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자전거일주로 ‘한부모가정 인식개선운동’ 나선 호서대 학생들]

“한부모가정을 대하는 편견, 당신의 인격입니다”

노준희 리포터 2016-10-11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취미가 남을 위한 일에 쓰일 줄 몰랐어요. 우리 사회에 정말 필요한 인식개선에 참여한 것 같아 뿌듯합니다.”
무려 1300Km의 자전거 전국 일주. 호서대학교 장민국 외 10명의 학생은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 숨 막히게 뜨거웠던 절정의 여름날 12박 13일 동안 힘차게 페달을 밟았다. 비 오듯 흐르는 땀과 작렬하는 태양도 이들을 막지 못했다. 자전거 캠페인을 무사히 끝내고 학생들은 비로소 하늘을 올려다보며 서로의 수고를 격려했고 가슴에 진한 감동을 안았다. 



편견이 만든 인식,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한부모가정이란 이혼, 사별, 유기 등으로 18세(취학 중인 경우 만22세) 미만의 자녀를 부(父) 또는 모(母) 혼자서 양육하는 가정을 말한다. 일부 가정에는 심리적인 갈등상태와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일상생활 또는 학업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거나 사회적 편견에 가려 그릇되게 인식되는 경우가 생기곤 한다.
호서대 총대의원회 의장인 장민국((광전자디스플레공학 4학년)씨가 친구들과 자전거일주를 결심한 계기는 선배 백인환(호서대 건축공학과 4학년)씨로부터 우연히 한부모가정 뉴스를 여러 차례 접한 이야기를 듣고 나서였다. 한부모가정이 생각보다 많고 사회적 편견에 시달리며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한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었다.
주변에 한부모가정인 친구들이 떠올랐다. 무척 밝고 명랑했는데. 속으로는 그런 사실을 품고 티를 안 내려고 더 힘들었을 것 같았다. 뭔가 해야 될 것 같았다.
백인환씨는 즉시 장민국 의장에게 한부모가정 인식개선 캠페인을 벌여보자고 제안했다. 수단은 자신들이 즐기는 자전거. 총대의원회 의원들은 흔쾌히 수락했다. 자전거를 타고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한부모가정 인식개선에 힘을 쏟아보자고 의지를 다졌다.
장민국씨는 “한부모가정이라면 가정형편만 안 좋아도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한부모가정이라는 것 때문에 차별 받을 이유는 전혀 없다. 사회 인식개선에 우리가 조그만 몫이라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쉬는 곳이 곧 인식개선 캠페인 현장

1300Km의 여정은 쉽지 않았다. 가장 먼저 인천에서 부산까지 뚫린 자전거길을 이용했다. 다시 대전에서 군산까지, 양평에서 목포까지 달렸다. 녹조로 푸른 멍이 든 4대강 주변도 달렸다. 깨끗했던 4대강이 썩어가는 모습은 암담했다. 내친 김에 제주도 올레길도 접수했다.
“가장 힘든 건 폭염이었어요. 하지만 아무도 중도에서 포기하지 않았죠.”
힘들면 쉬어가고 지친 친구들에겐 격려와 용기를 쏟아주었다. 쉬는 곳은 곧 한부모가정 인식개선 캠페인의 현장이 됐다. 현수막을 펼치며 행인들에게 홍보했다. 약 100회에 이르는 휴식 시간에 만난 사람들 대다수가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설명에 고개를 끄덕였다. 많은 사람들이 ‘좋은 일 한다’며 토닥여주었다. 하지만 심도 있는 공감은 아직 어려운 듯했다. 오히려 외국인들이 “이런 캠페인 할 만하다”며 더 깊은 공감과 관심을 나타냈다. “다행히 적극 공감해준 한국인들을 만났어요. 자전거일주로 우정여행을 시작한 5명의 여성들이었죠.”
기부하고 싶다며 성금을 건네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모금운동도 이어갔다. 학생들은 자전거일주를 마친 후 모금액 전액을 지난달 7일 오히려 약소하다고 미안해하면서 (사)한국한부모가정사랑회에 기부했다.
젊은 청춘들의 기개 있는 도전은 사회 구석구석에 인식전환의 꽃씨를 뿌렸다. 탄력을 받은 학생들은 올 겨울 또 한 번 자전거일주를 계획하고 있다. 이번엔 유럽이다.
“2018년 동계올림픽이 평창에서 열린다는 것을 널리 알리고 싶어요. 세계를 만나는 값진 경험, 우린 꼭 해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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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준희 리포터 dooai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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