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신기한 일입니다. 예비고1(현재 중3)학생의 국어실력은 가늠하기가 어렵습니다. 종잡을 수가 없습니다. 부모님의 예상과도 어긋날 때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틀림없이 국어실력이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이맘때쯤이면 저는 난처한 상황을 곧잘 만납니다. A, B 두 학생의 어머님이 저를 찾아옵니다. 상담을 하다보면 A의 어머님은 여유가 있고, B의 어머니의 말과 행동에는 걱정과 초조함이 묻어납니다.
“중학교 때는 어떻게, 어떻게 해서 국어를 버텨왔지만 고등학교 국어는 어렵다던데... 쉽게 오르지도 않는다던데...”
저는 부모님들과의 자세한 상담보다 먼저 모의고사를 보자고 제안합니다. 이윽고 A, B 두 학생의 모의고사 성적이 나옵니다. 이 경우 네 번 중의 한번 꼴로 저는 난처한 입장이 됩니다. 제 앞에 놓인 결과는 A, B가 바뀌어 있기 때문입니다. 여유 있던 A학생은 걱정스런 점수가 나오고(50점대) 걱정스런 B는 국어실력이 괜찮은 것(70점대)으로 나옵니다. 이 사실을 A의 어머니에게 어떻게 전달해야죠?
참고로 저는 저와 인연이 닿는 모든 예비고1 학생들에게 진단고사를 보게 합니다. 이 진단고사만은 지난 10년간 동일한 문제로 봅니다. 그 사이 수능 출제경향이 많이 바뀌었지만 그래도 국어의 본질이 어디 가겠습니까? 오히려 동일한 문제로 지난 10년 간 축적된 자료가 있기에 학생들의 실력 점검에 훨씬 유리합니다.
대부분 중학교 때 전체 성적 10%이내의 학생들이 보지만(한해 평균 200명)아직까지 90점 이상은 한명도 없었습니다. 80점대가 3%, 70점대가 10%쯤 나옵니다. 따라서 80점대면 국어실력이 아주 우수하고 70점대면 괜찮은 거죠. 60점대면 보통이고 60점대 미만이면 좀 걱정스럽습니다.
위의 두 학생 예에서 보듯 현재 예비고1생의 국어능력은 가늠하기가 어렵습니다.
중학교 때 내신만 파고든 학생 중에는 A같은 학생들이 많습니다. 오히려 내신 때는 별로 공부하지 않아서 엄마 애를 태우지만 지적 호기심이 많고 꾸준히 독서를 한 학생은 B같은 결과가 나옵니다.
따라서 예비고1 이 시기 국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의 실력 진단입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자신감을 갖고 국어 공부를 해 나가든가, 아니면 국어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고등학교 입학 전에 이 부족한 것을 메꾸어 나가야 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부모님 중에 갑자기 이런 불안이 들지 모릅니다.
“혹시 우리 애가 국어가 부족한 걸로 나오면 어떻게 하지? 국어실력은 어느 정도 타고난 것이어서 좀체 오르지 않는다던데....”
크나큰 오해입니다. 작년에 이런 학생이 있었습니다. 과학고를 준비하다가 일반고에 진학하게 되었는데 저희 학원 첫 모의고사를 보니 국어성적이 엉망으로 나왔습니다. 과고 준비 때문에 몇 년간 국어를 제대로 하지는 못 했지만 그래도 전교1등에 중학교 때 국어성적은 아무 문제가 없었기에 학생도 어머님도 충격이었습니다. 여러 번에 걸친 모의고사가 계속 낮게 나오자 이 학생은 정규수업은 물론 제게서 과제를 더 받아가고 주로 2학년이 듣는 특강까지 들었습니다. 결국 2월말에는 모의고사 성적이 가장 우수한 그룹에 들게 되었고 중간고사도 만점에, 1학기 국어 종합성적은 1등급을 받았습니다.
국어성적 반드시 오릅니다.
올바로만 노력한다면.
제 30년 국어교육 끝에 내린 결론입니다. 단순한 신념이 아닌 수많은 체험과 사례를 통해 검증된 확신입니다.
이 시기가 중요한 것은 아직 고등학교 입학 전일 뿐더러 첫 시험인 중간고사를 보기 전까지 충분한 시간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학생도 부모도 국어실력을 모른 채 고등학교에 진학해 첫 시험을 보고서야 깜짝 놀라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예비고1 이 시기,
가장 중요한 것은 국어 실력 진단입니다.
한결국어학원
한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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