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럽다. 나이가 들어도 사랑스럽다. 15년 전(1편 때)보다는 훨씬 날씬해졌지만 어느 새 나이가 든 브리짓. 잘나가는 방송국 피디가 되었지만 생일날 혼자 촛불을 꺼야하는 싱글녀의 외로움은 그대로다.
1편 때처럼 르네 젤위거가 브리짓 역을 맡아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그녀의 15년 어치 외로움을 전달받을 수 있다. 브리짓은 초긍정녀답게 ‘all by myself’를 목청껏 부르며 외로움을 극복해보려 하지만 관객들은 어느새 그녀의 외로움에 자신의 외로움을 투영시키게 된다.
아름다운 풍광 속에 힐링을 꿈꾸며 찾아간 곳에서는 뜻밖의 록 페스티벌이 열리고 브리짓은 그곳에서 성공한 CEO 잭 퀸트(패트릭 뎀시 분)를 만난다.
하지만 행운도 겹쳐서 찾아오면 불행처럼 보이는 법. 하필이면 옛 연인 마크 다시(콜린 퍼스 분)와 재회를 하게 되고 옛 감정을 떠올린 두 사람은 특별한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그리고 찾아온 뜻밖의 임신 소식. 이런! 대체 아기 아빠가 누구일까?
나이 들수록 멋진 영국 남자 마크 다시와 완벽한 조건을 갖춘 미국인 훈남 잭 퀸트. 긍정녀 브리짓은 주치의 닥터 롤링스(엠마 톰슨 분)의 지원을 얻어 두 남자와 동시에 출산을 준비하고 그 사이 브리짓 주변 인물들은 소소한 일상의 행복과 진정한 사랑의 가치를 찾아 나선다.
동거하던 게이 남자친구와 입양을 결정하는 브리짓의 절친, 여성 인권 변호사로 이름을 날리는 마크 다시, 동성애자와 싱글 맘 등 사회 약자를 대변하기로 마음을 굳힌 브리짓의 엄마, 등장인물들은 설사 지금의 모습이 꿈꾸던 인생과 달라도 그래도 행복하다는 걸 깨닫게 된다.
브리짓이 로맨틱 코미디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 중에서 현실감 높은 사례임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완벽한 두 남자가 여 주인공을 동시에 좋아한다는 설정이나 누가 애 아빠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두 남자가 모두 브리짓에게 성실하다는 설정은 정말 비현실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쩌나. 유쾌한 브리짓의 모습과 젠틀한 두 남자의 매력에 이끌려 두 눈을 스크린에서 뗄 수가 없다. 아, 사진으로나마 등장하는 휴 그랜트의 모습 또한 멋지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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