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구 선부동에 있는 정지산, 정지산 입구 산기슭을 오르다 보면 숲 속 사이로 작고 아담하고 4층 건물이 보인다. ‘청소년이 주인이다’라는 현수막이 걸린 선부청소년문화의 집이다.
4층에는 이름도 예쁜 ‘선녀마을 작은도서관’이 있다.
지난 6월 조용한 토요일 오후, 리포터는 이곳에 재미있는 ‘가면무도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 나섰다. ‘숲 속에서 가면무도회를 열자’라는 동화 같은 발상은 누가 했는지, 어떤 가면을 쓰고 어떻게 춤을 출지 궁금했다. 가면을 쓰고 모르는 사람과 춤을 춰 보고 싶은 것이 아마 더 솔직한 심정이었다. 선부청소년문화의 집 앞마당에 있는 정자에는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학생들이 자원봉사자와 둘러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농구대에서는 중학교 남학생들이 점프를 하고 ‘골인!’을 외치며 슛을 날리고 있었다.
청소년 스스로 청소년의 시각으로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참 자유로운 학생들이 보였다. 포켓볼을 하는 친구들과 책을 보는 친구들, 컴퓨터에 앉아 게임을 하거나 검색을 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공간이 조금씩 떨러져 있어서인지 서로 방해가 되지 않을 만큼 필요한 대화가 오가며 각자 즐기고 있는 모습이 매우 자유롭게 느껴졌다. 입구에는 고등학교 형으로 보이는 학생이 동생들에게 무도회에 참여하길 권하는 안내문을 나누어 주고 있었다. 당연히 강요는 없다.
2층은 동아리실을 비롯한 노래방과 춤을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그리고 한 교실에서는 오늘 쓸 가면을 함께 만들고 꾸미느라 한참 정신이 없었다.
가면무도회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선부청소년문화의집 소속 ‘선부청소년운영위원회cozy’이다. 이곳에서 주로 소리함(건의사항 모음) 관리와 프로그램 만족도 조사· 환경관리· 캠페인· 프로그램 등 문화의집 이용하는 사람들이나 청소년들을 위한 활동을 청소년 스스로 청소년의 시각으로 만들고 실행하는 단체이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꿈틀대며
선부청소년문화의 집은 은 지난 2010년 안산시에 설립하고 사단법인 ‘아름다운청소년들’에서 위탁운영하고 있는 기관이다. 청소년들에게 자아성장· 심신단련· 문화감성· 환경의식 등 여러 영역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건전한 인격체와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지난해에는 다양한 직업체험을 6회 진행했는데 미래전자사업과 항공정비사 등 다양한 직업체험이 마련되어 청소년들의 진로를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놀이· 배움· 깨우침이 함께 있는 이곳을 이끄는 원동력은 어디에 있을까?
박진주 복지사는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늘 고민하는 교사들의 열정, 믿고 따라오는 학생들이 이곳을 지켜나가는 힘이다”라며 “비록 모든 프로그램이 완벽하게 성공적이지 않아도 참여하고 뒷받침해주는 부모들이 있기에 교사들은 더 학생들을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을 찾는다”고 전했다. 청소년들의 조화로운 성장하고 발달을 위해 도덕성 함양을 담고 자아실현이나 강점개발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려는 노력을 늘 이어지고 있다.
어른이 되기 이한 준비로 정작 자유롭지 못한 청소년들을 위해 사회적응력 배양, 새로운 경험욕구 충족을 목표로 직업체험, 문화·체육 동아리, 청소년 강좌, 인성교육 등 다양한 움직임이 늘 꿈틀대고 있었다.
지역청소년들의 어울림을 위한 공간
현재 cozy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정은(함현고·3) 학생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소통하고, 회의 발표나 기관홍보를 하며 자신감이 커졌다”며 “회의 때 각자 아이디어를 주고 받으며, 더 나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이다연(강서고·2) 운영위원회 위원은 “중·고등학생들의 이용이 적고 청소년문화의집이라는 이곳과 운영위원회라는 단체가 있는지도 모른다는 점이 좀 아쉽다”며 “이번 가면무도회의 경우 초등학생에 맞춰 프로그램들을 준비하고 테마와 예산에 맞게 재밌는 체험 부스를 만드는 것이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김 위원장은 “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작은 축제에 참여하고 함께 하는 것, 주변 시설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 것은 주민들의 몫이다”라며 “청소년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다양하고 의미 있는 활동을 찾는 것은 우리”라고 말했다. 지역청소년들의 어울림 공간, 선부청소년문화의 집. 수강료는 대부분 무료, 단 몇 천원의 재료비로 누구나 다양한 프로그램참여가 가능하다.
박향신 리포터 hyang308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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