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날인 광문고등학교 1학년 김나영

뮤지컬 ‘위키드’의 초록마녀 ‘엘파바’를 꿈꾸다

박지윤 리포터 2016-09-01

8월 25일, 26일, 27일 국립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헤어 스프레이’. 배우를 꿈꾸는 청소년들의 열정이 담긴 무대였다. 이날 뮤지컬에서 당당히 여주인공 트레이시역을 맡아 무대에 선 김나영(광문고 1학년)양.

우연히 시작한 연기공부가 이제 인생의 목표가 되었다는 나영양을 만났다. 교복을 입은 나영양은 화려한 뮤지컬 여주인공이기 전에 생기발랄한 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이었다.



숨어있던 재능을 발견하다

어린 시절 나영이는 무척이나 조용하고 소심한 성격의 아이였다. 유달리 예쁘고 귀여웠던 외모 덕분에 ‘연기학원’으로부터의 길거리캐스팅을 몇 번이나 경험한 나영양. 나영양의 부모님은 소극적 성격을 적극적으로 변화시키고 싶다는 바람으로 나영양을 연기학원에 보내게 됐다. 그게 초등학교 1학년 때였고, 연기와의 운명적인 만남이었다. 연기를 배우며 이제까지는 몰랐던 나영양의 숨어있던 재능을 발견하게 된 것.

“집에서조차 말도 제대로 하지 않았던 아이가 또, 사람들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던 아이가 카메라 앞에서는 전혀 다른 아이가 되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며 부모님은 당황해 하셨다고 하더라고요. 지금도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데 전혀 떨리지 않고 오히려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게 더 재미있었어요.”

뮤지컬의 기회도 생겼다. 노래를 잘한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무대 위에서 노래할 것이라고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나영양. 초등학교 5,6학년 ‘아리랑 판타지’라는 뮤지컬의 아역 주인공이 되면서 뮤지컬과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많은 성인 배우들 틈, 어린 배우 한 명이었던 나영양은 2시간 30분 공연 내내 흔들림 없이 자기 역할을 멋지게 해내 어른들을 놀라게 했다. 성인배우와 함께 더블캐스팅 되었던 역할. 자신이 공연하지 않는 날에도 항상 자리를 지키며 배우려고 하는 어리지만 당찬 배우의 모습을 그때부터 보여줬다.



초록마녀 엘파바와의 만남

막연하게 뮤지컬 배우의 꿈을 가지고 있던 나영 학생에게 2012년 내한 공연한 ‘위키드’는 그의 꿈을 확실하게 만들었다. 와이어에 매달려 ‘Defying Gravity’를 부르던 엘파바의 모습이 나영양에게 구체적인 목표를 만들어 주는 계기가 된 것. 위키드 공연 내내 그는 ‘저 역을 꼭 하고 말거야’라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고.

중학교 시절 강동송파교육지원청에서 주최한 청소년 동아리 발표에 뮤지컬 ‘체인지’라는 작품으로 친구들과 참여하고, CJ 문화 창의 학교에 참여하기도 했으며, 강동구에서 개최되는 문화 행사에 공연자로 참석하는 등 다양한 연기 활동을 펼쳐나갔다. 한편 학교 축제에 참여하기도 하고 각종 행사의 사회를 보는 등 학교 내외부에서 무대에 오르며 당찬 학생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다른 친구들이 가요를 들을 때 나영양은 뮤지컬 OST를 들었고, 다른 친구들이 아이돌 가수의 콘서트를 찾을 때 그는 뮤지컬 공연을 보고 온라인 등에서 작품을 찾아보는 등 자신의 꿈을 향해 성장하고 있었다.


‘트레이시’로 당당히 무대에

올해 서울시교육청에서 소개하는 ‘배우의 꿈’ 프로젝트에 지망한 나영양. ‘배우의 꿈’ 프로젝트는 배우의 꿈을 꾸는 30여명의 청소년들이 ‘헤어스프레이’라는 작품을 준비하며 배우가 되기 위한 1대 1 교육에 참여하는 프로그램이다. 300여명이 넘는 오디션 지원자들 중 뮤지컬 ‘랜트-Take me or leave me’ 와 소찬희의 ‘티어스’ 열창으로 당당히 합격, 25일부터 27일 3일 동안 국립극장에서 열린 ‘헤어스프레이’의 주인공 ‘트레이시’ 역할도 거머쥐었다.

 하교 후 5시간, 주말과 방학 때에는 13시간의 트레이닝을 받으며 몸이 힘들고 지치기는 했지만 나영양의 열정은 식지 않았다. 같은 꿈을 꾸는 아이들이 모인 곳이라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 경쟁이 치열했고, 조금씩 어긋나고 부딪히는 일도 있었지만 그 안에서 사람들 대하는 방법과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법 등도 배울 수 있었다. 하루하루 조끔씩 감정을 넣어 부르는 노래와 자신의 움직임에 성취감도 느낄 수 있었으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을 수 있었다.

 “시도해 보지도 않고 한계가 있다는 건 바보 같은 짓인 것 같아요.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준비한다면 언젠간 꿈이 아닌 현실이 될 거라 믿어요. 어떤 역이든 다 해내는 그런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나영양은 “앞으로 10년 후 ‘위키드’의 초록 마녀를 연기하고 있는 공연에 초대할 테니 꼭 오세요”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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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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