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백남준아트센터에서는 지난 7월 5일부터 ‘점-선-면-TV’展을 시작했다. 백남준을 비롯해 마리 바우어마이스터, 아베 슈야 등 국내외 작가 6명(팀)의 73가지 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며 점·선·면이라는 눈에 보이는 조형요소로 회화에 대해 설명하는 바실리 칸딘스키의 저서 <점·선·면>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백남준은 “콜라주가 유화를 대체했듯이 브라운관이 캔버스를 대체할 것”이라고 언급했는데 칸딘스키가 ‘점·선·면’이 회화의 근본요소라고 지적했다면 백남준의 캔버스(TV)에서는 시간, 공간, 관객참여, 불확정성, 우연성 등 좀 더 다양한 요소가 등장한다.
‘점-선-면-TV''展은 그동안 자주 소개되지 않았던 백남준의 드로잉과 회화 작업들도 다수 만나볼 수 있다. 그의 평면작품들을 통해 여러 가지 이미지들이 중첩되어 보이는 의도되지 않은, 혹은 의도된, 보는 이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예술가들 실험정신이 빛나는 캔버스를 대체한 브라운관
다소 고풍스러운 금색 도장의 액자 안에 20대의 모니터가 배치된 ‘퐁텐블로’는 앞서 언급한 브라운관이 캔버스를 대체할 것이라는 백남준의 언급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2채널의 모니터에서는 화려하고 추상적인 이미지들이 빠르게 지나간다.
백남준과 마리 바우어마이스터의 설치작품인 ‘피아노와 편지’는 해체된 피아노 위에 음표가 그려진 악보가 아닌 문장으로 구성된 악보와 백남준과 바이어마이스터가 주고받은 편지들이 매달린 형태로 전시되어 있다. 음악적 요소를 문학적 요소로 풀고 동시에 회화적 요소를 함께 녹여낸다. 1960년대 바우어마이스터의 스튜디오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사용된 실제 피아노의 일부이며 당시 예술가들의 실험정신을 담고 있다.
이 외에도 진공관 TV, CC-TV 카메라, 라디오 케이스, 안테나 등이 사용된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데 1986년 시카고 아트페어에서 선보인 ‘로봇 가족’ 시리즈의 연속인 ‘율곡’은 16세기 유학자 율곡을 로봇으로 형상화한 작품으로 이목을 끈다.
백남준의 평면작품들도 감상할 수 있어
특별히 이번 전시에서는 그간 만나보기 힘들었던 백남준의 드로잉과 다수의 회화작품들이 눈에 띈다. ‘별들의 만남’은 견우와 직녀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으로 종이에 드로잉 한 작품이며 1996년 뇌졸중으로 몸이 불편해진 이후에 작업한 ‘노스텔지어’에서는 어린아이의 천진난만한 그림을 연상시킨다. ‘고속도로로 가는 열쇠 <로제타 스톤>’은 백남준이 자신의 작품 활동의 변화와 여정을 암호화하여 제작한 작품으로 판화와 비디오 드로잉, 비디오 영상에서 발췌한 이미지들로 구성되어 있다.
같은 건물 1층에 자리한 백남준 라이브러리에서는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희귀자료들을 포함한 소장자료 및 소장품을 검색할 수 있으며 백남준, 미디어 아트를 비롯한 예술, 철학, 미학 등이 주요 분야를 이루는 4,000여권의 국내외 단행본 및 전시도록과 1,000여권의 정기간행물, 850여 건의 오디오 비주얼 자료, 주요 작가들의 아티스트 파일들을 관람할 수 있다.
성인 4,000원, 학생 2,000원으로 경기도민일 경우 25%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로 무료로 관람가능하다.
문하영 리포터 asrai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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