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모임 최고 – 유성구 온천1동 주민센터 동아리 ‘규방공예’
한 땀 한 땀 정성가득 손바느질, 예술이 되다
느릿느릿 손바느질이 주는 초고속 문화 속 힐링타임
덥다 못해 뜨거운 여름이다. 더위를 잊은 채 삼삼오오 모여앉아 한 땀 한 땀 바느질에 빠진 이들이 있다. 그들은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유성구 온천1동 주민센터 2층 배움방에 모인다. 동아리는 대전역사박물관에서 재능나눔프로그램으로 만난 인연으로 시작되었다. 더 배우기를 원했던 회원들이 동아리장소를 찾아 모이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재 회원은 15명 정도가 활동하고 있다.
폐쇄된 사회 속 여성의 창의성 펼쳤던 규방공예
규방공예는 엄격한 유교사회에서 사회적 활동이 제한되었던 양반집 규수들의 생활공간이었던 규방에서 만들어진 공예장르이다. 폐쇄적 사회에서 여성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었던 유일한 공간이기도 했다. 여인들은 한복과 이불을 만들고 남은 조각들로 보자기, 주머니, 골무 등의 소품을 만들었다. 특히 조각보는 몬드리안 보다 백여 년 이상 앞서 제작된 공간 구성미를 가진 규방공예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동아리를 지도하는 김진숙 강사는 전주전통공예전국대전에서 특별상과 입선을 하고 전국규방공예 공모전에서는 장려상을 수상한 실력파다. 김 강사는 “저도 대전에 처음 와서 낯설었을 때 규방공예를 통해서 사람도 만나고 태교도 하고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규방공예에 관심 있는 분들이 함께 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규방공예 동아리 최순이 회장은 “초보자가 중간에 와도 늘 환영이다. 최근에 사돈될 분에게 만든 것을 선물하니 아주 특별한 선물이라고 좋아하는 모습을 봤다. 만들 때 힘들었던 것은 다 잊히고 뿌듯했다”며 동참을 권했다.
동아리는 한 달에 한 작품을 목표로 진행하며 바늘꽂이, 조각보, 카드지갑, 발, 목도리 등을 다양하게 만든다. 석 달에 마지막 두 번 정도는 프랑스자수로 모시에 야생화를 놓는 시간을 가져서 러너나 차받침 등을 만들기도 한다.
규방공예로 만든 소품들
한 땀 한 땀 바느질로 마음을 치유하는 시간
회원 조민옥(도룡동)씨는 “배운 지 1년 정도 되었는데 한 땀 한 땀 바느질하며 집중하다 보면 시간이 잘 간다. 작품이 완성될 때 느끼는 성취감에 더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며 규방공예의 매력을 전했다. 영선숙(구암동)씨도 “지금 하는 작품에 쓰이는 모시를 만지는 느낌이 좋다. 바느질에 집중하며 정적인 활동을 하다 보니 마음이 힐링된다”고 덧붙였다.
오방색을 기본으로 하는 은은한 색감에서 오는 안정감, 한 땀 한 땀 손바느질로 이어붙인 조각에서 오는 아름다움이 모두 녹아있는 규방공예작품은 멀리보아도 예쁘지만 자세히 보면 그 정성이 느껴져 더 예쁜 작품으로 다가온다. 나노단위로 변해가는 초고속 시대에 한 땀에 집중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는 것은 규방공예의 또 다른 매력임에 틀림없다.
문의 010-9980-6433
이주은 리포터 gdwriter@naver.com
전주전통공예전국대전 입선작 ‘초록이 지쳐 단풍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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