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부터 적용되는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개선 방안’
‘희망 직업’, ‘과정 중심’ 기재 긍정적
현 고1~2 및 중3 내년부터 적용 … 독서활동 책 제목과 저자만 기재, 부모 진로희망 삭제
2017년부터 학교생활기록부(이학 학생부) 기록 방식이 달라진다.
교육부가 지난 11월 24일 발표한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개선 방안’은 현재 고1, 고2 학생과 고교 진학을 앞둔 중3 학생이 적용된다.
학생부는 대학입시에도 직결된 만큼, 이번 교육부의 발표는 교사와 학생 모두의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
주요 변경사항 중 독서 관련, 진로희망, 과정 중심의 변화가 눈에 띈다. 강남지역 진로진학 담당 교사를 만나 이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도움말 단대부고 오장원 교사(진로진학상담부장), 양재고 김종우 교사(진로진학부장)
참고자료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개선 방안, 교육부 홈페이지
학생부 항목별 입력 주체 명시
결과 중심에서 과정 중심으로 기재
학생부 주요 항목별 기재 개선 사항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학생부 관련 제도 개선이다. ‘학생부 항목별 입력 주체’를 명시한 것. 이에 따라 진로 희망사항(담임교사), 자율&봉사 활동(담임교사), 동아리 활동(지도교사), 교과 학습발달 상황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교과 담당교사, 담임교사, 방과후학교의 경우 교과 담당 또는 담임교사),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담임교사)을 입력하게 된다.
둘째, 학생부 기재 방식 개선이다. 학교와 교사마다 기재 수준의 차이가 있었던 것을 개선하고, 학생에 대해 상시 관찰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하는 것으로 개선된다. 결과 중심에서 학생의 성장과 학습과정 중심의 기록이 되도록 한 것. 이에 따라 교육부는 서술형 정성평가 항목을 중심으로 표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학생부 기재 요령’과 다양하고 풍부한 ‘서술형 항목 기재 예시’를 제시하는 등 개선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 외에 학교생활기록부 나이스 시스템 개선으로 학생부 인증 절차를 2단계(1차 인증은 개인 공인인증서로 ‘조회’, 2차 인증은 보안카드 인증 후 ‘조회와 입력’ 가능)로 설정, 금융거래 수준으로 강화했다. 학생부 기록 수정내역을 매 학년 학생부 마감 후 5년 동안 보관, 학생부 점검 등에 활용하도록 했다. 또한, 교원의 학생부 권한 관리 및 기재의 책무성을 높이고, 학부모와 입학사정관 등의 학생부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다양한 연수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학생부 주요 항목별 기재 개선 사항
항목 | 현행 | 개선 사항 | |
표준 가이드라인 | |||
수상 경력 | 교외상 입력불가, 교내상은 상 명칭, 등급, 수상연월일, 참가대상 (인원) 등 기재 | ▸ | 불필요한 부문(‘구분’란) 삭제, 교내대회 적정 가이드라인 마련 검토 |
학교별로 사전 등록된 교내상 만을 기재하며, 수상 사실은 수상 경력 란에만 기재 | |||
진로 희망 사항 | 학생 학부모의 ‘진로희망’ 구분 기재, 구체적 직업을 ‘특기 또는 흥미’란에 기재 | ▸ | 폭넓고 유연한 진로체험과 진로탐색 등을 위해 학생 중심의 ‘진로희망’과 ‘희망사유’를 입력 |
진로희망’은 학생의 진로설계 및 변경 등을 고려하여 관심 분야나 희망 직업을 기재하고, ‘희망사유’에는 충분한 상담과 관찰을 통해 진로 희망 사유를 기재 | |||
창의적 체험 활동 | 4개 영역(자율, 동아리, 봉사, 진로활동)을 누가 기록을 바탕으로 기재 | ▸ | 학생활동 사항 기록을 구체적 활동의 상시 관찰을 통한 누가 기록을 바탕으로 기재 |
학생의 영역별 활동에 대해 교사가 상시 관찰 및 평가한 누가기록을 바탕으로 구체적 활동 사실과 학생의 활동 태도 및 노력에 의한 행동 변화와 성장 등을 기재 | |||
교과 학습 발달 상황 | 학생의 교과목별 개인별 특기사항과 방과후활동 등을 기재 | ▸ | 학습 결과 중심에서 수업 참여 태도와 교과(목)별 성취기준에 따른 학습의 과정 및 성취도 등을 중심으로 기록 |
학생의 수업 참여의 태도와 노력, 교과별 성취기준에 따른 학습목표 성취를 위한 자기주도적 학습에 의한 변화와 성장 정도를 중심으로 기재하며, 방과후학교 활동 내용은 강좌명(주요내용)과 이수시간만을 기재 | |||
자율 탐구 활동 | 교과학습발달상황이나 창의적 체험활동의 ‘동아리’영역에 정해진 지침 없이 입력 | ▸ | 교육과정 내에서 사교육 개입 없이 학교 내에서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수행한 과제 연구만 기재 |
정규 교육과정 이수 과정에서 사교육 개입 없이 학교 내에서 학생 주도로 수행된 연구 주제 및 참여 인원, 소요 시간만을 기재 | |||
자유 학기제 | 시행 학기의 4개 영역 (진로탐색, 주제선택, 예술․체육, 동아리)활동의 특기사항 기록 | ▸ | 영역별 활동한 결과에 대한 내용(활동실적, 성장·발달 정도, 행동 변화 등)을 종합하여 학생의 개별적 특성이 드러나도록 기재 |
영역별 특기사항에 담당교사의 수시관찰에 의한 활동 내용, 참여도, 흥미도 등을 종합평가하여 학생의 활동 과정 및 참여 태도, 활동 후 성장 정도 등 학생의 개별적 특성이 드러나도록 기재 | |||
독서 활동 | 과목 또는 영역별 학생의 독서 성향과 읽은 책 및 저자를 기록 | ▸ | 독서 성향 등은 기재하지 않고, 읽은 책의 제목과 저자만 교과 담당교사 또는 담임교사가 확인하여 기재 |
독서 과정의 관찰·확인이 어려운 독서 성향 등은 기재하지 않고, 읽은 책의 제목과 저자만 기재하여 독서활동 기록의 신뢰도 제고 | |||
행동 특성 및 종합 의견 | 누가기록을 바탕으로 포괄적 추상적 표현의 칭찬일색 중심으로 기록 | ▸ | 학생의 변화와 성장 등을 누가기록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표현을 통해 종합적으로 기록 |
학생의 학습, 행동 및 인성 등의 학교생활에 대한 상시 관찰․평가한 누가기록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의 구체적인 변화와 성장 등을 종합적으로 기록 |
강남 교사와의 대담
2017년부터 적용되는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개선 방안’에 대해 강남 진로진학 담당 교사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공교육 현장에서 오랫동안 학생들의 진로진학을 담당해온 단대부고 오장원 교사(진로진학상담부장)와 양재고 김종우 교사(진로진학부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독서활동 → 책 제목과 저자만 기재
▶오장원 교사 : “먼저, 교사 업무 축소를 위해 바람직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기록을 위해 학생은 증빙자료가 정확히 제시되어야 하며, 학교에서는 ‘에듀팟’이나 ‘독서교육 종합지원시스템’을 필수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독서활동은 학생의 학업역량과 관심 분야 등을 파악하는 중요한 척도이므로, 대학은 면접이나 서울대 같이 자소서를 통해 독서활동에 대해 확인하고자 할 것이다. 그러므로 제대로 읽지 않은 책을 기록하면 면접 등에서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그리고 독서 기록보다 더 중요한 것이 정직성이므로 제대로 읽지 않은 책을 기록해서는 안 될 것이며 학교도 독서활동 기록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김종우 교사 : “지금까지 독서활동 란은 내용까지 적었지만 내년부터는 책 제목과 저자만 적게 된다. 이제는 학생들이 읽은 책의 제목과 저자만 적어오면 자칫 부풀리기만 될 수 있다. 서울대가 자기소개서에 3권의 독서를 적게 되어 있는 것처럼, 다른 대학도 학생부에 읽은 책 제목과 저자만 기록된다면 독서활동을 중요하게 여겨 이를 확인하려 할 것이다. 아마도 서울대의 책 3권과 같이, 이제 다른 대학들도 책 소감을 적으라는 형태처럼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된다. 학생들이 책 제목과 저자를 적어오면 학교 입장에서는 기재해줄 수밖에 없다.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모르지만, 어쨌든 학생들의 올바르고 정직한 독서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학교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희망 진로 → 희망 직업 기재
▶김종우 교사 : “진로희망 부분에 ‘학생이 희망하는 직업’을 쓰게 한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 대학의 입장에서 문과 성향이냐, 이과 성향이냐를 희망 직업을 보고 파악할 수 있 있다. 또한 전공적합도를 파악할 때에도 학생이 어떤 직업에 관심이 있었는지, 어떤 활동을 했는지에 따라 전공적합성을 평가하게 되므로 이러한 변화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학생들은 희망 직업에 대해 많이 알아야만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더 적극적으로 직업 탐구를 해나가야 한다. 예를 들어 자연계열 학생이 이공계 분야를 찾아본다면 전공 학과와도 관련이 있을 수 있고, 나중에 문·이과 통합과정에서도 직업의 구분을 통해 대학 입학사정관은 학생의 성향을 파악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오장원 교사 : “부모의 진로희망 란 삭제는 바른 방향이다. 현재 진로희망 란에도 학생의 일반적인 꿈이 아니라 희망 직업을 기재하도록 학생부기록 지침이 밝히고 있다. 다만 명칭을 ‘희망 직업’이리고 바꾸었기 때문에 좀 더 분명하게 희망 직업을 기록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역시 올바른 변경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학생에게 희망 직업을 꼭 결정해야 한다는 강박감을 줄 수 있다. 그러므로 희망 직업을 결정하지 못한 학생의 경우에는 2~3개의 직업을 기록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직업 희망사유를 제대로 잘 기재하는 것이 중요하며 창의 체험활동의 진로활동 란과 연계, 그 직업을 위해 어떤 활동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기록한다면 학생이 어떻게 그 직업을 선택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자신의 진로를 위해 무슨 활동을 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 결과 중심 → 과정 중심의 변모
▶오장원 교사 : “과정 중심으로 변화한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다. 학생부 기록을 위해 교사와 학생들에게 그동안 계속해서 강조해온 이야기다. 그 결과 상당수의 선생님들은 이미 학생부를 과정 중심으로, 사례 중심으로 기록하고 있다. 어쨌든 여러 가지 활동도 마찬가지겠지만, 수업 시간에 학생이 어떤 활동을 했는지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이 선생님의 가장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과정 중심으로 정확한 사실만을 기술한다면 이전보다 더 객관적인 평가 자료가 될 것이다.”
▶김종우 교사 : “학생부의 큰 틀에서 기존에 우수하다, 성실하다, 뛰어나다는 식의 표현처럼 다른 학생과 비교하는 내용을 빼고, 과정 중심으로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기재해야 한다, 이제 교사들은 학생을 세심하게 관찰해야 하며, 그 학생만의 이야기가 담긴 구체적인 사례 중심으로 적어야 한다. 교육과정이나 학습평가 부분에 있어 교사가 더 많은 일을 해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그것을 세심하게 잘 기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하지만 결과 중심에서 과정 중심으로 변모한 학생부 기재 개선 방안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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