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_ 찾아가는 아버지 교실]

“아버지가 행복하면 가정이 행복해져요”

송정순 리포터 2016-09-02


아버지는 가정 경제를 책임지고 어머니는 육아와 가사를 돌본다는 전통적인 성 역할 개념이 변하면서 ‘아버지 교육’이 주목받고 있다. 더구나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진행된 한국아동패널 조사에 따르면 양육참여 시간과 양육참여에 따른 언어 발달 및 또래 상호작용과 문제행동을 분석한 결과 아버지의 양육참여 시간이 길수록 자녀의 표현어휘력 점수가 높았다. 아버지 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균형 있는 일· 가정 꾸리기
지난 8월 25일 오후 4시, 양천구시설관리공단에서는 '찾아가는 아버지 교실'이 열렸다. '찾아가는 아버지 교실'은 양천구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새롭게 요구되는 아버지의 역할 수행에 도움을 주고자 마련한 프로그램으로 아빠 자기 돌봄과 스트레스 관리, 부모의 네 가지 유형과 자녀와의 갈등해소 방법, 코치형 아버지 되기, 마을에서의 아버지 역할 등 4가지 주제 중 1가지를 선택해 강의를 신청할 수 있다. 양천구시설관리공단 송재성 대리는 “지난해부터 일·가정 양립 직장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아버지의 역할을 돌아보고 자녀양육에 보다 즐겁게 참여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찾아가는 아버지 교실을 신청하게 됐다”며 신청이유를 소개했다.
이날 양천구시설관리공단에서는 ‘아빠 자기 돌봄과 스트레스 관리’를 주제로 이너코치 대표 김영희 강사가 강의를 이끌었다. 김 강사는 “아빠들에게 특히 40~50대 아빠들은 요즘 같은 상황이 대단히 낯설다. 더구나 학업성취도뿐 아니라 인성, 사회성, 성취욕구가 높은 자녀들의 공통점이 바로 아빠와 관계가 좋았다는 연구결과는 요즘 아빠들을 더 당황스럽게 만든다”며 이 시대를 사는 아빠들의 마음을 적절하게 표현했다.
이어 “이 시간은 아이의 발단단계에 따른 양육 기술을 가르치는 시간이 아니라 직장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아빠들이 자신을 어떻게 관리하고 돌봐야 할지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강의를 시작했다.


은퇴 전에 알아야 할 것
첫 번째, 아빠들이 자신을 알기 위해 가정이나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 부분을 포스트잇에 적게 했다. 가정에서는 육아, 가사, 자녀교육이 가장 많았고 직장에서는 직장 내 분위기, 과중한 업무, 발전가능성 등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았다. 많은 사람이 직장이나 가정에서 공통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것에 대해 절대적으로 공감했다. 아버지 교실 참가자 진현상씨는 “평소 아버지가 되면 어떤 부분이 힘들고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생각을 많이 했는데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육아에서도 많은 사람이 똑같이 힘들어 한다는 것을 알게 돼 많이 공감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스트레스를 이겨내기 위해 아빠들은 어떤 행동을 할까? 대부분이 술, 운동 아니면 TV 시청이나 책 읽기, 게임 등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선택했다.
이어 가부장적이고 전통적인 가족문화에서 신모계사회가 도래하면서 이 시대 남성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점, 그래서 이 시대 남성이 위기를 극복하고 은퇴 이후를 준비하기 위해 은퇴 전에 알아야 할 것에 대해 ‘젖은 낙엽’ 동영상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일본에서 유행하는 말로 구두나 몸에 붙으면 쉽게 떼어지지 않는 젖은 낙엽처럼 퇴직 후 집안에서 아내만 쳐다보는 남편, 갈 곳 없고, 할 줄 아는 일도 없는 처량한 신세를 빗대는 말입니다. 은퇴 후 젖은 낙엽이 되지 않으려면 그 전에 미리 준비해야겠죠. 그래서 필요한 것이 10년 뒤 차이를 가져올 수 있는 시간관리 기술입니다.”
현재 급한 일과 중요한 일, 차이를 가져올 수 있는 일을 배분해 시간 관리를 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해졌다. 아빠들은 10년 뒤 차이를 가져올 수 있는 시간을 어떻게 마련해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나눔의 시간도 가졌다.
또한 행복한 인생과 성공한 인생에 대해, 스트레스 관리, 자기긍정기술, 친밀감 형성 기술 등 가정과 직장 내에서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긍정적으로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토론과 토의로 강의는 마무리됐다.
강의가 끝나자 박성훈씨는 “지금까지 회사를 다니면서 가정생활에서 놓치고 있는 것이 없는지 돌이켜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현재 아이가 15개월인데 강의를 듣는 내내 아이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정언석씨는 “가슴이 따뜻해지는 교육이었다. 아이와 아내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김세준씨는 “아이와 더 대화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야 되겠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더 다양한 방법을 찾아봐야 겠다”고 말했다.


미니 인터뷰

김준현씨

“현재 살아가는 상황을 돌아보게 됐습니다”

아내가 6학년 딸아이가 감당이 안 돼 아빠인 제가 육아에 같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아버지 교실에서 아이를 키우는데 도움이 될까 하고 참여하게 됐는데 현재 살아가는 상황을 돌아보게 됐고 행복해지기 위해 ‘차이를 가져오는 일’을 생각해보고 찾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좀 더 좋은 아빠, 이해하는 아빠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싶습니다.

최상곤씨
“아빠가 먼저 변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2살 아들을 보면 마냥 행복하기만 합니다. 아직은 말을 못해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지만 아버지 교실에서 아이를 이해하는 법을 제대로 배웠습니다. 나만 혼자 느끼는 스트레스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다양한 스트레스에 대해 알 수 있었고 이번 교육을 통해 내가 먼저 어떻게 변하고 다가가야 하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상주씨
“은퇴 후 할 일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아이가 20살, 18살입니다. 이제 다 커서 아빠를 이해하고 서로 대화를 많이 하려고 노력해서 그런지 아이와 스트레스는 없습니다. 대신 직장과 가정을 병행해 잊고 지냈던 것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됐고 은퇴 후에 즐겁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어떤 것을 해야 할지 고민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습니다.

김철현씨
“서로 비슷한 상황에 공감하게 됐습니다”

가정이나 직장에서의 스트레스가 직원들끼리 서로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많이 공감하게 됐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상대를 배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0년 후 차이를 만드는 일에 대해 평소 고민해 본 적이 없었는데 5~10분이라도 투자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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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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