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의 창 안혜경 강사
고정관념이란 사람들 마음속에 굳어 변하지 않는 생각을 이른다. 그래서 요즘 고정관념은 자유롭고 창의적인 생각을 방해하는 깨뜨려야 할 사고의 틀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에 소개하는 내용은 일본 어린이 재단에서 제작한 공익광고이다. 수업 중인 교실 안, 선생님은 마음속에 그리고 싶은 것을 그려보라고 한다. 아이들은 각기 자신이 좋아하는 여러 곤충과 동물들을 알록달록 다양한 색으로 그린다. 그런데 한 아이만 종이 한 장을 온통 검은색으로만 채운다. 아이의 검은 그림 그리기가 계속되자 부모와 선생은 근심이 가득해진다. 결국 아이는 병원에 보내지고 의사들 역시 아이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한다.
도대체 아이는 뭘 하고 있는 걸까? 의문은 검은 종이 한 장이 퍼즐의 한 조각처럼 그림의 일부라는 것을 알게 되자 풀린다. 아이가 그린 것은 수백 장의 검은 종이가 퍼즐처럼 맞춰진 하나의 그림, 바로 고래였다!
아이는 왜 병원에 가게 됐을까? 실제로 이 동영상을 본 아이들은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대개 사람들은 검은색을 안 좋은 색이라 여겨 검은색만 칠하는 아이는 정신이 이상해졌다고 생각한다. 그림은 한 장에 그려야 하며, 또 다양한 색을 써야 한다. 주어진 시간 안에 그림을 완성해야 한다.’ 등 바로 어른들이 지닌 고정관념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우리 사회는 어른들의 고정관념을 아이들에게 끝임 없이 주입하고 있다. 아이들은 배움의 주인이 아닌 가르치는 대상이며, 주어진 시간 안에 하나의 답을 찾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가르친다. 그래서 성적이란 잣대로 줄 세워진 아이들은 자존감이 낮을 수밖에 없을 뿐만 아니라 자신 안에 숨겨진 능력이 있다고 믿을 수는 더더욱 없다. 아이들은 실패가 두려워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자신이 가장 깨고 싶은 고정관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아이들은 공부를 잘해야 한다.’라는 대답이 그래서 더욱 가슴 아프다.
아이들은 저마다 잠재력을 지니고 있으며, 아이들 스스로 자신이 소중한 존재라는 마음 없이는 숨어 있는 잠재력을 불러낼 수 없다. 한 사회의 미래는 성공을 따라 주어진 길을 가는 모범생이 아니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스스로 길을 찾는 모험생이 많아질 때 밝아진다. 이제 미래를 위해 아이들과 교육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야 할 때가 아닌가?
안혜경
교사협동조합 틔움
인문학의 창 초등인문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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