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역 시·군 ‘묻지마식’ 대구공항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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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내일 2016-07-23

박근혜 대통령의 대구공항 통합이전 지시로 경북지역 일부 시·군이 ‘묻지마식’ 공항유치에 나서고 있다. 지난 11일 박근혜 대통령은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와 김해공항 확장안결정에 따라 등을 돌린 대구 경북지역 민심 달래기용으로 의심을 받는 대구공항 통합이전을 지시한데 따른 움직임이다.

박 대통령이 이날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밝힌 대구공항 통합이전지시의 핵심은 군과 민간공항 통합이전, 군사전략에 다른 작전 운용성유지와 전투력향상, 국토의 효율적 이용과 대구시 전체 경제발전효과를 고려해 관련법규에 따른 대구인근 이전, 정부 전담팀구성 및 조속 추진 등이다. 

박대통령의 이같은 지시가 발표되자 경북지역 일부 시·군은 기다렸다는 듯 대구공항 유치전에 나섰다. 군공항의 소음피해와 주민동의, 공항유치에 따른 인센티브 등의 고려도 없이 지방자치단체장이 앞장서 지역개발논리로 묻지마식 유치전에 뛰어들고 있어 후유증이 예상된다. 

대구와 인접한 경북 군위군과 의성군이 가장 적극적이다. 여기에 사드 배치 후 민심폭발직전인 경북 성주군이 가세하고 있다. 영천시는 관심을 표명하지만 전체 지역개발방향과 군공항 이전에 따른 소음피해 등을 우려하며 저울질중이다. 경북 예천군은 대구시와 거리가 멀어 일단 배제되는 분위기다. 

현재로선 군위군이 가장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인구 2만4000여명으로 지역개발한계에 봉착한 군위군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구에서 차로 30분거리에 있고 땅값이 싼데다 인접한 고속도로와 대구지하철 연장 등의 접근성을 개선하면 최고 적지라는 주장이다. 군위군은 영남권 신공항 유치전이 한창일 때도 대구의 K-2유치를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위군은 소보면 송원리 일대를 후보지로 거론하고 있다. 

의성군도 유치를 환영하고 있다. 군위군처럼 지역개발효과 때문이다. 독자유치보다는 군위군과 공동유치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군위군이 유력한 후보지로 제시하는 소보면 송원리 일대는 의성군 비안면 옥연리와 인접해  있다. 의성군은 이 일대는 대구의 50사단 유치후보지로 제시하기도 한 곳이다.  의성군 관계자는 “소보면과 비안면 두 지역의 부지를 합해야 대구공항과 군공항 이전에 필요한 460만평이상의 땅을 확보할 수 있고 인구도 수천명에 불과해 군공항이전에 따른 소음피해를 최소화 할수 있다”고 말했다. 

사드배치 결정이 민심이 들끓는 성주군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사드배치 반대급부로 대구공항 통합이전 카드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김항곤 성주군수와 배재만 군의회 의장은 “적정보상없는 사드배치는 절대안된다”며 “대구공항과 군공항을 성주로 통합이전해야 한다”고 공식요구했다. 성주군은 용암면과 선남면, 초전면 등을 후보지로 거론하고 있다. 

대구시가 가장 선호하는 곳 중의 하나인 영천시는 ‘정중동’이다. 영천시는 공을 들이는 항공산업발전의 시너지효과를 낼수 있다는 점에서는 호의적이나 군공항이전에 따른 소음피해 등을 우려해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후보지로는 영천 금호와 화산일대가 있으나 금호는 도시화가 진전돼 소음피해로부터 자유롭지 못해 화산일대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일부 시·군의 공항유치전에 대해 “군공항과 민간공항이 동시에 이전하는데 따른 유불리를 따져봐야 하고 설사 지역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도 주민동의와 유치지역 인센티브 등을 위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묻지마식 유치전’을 경계했다. 

한편 대구공항 통합이전에 핵심 ‘키’를 쥐고 있는 국방부는 일체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 반면 대구시는 민간공항과 대구도심에서 30분이내 접근성을 최우선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정부는 빠르면 한두달안에 이전 후보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 12일 국회에서 이석준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기재부?국방부(공군), 환경부, 국토부, 행자부, 문체부 등이 참석한 관계부처 회의를 열었으며 조만간 ‘대구공항 통합이전 TF(팀장 국무조정실장) 1차 회의를 대구시와 협의해 개최한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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