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아리 최고!_ 전통생활매듭 동아리 ‘여무매’]

매듭으로 피어난 옛것의 소중함을 두루 나누고파

오세중 리포터 2016-10-18

2016년 수원화성 방문의 해를 맞아 수원화성 홍보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지난 봄,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여성들이 자원봉사자들에게 노리개를 달아주던 모습이 유독 눈에 띄었다. 그리고 몇 달이 흘러 다시 만난 그들은 곧 있을 상설전시와 팔찌 만들기 체험학습 준비로 여전히 분주해보였다. 하고많은 취미활동 중에서 어떻게 ‘매듭’에 꽂혀 동아리까지 만들게 됐을까. 전통생활매듭 동아리 ‘여무매’의 매듭사랑은 3년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자기계발을 위한 ‘여무매’, 팔달새일
센터의 동아리 지원으로 본격화    

“한지공예를 10년 정도 배우면서 매듭이 어우러지면 참 멋있겠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수원시 가족여성회관의 매듭 강좌를 수강하게 됐고 그때부터 매듭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죠.” ‘여무매’ 김윤희 회장은 회원 대부분은 매듭과 인연을 맺은 지 3년이 넘는다고 들려줬다.
이렇게 배운 매듭을 강좌가 끝났다고 해서 손을 놓기엔 왠지 아쉬웠고 매듭의 끈을 계속 이어가고 발전시키자는 의견들이 모아지면서 동아리에 대한 얘기가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전통생활매듭 강사가 다리를 놓아준 덕분에 타 기관의 매듭강좌 수강생과 가족여성회관 수강생 14명이 모여 수원에서는 드물게 전통생활매듭 동아리 ‘여무매’가 만들어졌다. 지난해부터 체험학습 운영 등의 활동을 해왔지만 여무매가 공식적으로 발족된 건 올해 3월, 팔달여성새일센터 2016 디딤돌 취업지원 사업 동아리에 선정되면서부터다. 이후에 ‘한복 입고 행궁 나들이’에 참여하게 됐는데 짧은 시간에 노리개 40여개를 만드는 일은 녹록치 않았다.
“노리개가 너무 예쁘다고 대여 말고 판매는 안 되냐는 자원봉사자도 많았어요. 외국인들도 노리개에 많은 관심을 보였고요. 사실 우리가 보기엔 급하게 만드느라 아쉬운 점이 많았지만 그렇게 봐주시니 기분은 좋더라고요.” 이재임 회원의 얘기에 다들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생활 속에서 만나는 무궁무진한
전통생활매듭의 세계

‘여무매’는 상반기에 벌써 두 번의 전시회도 가졌다. 수원시 여성가족회관 갤러리에서 ‘14인 14색’이란 주제로 아름다운 전통생활매듭을 소개했는데 반응이 너무 좋아 이후 시청 로비에서 연장 전시됐다. 사실 ‘전통생활매듭’하면 ‘노리개’ 정도를 떠올리는 일반적인 생각들에 일침을 가하듯 ‘여무매’의 작품들은 생활소품, 액세서리 등 곳곳에 스며들어 있었다. 매듭을 장식으로 얹은 매듭반지, 매듭귀걸이 등 액세서리에 남다른 감각을 뽐내는 김민숙 회원은 “‘전통’이라고 하면 왠지 거리감이 느껴지는데 우리가 추구하는 건 전통생활매듭으로 일상 속에서, 누구나 쉽게 배우고 응용할 수 있다”고 했다.
가만 보니 회원들 팔목마다 저마다의 개성을 담은 매듭팔찌하며, 목걸이, 머리핀, 브로치, 열쇠고리 등등 매듭이 다양한 형태로 활용되고 있었다. 김희경 회원은 “국화매듭으로 만든 나만의 시계가 가장 흡족한 작품”이라며 웃어보였다. 매듭을 하나하나 땋아 만든 발, 휴지케이스, 와인주머니, 명함케이스 등 전시회 속 ‘여무매’의 작품은 꽤나 흥미진진했다. “사실 모르고 지나쳤을 뿐 집안을 둘러보면 이불이라든가 파우치, 떡보자기 등 매듭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박현숙 회원의 말처럼 매듭은 바로 우리 가까이에 있었다.     



손재주가 있어야 매듭을 할 수 있다?
‘관심’만 있다면 누구나 가능

“체험학습을 진행하다 보면 ‘손재주가 없는데도 할 수 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손재주, 재능은 중요하지 않아요. 그럴 때마다 일단 관심을 가지고 도전해보라고 얘기하죠.” 조소향 회원은 귀한 선물로 매듭만한 것이 없다고 했다. 박소영 회원은 “아이 학교에서도 보니까 학부모들이 전통매듭을 처음엔 부담스러워 해도 막상 해보면 어렵지 않다고 느끼더라. 전통생활매듭강좌가 있는 곳이 몇 군데밖에 되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면서 전통생활매듭을 배울 수 있는 장이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여무매’의 역할은 이렇게 전통생활매듭에 갖는 선입견들을 바꾸고 관심을 갖도록 만들어주는 데 있다. 김윤희 회장은 “1년 전에 팔찌 만들기 체험학습을 했던 아이가 그 팔찌를 하고 다시 체험학습에 찾아온 걸 보고 왠지 모를 사명감이 생겼다. 이렇게 옛것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니 아이들의 인성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매듭은 집중력, 지구력을 기르는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했다. “매듭을 하면 무엇이든 다 잘할 수 있다. 가르쳐주면 아이들이 오히려 어른보다 더 잘 만든다”고 조신애 회원도 한마디 거들었다.
           
칠보공예와의 접목 등 한 단계 더
도약하게 될 ‘여무매’를 기대하라!      

‘여무매’는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앞으로의 일정과 작품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공유하는데 회원들이 디자인, 창의적인 발상 등 각 영역별로 특화되어 있다 보니 그만큼 시너지효과도 크다. 과제점검도 한다. 지난 주 숙제는 핫이슈인 ‘박보검 팔찌’만들기. 매듭이 들어가 더욱 고급스럽게 탄생한 ‘박보검 팔찌’는 판매도 할 예정이라는데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왠지 대박조짐이 예상된다. 조만간 회원들 모두 칠보공예도 배울 예정으로 수원화성과도 잘 어울리는 동아리인 만큼 칠보공예와 전통생활매듭을 접목한 수원화성 관련 작품을 만들 계획이다. 김윤희 회장은 개인적으론 전통생활매듭은 노후대책이라고 했다.  
“사실 전통생활매듭으로 수익창출을 한다는 건 쉽지 않아요. 다들 일정 부분은 재능기부와 취미활동을 병행하면서 여건이 된다면 멀게는 공방이나 전통생활매듭이 있는 작은 카페를 운영하는 것이 꿈이라고 할까요... 당장엔 상설전시회, 마켓 준비에 정신을 쏟는 게 급선무고요.(웃음)” 한번 매듭으로 맺어진 인연, 매듭처럼 단단하고 또 멋스럽게 엮어져 나갈 ‘여무매’의 한걸음 한걸음이 사뭇 기대가 된다.


전통생활매듭 동아리 ‘여무매’ 만나기  
▷10월 22, 29일(토) 인계동 창업카페 ‘퀘스천’ 1층_
   박보검 팔찌 비롯한 액세서리 소품 판매, ‘별자리 팔찌’ 만들기
▷10월 17일부터 인계동 창업카페 ‘퀘스천’에서 상설전시 겸 판매
▷10월 20일(목) 오후 3시 ‘독일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위한 평화콘서트’ 체험마당_  
   평화 팔찌 판매(수익금 전액 ‘독일 평화의 소녀상 건립’에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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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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