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과 나눔의 공간 ‘사이’

아이와 어른이 함께 성장하는 공간

박지윤 리포터 2016-09-01

강동구 상일동에는 아주 특별한 공간이 있다. 강명초등학교 아버지모임에서 시작된 아빠들의 공동체 ‘사이’다.

이들이 지난 7월 상일동에 마을공간을 마련했다. 그들의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기 위한 틀을 마련한 것. 이곳에서는 아빠들과 아이들의 소리가 넘쳐나고, 엄마들과 재능기부를 자처하는 강사들도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마을 배움과 나눔의 공간 ‘사이’의 박철민 대표는 “강명초 아버지모임 활동을 하며 학교가 아닌 곳에서도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을 느꼈다”며 “이 공간이 우리 아이들과 또 다른 가족들이 함께 하는 문화생활의 공간으로 자리 잡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아버지들 뜻을 모으다

이들 모임의 시작은 현재 왕성하게 활동 중인 강명초등학교 아버지 모임. 학교 내에서 주로 활동하는 아버지 모임에서 벗어나 마을 전체로 그 활동반경을 넓혀 의미 있는 활동을 해 보자는 것이 ‘사이’를 만들게 된 계기다. 여기에 고립되고 격리되어 옆집조차 잘 알지 못하는 아파트에서 주로 생활하는 아이들, 그런 우리 아이들의 삭막한 삶을 아빠들의 노력으로 조금씩 바꿔보자는 생각이 ‘사이’를 구체화했다.

아이가 강명초등학교를 졸업하거나 재학 중인 아버지들이 이 모임의 주 회원들. 교내 아버지모임을 하지 않는 아버지들도 ‘사이’에서 활동하는 아버지들이 많다. 또, 학교 아버지모임과 달리 가족회원으로 운영, 어머니들도 많이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50여 명의 회원이 가입되어 있다. 상일동에 거주하지 않는 후원자들까지 더해져 체계적인 마을공동체 운영이 진행되고 있다.



마을공동체 공간으로 자리잡다

이 공간은 아버지들의 마음과 서울시 마을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 중인 ‘우리 마을 공간지원 사업’이 만나 현실화됐다. 우리 마을 공간지원 사업은 마을 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부모 공동체 등을 구성해 마을사랑방을 만들면 그 경비 일부를 지원해주는 사업.

현재 이곳은 밤에는 퇴근 후 아버지들의 커뮤니케이션 공간, 문화생활공간으로 또 낮에는 ‘엄마와 함께 하는’ 아이들의 문화체험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주말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 아빠들이 주축이 되어 활동 중이다.

방과 후 이곳은 아이들의 체험활동장으로 변신한다. 공부에서 벗어나 다양한 것들을 엄마아빠와 함께 경험하는 곳이길 희망하는 이곳 회원들의 바람이 녹아든 활동들이다.  

박종명 부대표는 “바느질, 천연염색, 생태수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며 “또 아빠들과 함께 하는 키친교실에서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함께 만들어보고, 가족들의 생일엔 직접 케이크를 만들어 함께 나눠먹기도 한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독서 활동을 돕는 동네책방프로젝트도 운영 중이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독서토론, 청소년 책방캠프를 비롯 ‘심야책방’이란 이름으로 책과 함께 하는 ‘모바일 없는’ 1박 2일 행사도 이곳에서 진행한다.

아빠와 함께 하는 소소한 발명클럽(태양열음식물쓰레기건조기), 실생활과 관련된 과학 공부 등도 모두 아빠들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가족을 넘어 마을로 이어지는 행사도 진행한다. 후원주점과 마을설명회를 시작으로 마을의 사랑방으로도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사이’다.



엄마 없이 떠난 아빠와의 캠프

지난 8월 20일과 21일 강명초 ‘2016 아빠 어디가?’ 여름캠프가 진행됐다. 서울시학생교육원 축령산(본원) 교육장 야영지에게 열린 ‘아빠 어디가?’ 캠프 참가자격은 강명초 아버지와 아이들. ‘엄마 없이’ 120가족이 참가해 아빠와 함께 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캠프에 참가한 박종명 부대표는 “처음엔 반신반의하던 엄마들도 캠프참가횟수가 늘면서 아빠들을 신뢰하게 되고, 아빠들 역시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또, 여러 아빠들과 아이들 교육에 관한 같은 고민들을 공유하며 친목도 쌓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곳 ‘사이’에서는 캠프를 가기 전 아빠들과의 사전모임을 여러 차례 진행하며 체계적인 준비시간을 함께 가졌다.



마을 모두가 함께 배워나가는 공간

배움과 나눔의 공간 ‘사이’의 회원이 되면 이곳에서 열리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진다. 또한 공간 전체나 독서토론공간, 부엌공간도 대관(50% 할인)할 수 있으며 서울시과 강동구가 지원하는 교육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

박철민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마을공간을 이용하길 희망한다.

“마을에서 같이 배우고 함께 나누는 ‘사랑방’ 역할로 시작된 공간이지만 사실 이 공간에서 아빠들이 배우는 것이 더 많습니다. 결국 아이들을 ‘함께’ 키워나가는 데 필요한 것을 ‘같이’ 배워나가는 것이 배움과 나눔의 마을활동이라 생각합니다. 이곳이 아이와 어른이 함께 성장하는 공간, 함께 배워나가는 공간이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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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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