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를 지원하는 또 하나의 공동체 ‘천안시공동체지원센터’]

마을 곳곳에서 발견할 함께 어우러져 살아감의 즐거움

김나영 리포터 2016-09-12

지난 4월 열린 (사)천안공동체네트워트 함께이룸 발기인(창립)총회 <사진제공 천안시공동체지원센터>


저녁을 먹을 때쯤 한 아이가 반찬을 들고 이웃집 문을 두드린다. 반찬을 나누어 받은 집에서는 또 아이의 손에 과일을 들려 보낸다. 그렇게 아이들은 집집을 돌아다닌다. 엄마가 일찍 돌아가셔서 밥과 김치만 꺼내놓았던 어느 집은 이웃들이 보내온 반찬으로 결국 상이 그득해진다. 한참 후 마을 공터에서 맞닥뜨린 아이들. 한 명이 입을 뗀다. “그냥 다 같이 모여서 먹자고 그래.”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한 장면이다.
드라마 속의 장면만이 아니다. 실제 그러했다. 무어라도 입맛을 다시게 할 찬이 마련되면 의례히 이웃을 떠올렸다. 굳이 자랑할 찬거리가 아니어도 나누고 받으며 정을 나누었고, 이웃이 찾으면 기꺼이 밥상에 수저를 놓았다. 기억에 선연히 떠오르는 것을 보면 그리 오래 전이 아니다.
시간이 잠시 흐른 것만 같은데 참 많이 달라졌다. 마을에서 만나는 이들의 대부분이 낯설다. 어쩌면 마을이라는 이름마저도 생소해졌다.
하지만 정을 주고받는 속에서의 따뜻한 교감만은 생소해지지 않았나 보다. 함께 어우러져 살아감의 즐거움을 갖고자 하는 마음이 이곳저곳에서 공동체에 대한 논의로 폭발하고 있다. ‘천안시공동체지원센터’의 출발은 그래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는다. 


민·관이 함께 만들어가는 재미있는 공동체

천안시공동체지원센터(센터장 박두호. 이하 센터)는 행복한 마을과 재미있는 공동체 만들기를 지원하는 공간이다. 지난달 8일 업무를 시작했다. 물론, 운영을 시작한 지 이제 갓 한 달 되었을 뿐 논의와 준비과정까지 포함한다면 더 오래 전으로 되짚어 올라간다. 그리고 천안공동체네트워크 함께이룸(이사장 김의수. 이하 함께이룸)도 들여다보게 된다.
함께이룸은 천안시공동체지원센터를 수탁해 운영하는 곳이다. 공동체에 대한 논의가 지역에 무르익으면서 지난해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임을 가졌고, 준비모임을 진행해 지난 4월 사단법인 함께이룸을 발족하게 되었다. 현재 4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이와 비슷한 시기 천안시에서도 TF팀을 꾸리며 마을 만들기를 향한 열의를 보였다. 지난 4월에는 주민자치 실현과 지역 공동체 형성을 위한 ‘천안시 공동체 활성화 지원조례’를 만들기에 이르렀다.
결국, 민간의 논의와 고민 속에 만들어진 함께이룸과 행정의 영역에서 마을 만들기를 의욕적으로 해보려는 천안시의 의지는 천안시공동체지원센터의 설립까지 이어지며 하나가 되었다. 센터 임영수 사무국장은 “민간은 물론, 행정에서 마을 만들기와 공동체에 대한 논의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민·관이 함께 재미있는 공동체를 만들고자 힘을 합해 천안시공동체지원센터가 문을 열었다”라며 “이제 막 출발한 시점이라 기반을 조성하고 사업을 준비하는 상태지만,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되면 민·관이 협력해 좋은 결과를 가져온 모델사례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내용을 담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일(목)~3일(토) 정읍에서 열린 제9회 마을 만들기 전국대회  <사진제공 천안시공동체지원센터>


농촌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해 도농복합도시 천안 전체 담을 것

센터가 가장 먼저 접근하려는 곳은 농촌이다. 고령화라는 큰 문제를 안고 있는 농촌에서부터 행복한 마을 만들기와 재미있는 공동체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가려고 한다. 하지만 농촌에만 머무를 생각이 아니다. 농촌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하지만, 도농복합도시 천안의 현재를 제대로 바라보고 범위를 넓히고자 한다.
특히 도농복합도시로서 천안을 제대로 바라보았을 때 농촌의 변화도 이루어질 수 있음을 간파한다. 박두호 센터장은 “점점 고령화 되고 청년이 사라져 뒷걸음질 치는 농촌의 현실은 청년들이 들어와 다양한 움직임을 보여야 극복할 수 있고, 그 안에서 재미있는 공동체도 만들어질 수 있다”며 “천안은 도시와 농촌을 함께 담고 있는 동시에 거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청년들이 농촌의 활동과 도시의 삶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정말 좋은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센터는 그를 위한 다양한 지원을 고민할 생각이다.
단, 이때의 지원은 물질적인 부분이 아니다. 물질적인 부분의 지원은 결국 오래 지속되지 못하는 한계를 이미 많은 부분에서 보아온 터라 행복한 마을을 만들어갈 주체 발굴, 역량 강화 등 구성원 스스로 재미있게 어우러지는 삶을 살아갈 힘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다.


하반기 대학생들이 참여하는 마을 조사사업 계획 

이제 운영을 시작한 지 한 달 남짓, 센터는 앞으로 다가올 느린, 하지만 깊은 호흡의 달리기를 기다리며 출발선에 서서 숨을 고르는 중이다. 추석 이후 천안 시민과 함께 마을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을 만들고, 마을 자원조사를 통해 행복한 마을에 대해 구체적으로 고민할 계획. 특히 마을 자원조사 사업의 경우 천안시에 위치한 관내 대학과 협력해 대학생들이 직접 마을을 조사하고, 조사 결과를 토대로 마을을 디자인하는 경진대회 형식도 진행하려고 한다.
고민은 깊다. 공동체라는 거대하고 함축적인 의미를 어떻게 펼쳐 보일지, 그리고 만들고자 하는 행복한 마을과 재미있는 공동체가 과연 무엇인지를 말과 글이 아니라 실체로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 이들에게 맡겨진 부분이기 때문이다. 거창한 이름을 내세운 활성화 방안을 보인 곳도, 많은 비용을 지원해 눈에 띄게 달라지는 변화를 자랑한 곳도 있었지만 정작 지원이 다한 후 오히려 더 뒤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인 사례도 있기에 어디쯤에 자신들이 자리해야 하는지를 차근히 보려고 한다.
그중에서도 놓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행복한 마을, 재미있는 공동체를 지원하는 우리 센터 스스로가 공동체거든요. 우리부터 재미있는 공동체로 서면서 함께 만들어나가야죠.”
공동체를 지원하는 또 하나의 공동체. 그들이 발견하게 될 함께 어우러져 살아감의 즐거움을 통해 드라마 속 장면은 다시금 현실에 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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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 리포터 naym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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