고 영화가 절정으로 치달을 즈음 툭 튀어나오는 진실. 하지만 어느 관객 하나 한매를 욕할 수 없다.
브로맨스 가득한 겨울 극장가에 모처럼 나타난 여성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 모쪼록 올 겨울 오랫동안 극장가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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