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진진! 적정기술학교

소박한 기술로 생산된 작은 에너지

남아돌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적·정·기·술’

박향신 리포터 2016-09-01

깊은 산속에 한 가족이 고립되었다 가정해 보자. 당장 따뜻한 온기와 어둠을 밝힐 불빛이 필요할 것이다. 간단한 도구를 이용해 태양열 오븐 조리기로 요리를 만들고 LED 스탠드를 만들어 어둠을 밝힌다. ‘적정기술’이 위기에 더 빛나는 경우이다.

적정기술(適正技術)이란 무엇일까? 우선은 작아야 한다. 그리고 간단하며 자본과 기술이 적게 들며 환경파괴가 없도록 신중하게 만들어야 한다.  

신길샛별작은도서관에서 진행된 2016기후학교 ‘흥미진진 적정기술학교’에는 소박한 기술을 배우려는 가족들이 모여들었다. 작은 기술이 큰 행복의 통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에서 얻어낸 전기

무더위가 극성을 부리던 지난 8월 11일부터 초등학교 5·6학년 학생들이 여름방학을 이용해 흥미진진 적정기술학교로 모여들었다. 이 행사는 총 4일간 진행되었는데 3일은 적정기술에 대한 개념과 적정기술을 이용한 만들기 활동이 진행되었고 마지막 날은 아빠와 함께 적정기술 워크숍으로 마무리했다.

학생들은 절전 멀티탭 활용하기, 와트맨으로 대기전력 측정해보기, LED 스탠드 만들기, 태양광 핸드폰 충전기 만들기, 햇빛 저금통 만들기 등의 활동을 통해 전기에너지를 절약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체험하는 시간이었다. 학생들이 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는 수업이었지만 생소한 도면을 지도교사와 함께 읽으며 전선을 연결하는 모습이 매우 진지했다. 태양광 핸드폰 충전기를 만들고 창가에서 직접 충전을 하며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허소정(안산초·6) 학생은 “납땜은 자리를 잘 맞추고 적당히 녹여야 해서 조금 어려웠지만, 자연에서 직접 전기에너지를 얻어내는 것이 신기했다”고 말했다.



체험에서 얻어진 환경의식

적정기술학교 마지막 날 아빠와 함께하는 적정기술워크숍에서는 아빠와 아이들이 함께 태양열 오븐 조리기를 만들었다. 달걀과 메추리알을 익혀보는 활동을 하며 한계가 없는 태양 에너지에 대해 많은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이날 모인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신길희망절전소 만들기, 우리집 콘센트 지도그리기 등을 통해 에너지 절약을 체험했다. 그리고 에너지 사랑방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해 보기로 의견을 모았다.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적정기술 수업처럼 실생활에 밀착된 교육이  많아지길 바란다”며  “생활에 꼭 필요한 기술을 접할 수 있어서 매우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딸과 함께 참가했다는 한 학부모는 “평소에 환경이나 기후변화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며

“이런 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건강한 환경의식을 갖고 다시 철학을 굳어져 에너지를 소중히 여기는 행동으로 연결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적정기술에서 얻는 에너지사랑

무더위 속에서 적정기술학교를 진행한 시화생명지킴이 이희경 팀장은 “수업을 진행하면서 적정기술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었다”며 “특히 청소년의 경우, LED 스탠드나 태양광 핸드폰 충전기를 만들어 보는 활동을 통해 기후변화와 에너지에 대한 이야기를 쉽게 풀어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마을 만들기를 진행하는 주민 센터나 공방, 작은 도서관에서 에너지 절약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한 방편으로 적정기술이 활용된다면 더 많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신길샛별작은도서관의 ‘흥미진진 적정기술학교’ 프로그램과 ‘에너지 사랑방’동아리 활동은 추후 경기·수원 적정기술한마당 행사와 경기도 환경교육한마당에 소개될 계획이다.

적정기술에 대한 개념은 독일의 경제학자 슈마허(1911~1977)가 만들어낸 ‘중간기술’이라는 용어에서 시작되었다. 그는 “올바른 개발을 위해서는 중간 규모의 기술(적정기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는데 올바른 개발이란 세계의 빈부의 양극화문제와 제 3세계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포함된다. 예를 들어 세라믹진흙을 이용한 정수기는 언제 어디서나 에너지 없이 맑은 물을 먹을 수 있다. 가난한 사람들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첨단기술에 의한 대량생산은 환경문제로 이어졌고 그 대응책으로 적정기술에 의한 소박한 생산이 현대사회에서 다시 부각되고 있다. 에너지를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배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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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향신 리포터 hyang308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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