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1월 17일에 있었습니다.
올해 수능은 최근 몇 년 새 수능 중에서 가장 어렵다고 알려졌습니다. 수험생들은 수능 당일 날 수능한파는 없었지만 마음은 몹시 춥다고 느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번 수능이 최근 몇 년 새 수능 중에서 가장 어려웠고, 특히 첫 시간 언어영역이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번 수능은 전 영역이 모두 어려웠다고 합니다. 하지만 시험 당일 많은 수험생들의 기를 질리게 한 것은 언어영역입니다. 첫 시간 언어영역의 긴 지문을 보면서 빨리 읽어야 한다는데 정신적 압박을 느꼈을 것입니다.
읽기유창성이 부족한 수험생들은 더욱 그러했을 것입니다. 한 수험생은 TV인터뷰에서 “국어와 영어는 상위권 학생들도 평소와 다르게 시간이 부족해 마지막에 문제만 읽고 찍은 경우가 상당수”라는 말을 하였습니다.
실제로 이번 수능언어영역에서는 전체 지문의 길이는 전과 같지만, 전에는 5개로 나뉘어져 있던 지문이 4개로 나뉘어져 전에는 하나의 지문이 1500~1800자로 이루어진 반면에 이번수능의 경우 하나의 지문이 2100~2400자로 이루어져 지문의 길이가 길어졌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지문이 길어져 수험생들이 어려움을 느꼈다는 것인데 긴 지문과 난이도 사이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요?
저는 학력고사 세대입니다. 돌이켜보면 학력고사 국어영역의 지문은 그렇게 길지 않았습니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학력고사의 국어평가는 답을 아는가 모르는가를 평가합니다. 수험생들은 달달 외워야 합니다. 내가 외운 것에서 시험문제가 나오면 답을 맞히는 것이고 아니면 틀리는 것입니다. 국어영역의 지문이 길 이유가 없죠.
그런데 학력고사가 대학수학능력시험으로 바뀌면서 지문이 길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수능언어영역의 문제는 주어진 지문 속에 답이 숨어 있습니다. 수험생은 그 답을 찾아내는 능력을 평가 받습니다. 답을 찾기 위해서는 지문을 읽어야 합니다.
지문이 짧은 경우 답을 찾는 스킬만 좋으면 답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문이 긴 경우에는 어떨까요? 읽기유창성이 좋은 경우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읽기유창성이 부족한 경우라면 지문을 읽는데 집중하느라 내용파악능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게 됩니다. 즉 답을 맞히기가 어려워진단 뜻입니다.
수능의 언어영역은 읽기유창성을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읽기유창성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학교나 학원에서 언어를 담당하는 선생님들은 지문을 읽는데 걸리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하여 읽기 전에 문제를 먼저보고 지문을 읽게 하는 방법, 지문의 앞부분에서 답을 찾는 요령 등을 수험생에게 가르칩니다. 읽기유창성 부족으로 나타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편법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2012년에 읽기유창성의 문제로 수능 언어영역을 망치고 찾아왔던 수험생 A군이 있었습니다. A군은 천안에 소재하는 명문고를 다니던 학생으로, 그해 치룬 수능에서 1등급 하나, 2등급 두개를 받았는데 언어영역은 5등급을 받았습니다. A군은 부모님과 함께 다른 영역에 비하여 너무 떨어지는 언어등급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인지 알아보기 위하여 클리닉을 찾아온 것입니다.
저희클리닉에서는 ReadAlyzer(읽기능력분석기; 컴퓨터에 연결된 적외선 감지기를 통하여 독서 시 안구의 움직임을 추적, 기록해 독서능력을 분석하고, 그래프 형태로 출력해주는 컴퓨터 안구 움직임 기록 읽기분석기)를 통해 A군의 읽기능력을 평가해 보았습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고3 상위권학생들이 1분에 280단어를 읽는데 비하여 A군은 1분 동안 102단어 밖에 읽지 못했습니다. 읽기유창성이 매우 부족한 상태였던 것입니다. 그때 A군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 “나는 초등학교 때 도에서 뽑는 영재였는데 그때는 읽기에서 특별한 문제를 못 느꼈다. 중학교 때는 공부를 약간 소홀히 하다가 고등학교에 올라와 다시 열심히 했는데 언어영역에서 뭔가 모를 어려움을 느꼈다. 하지만 나의 읽기능력에 이런 큰 문제가 있었는지 몰랐다. 나는 물리영재였고 물리를 귀신같이 푸는데 이번 수능에서 20문제 중에 18문제만 풀었다. 문제를 읽는데 시간이 걸려 2문제는 풀어보지도 못했다.”
읽기유창성의 부족은 언어영역뿐만 아니라 영어 등 수능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칩니다.
더브레인 두뇌학습 클리닉
현상태 원장
041-523-7355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