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일고등학교 국제과 라크로스팀]

“거친 운동 통해 스트레스 날리고 몰입의 즐거움 느껴요”

김나영 리포터 2016-09-12 (수정 2016-09-26 오전 10:46:50)

라크로스. 생소한 이름의 스포츠다. 캐나다 인디언들이 전쟁 연습을 위해 시작한 운동으로 알려져 있다. 외국에서는 이미 많은 이들이 즐기고 있으며, 미국과 캐나다의 경우 프로팀까지 있을 정도로 인기다. 우리나라는 이제 조금씩 인구가 늘고 있다.
아직 인식이 넓지 않건만 라크로스의 매력에 빠진 고등학생들이 있다. 북일고등학교(교장 강익수) 국제과 라크로스팀은 지난해 가을 고교리그에서 처음 결승에 진출해 2위를 차지하고, 올해 우승을 거머쥐었다.
뿐만 아니라 국가대표 네 명까지 배출했다. 유승호(2학년. 골리), 김동혁(3학년. 공격) 학생과 전학생 박성준(12학년. 수비), 졸업생 김효식(대학교 1학년. 공격) 학생이 모두 북일고 국제과 출신이다. 이들은 지난 7월 캐나다 코퀴틀람에서 열린 ‘2016 U-19 청소년 라크로스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플레이오프 진출 및 세계대회 첫 승을 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2011년 북일고 국제과에 라크로스팀이 생긴 지 5년 만에 이루어낸 결과다. 



전교생이 대부분 라크로스팀 … 정말 좋아해서 이룬 결과

여기까지 보면 학생들이 운동을 열심히 했고, 결국 대회에서 수상까지 이룬 평범한 내용이다. 하지만 조금 더 깊숙이 들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들이 이루어낸 결과는 결코 단순하지가 않다.
무엇보다 북일고 국제과는 인원이 굉장히 적다. 정원이 학년별 30명, 더욱이 절반 정도는 여학생이다. 결국 대부분 남학생들은 라크로스팀으로 활동한다. 더욱이 연습시간도 그리 많지 않다. 매주 월 수 오후 4시 30분~6시 있는 아웃도어 EC가 훈련시간이다. 그 시간을 활용해 학생들은 월요일은 자율 훈련. 수요일은 코치와 함께 연습한다. 이러한 가운데에서도 많은 전교생 중 선수를 선발한 다른 학교 팀과 경기해서 우승을 차지했다는 이야기다. “부족한 시간과 인원이지만, 모두가 정말 라크로스를 좋아하거든요. 정말 좋아하다 보니 좋은 결과까지 이어진 것 같습니다.” 학생들은 한목소리로 말한다.
물론, 아직 라크로스팀이 있는 고교가 9곳이니 고교리그에서의 우승이 가능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국가대표는 다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에서 활동하는 선수들까지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선발되는 것은 쉽지 않다. 미국의 경우 라크로스 프로팀까지 있을 정도라 선수들의 경기력이 남다르다. 그 가운데서 국가대표로 선발된 것이니 실력은 인정받아도 충분하다. 


“거친 경기 치르고 나면 오히려 기운 솟아요”

남자 고등학생들이 스포츠에 빠지는 것은 흔한 일이다. 시간만 나면 공을 가지고 뛰며 땀 흘리는 모습은 어느 학교에서나 익숙하다. 그중에서 북일고 국제과 학생들은 왜 유독 라크로스에 꽂혔을까. 이유는 오히려 간단했다. 학생 수가 많지 않아 축구를 하기에는 인원이 부족했던 것이 이유였다. 동시에 고등학교에 들어와서 처음 알게 된 라크로스라는 스포츠에 관심이 갔을 뿐이다.
거친 스포츠라 더 매력을 느낀 점도 있다고. 라크로스는 전쟁 연습을 위해 시작한 운동에서 유래한 만큼 굉장히 과격하다. 거칠고 과격하게 경기를 하다 보면 오히려 그로 인해 쌓인 스트레스가 완전히 풀린다는 것이 학생들의 설명. “고등학생이 되면 아무래도 학업 스트레스가 심하잖아요. 북일고 국제과도 학업양이 굉장하거든요. 그런데 완전히 몰입해서 거친 경기를 치르면 운동이 끝난 후 정말 후련해집니다.” 유승호 학생의 설명이다.
환경이 순조롭지는 않다. 세계대회를 준비하기 위한 전지훈련의 경우 기말고사 바로 전 주말에 있어 부담이 되기도 했다. 시험도 시험이지만, 북일고 국제과의 경우 중간 기말 등 정기시험보다 수행평가나 주마다 있는 테스트의 비중이 더 높아 일상적으로 긴장하고 준비해야 한다. 또한 졸업하려면 소논문을 써야 하는데, 이 역시 상당한 수준이라 2년 동안 꾸준히 준비해야 가능하다. 결국, 시험공부에 리포트, 프레젠테이션 등을 준비하며 연습에 임하려면 아무래도 힘들고 피곤하다. 그로 인해 학업에서 놓치는 부분이 생길 때도 있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잃는 것이 있지만 배우는 것이 그 이상으로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깨달은 것이 있다. 바로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법. 자신이 좋아하고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해선 무엇을 해내야 하는지 학생들은 스스로 깨우쳐냈다.



즐겁게 경기에 참여하고 사회봉사까지 연결 

이들의 경기는 또 하나의 의미를 더한다. 지난 봄 고교리그를 할 당시 북일고 국제과 라크로스팀은 출전 여부와 상관없이 선수들 모두가 5000원을 기부하고, 경기에 출전해 공격포인트를 기록하거나 세이브를 하면 5000원을 추가로 기부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경기력이 높아질수록 후원금액이 올라가지만, 자신의 실력이 올라간데 따른 결과라 오히려 많은 금액을 후원하는 것이 기뻤다고. 이렇게 모인 금액은 총 35만. 학생들은 후원금을 유니세프에 전달해 모기장과 영양식, 물 정화제 등을 사는 비용으로 사용했다.
이들은 앞으로 라크로스를 하는 학교들에게 이 캠페인을 알릴 생각이다. 이미 용인외대부고 등에서는 참여의사를 보이기도 했다.
해야 할 공부도 챙겨야 할 스펙도 많아 늘 바쁘고 피곤한 고등학생 시기. 북일고 국제과 라크로스팀 학생들에게도 그것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들은 시간을 알뜰하게, 또 효율적으로 나누어 고등학생 시기에만 누릴 수 있는 추억을 담았다. “만약 다른 누군가가 하라고 강요했으면 이렇게까지 열중해서 할 수는 없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좋아하고 하고 싶었기 때문에 가능했죠. 완전히 몰입하고 집중해서 얻어지는 기쁨이 얼마나 큰지 알게 됐고, 그 깨달음은 다른 부분에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어요.” 학생들은 그렇게 교실이 아닌 운동장에서도 배움을 얻는다. 

사진제공 : 북일고 국제과 라크로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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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 리포터 naym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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