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회 별망성예술제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재밌는 예술축제’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예술제에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공연 팀이 출연해 무대를 빛냈다. 이날 리포터는 ‘공존’이란 제목으로 공연을 선보인 ‘GM댄스아카데미’ 소속 중·고등학교 댄스팀 ‘라이징스타’ 공연을 봤다. 그들은 지난 7월 ‘전국 국제실용무용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저력 있는 팀. 인상 깊었던 무대를 떠올리며 고잔동 연습실에서 만나 나눴던 10대 소녀들의 풋풋한 꿈 이야기를 전해본다. 어쩌면 이 소녀들의 이야기는 ‘춤’이라는 진로를 정한 수많은 예비 춤꾼들 꿈과 닮아 있을 듯하다. 다시 만난 앞으로의 유망주 이수빈·변혜주·강유진·김주영·박선영·서한나·우소희·정혜인·최미현·김정은·허다인이 전하는 그저 춤뿐인 이야기다.
‘춤’이 아니면 안됐던 수빈·유진·해주·주영
아이들에게 ‘왜 춤을 선택했는가? 라는 조금 어려운 질문을 던졌다. 돌아오는 대답은 기대이상으로 절실했다. 가장 먼저 수빈(초지 고2)이가 답을 했다. “6학년 때부터 춤을 췄는데 중3이 되면서는 ‘나는 정말 춤 없이는 안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춤을 선택한 건 그때였어요.” 수빈이 말에 아이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유진(광덕 고2)이가 말을 이었다. “저는 7살 때부터 춤을 췄어요. 춤은 제 인생의 전부예요. 그래서 춤을 선택하지 않을 수가 없었던 거죠.” 아이들은 친구가 건네는 말이 마치 본인들 이야기인양 공감했다. 고잔 고2학년 해주는 이런 말을 했다. “무대에서 춤추면서 행복감을 맞본 적이 있어요. 관객들의 호응과 주변의 칭찬에 기분이 너무 좋아지더라고요. 그 느낌을 안 후로 무대에서 춤을 추는 것이 너무 즐거워졌어요(웃음).” 친구의 말에 유난히 진지한 모습을 보이는 주영 이에게 질문을 돌렸다. 잠시 말을 잇지 못하던 주영 이는 이런 말을 했다. “현실적 문제를 생각하다보니 춤을 접고 공부만 했던 때가 있었어요. 하지만 춤을 추고 싶어서 도저히 안 되겠더라구요. 지금처럼 다시 춤을 선택하기까지 힘들었지만 역시 저에겐 춤뿐이더라고요.”
해주와 아이들 모습 속에서 진로를 고민하며 속 앓이를 했던 평범한 십대 모습이 고스란히 읽혔다.
진로가 된 춤으로 멋진 인생을 그리는 선영·정은·한나·미현
꿈에 대한 본격적인 이야기를 나눴다. 어떤 춤을 추고 싶은 것일까? 광덕 고3학년 선영 이가 가고 싶은 대학교는 백제예술대학교. 목표가 전해진 만큼 매일 대 여섯 시간을 연습에 매진하고 있었다. 선영 이는 말했다. “저는 여러 장르를 다 소화할 수 있는 만능 춤꾼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제 춤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면 정말 좋겠어요.” 그런가하면 고입을 준비하는 양지 중3학년 정은 이는 롤 모델로 자신을 가르치는 라킹 선생님을 이야기했다. 정은 이는 “주변에 보면 춤추는 아이들에 대한 편견이 있어요. 정말 열심히 춤을 춰서 성공한 모습을 친구들에게 그리고 어른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꼭 멋진 춤꾼이 될 거예요”라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늘 무대가 그리운 미현(부곡 고1) 이는 소녀시대 서 현의 모습을 떠올리며 춤 연습을 하는 여느 17살 소녀모습 그대로였다. 그리고 “춤을 조금 늦게 시작한 만큼 더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면서 “지금보다 더 나이 들어서도 빛나는 춤꾼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 나도 말했다. “저는 행복한 춤을 추는 행복한 춤꾼이 되고 싶어요. 그게 보는 사람들에게도 전해지길 바래요”라며 웃었다. 웃는 아이들을 보며 같이 미소가 지어지는 순간이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이 더욱 소중한 해인·소희·다인
사실 이 아이들의 일과는 연습으로 시작해서 연습으로 끝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거운 순간이 더 많다고 말하는 아이들이었다. 팀의 막내 다인(광덕 중1) 이 말을 들었다. 다인 이는 “그래도 연습하는 순간이 가장 행복해요. 열심히 연습해서 꼭 춤으로 성공하도 하고 돈도 많이 벌고 싶어요”라고 했다. 원곡 고 1학년 소희가 말을 이었다. “사실 주변에서는 춤을 춘다고 하면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이 많아요. 꼭 성공해서 그 의식을 바꿔 놓고 싶어요. 연습하는 순간이 힘들 때도 있지만 이 생각으로 꾹 참게 되요.” 하지만 이 아이들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는 것을 과연 알까? 해인이가 답했다. “나중에 지금 이 순간을 떠올리면 저는 눈물부터 날 것 같아요. 연습하다보면 놀고 싶고 힘들 때도 있지만 분명 그리워 질 것 같아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침묵을 깬 수빈이의 한마디는 “우리 나중에 꼭 최고가 되겠습니다”였다. 아이들은 순간 크게 웃었다.
라이징스타 아이들은 안산 청소년선도위원 홍보대사·국제실용무용경연대회 대상·청소년끼 페스티벌 금상·별망성예술제 전국무용경연대회 최우수상·뮤직페어 최우수상 수상 등 다양한 수상내역과 활동을 자랑한다. 하지만 이 아이들이 빛나보였던 이유는 그 어느 것도 아닌 바로 춤에 대한 열정과 순수함 그것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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