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배우는 모든 학과목은 기초가 중요하다. 특히 수학은 초등, 중등, 고등이 별개가 아닌 계단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머리끝 부터 발끝까지 혈관이 이어져 있듯이 수학은 초1의 내용부터 고3의 내용까지 어느 하나 따로 노는 부분이 없다. 초4 때 봤던 장난 같은 막대 그래프나 꺾은선 그래프를 중1 통계에서 다시 만나는 정도는 큰 부담 없이 받아들인다. 하지만 이것을 가벼이 여기고 중2·중3 ‘확률과 통계’에서 만나고 고등부의 ‘확률과 통계’를 접하게 되면 이때 후회를 한다. 옛날에 좀 더 잘해 놓을 걸 이라고 해 봐야 소용없다. 그만큼 많은 수의 학생들이 지금 배우고 있는 내용이 다음 학년의 어느 내용으로 이어지는지 모른다. 어느 부분에 힘을 주고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한 통찰이나 맥락 없이 공부한다는 얘기다. 학생들이 나무만 볼 게 아니라 숲 전체를 보며 수학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수학 장르의 균형 필요성
문학에 장르가 있는 것처럼 초·중·고 수학도 그러하다. 크게는 대수와 기하쯤으로, 좀 더 세부적으로는 수와 식의 연산, 규칙성, 확률과 통계, 도형, 측정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것들이 12년간의 커리큘럼으로 빈 틈 없이 짜여 있다. 오른팔 먼저 자란 다음 왼팔 자라지 않듯이 이들 장르도 고르게 그리고 동시에 자라야 한다. 수학적 편식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이들 각자의 장르에 접근하는 방식이 과연 어떠해야 좋을까. 일단 수와 식의 연산 그리고 대수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고자 한다.
초등 수학에서 수 연산 마무리
초등 수학은 숫자가 꽉 잡고 있다고 해도 과하지 않을 것 같다. 자연수에서 시작해 분수, 소수의 사칙연산으로 6년을 거의 보낸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영어단어를 모르는 채 영어 할 생각은 어불성설인 것과 마찬가지다. 초등에서 벌어지는 각종 계산의 퍼레이드를 잘 마쳐야 한다. 특히 분수, 소수의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넘어가야 비율의 개념까지도 이해할 수 있다. 어린 학생들에게는 실생활과 연관 지어서 설명해 주는 것만큼 좋은 방법도 없다. 피자를 4명이 먹을 때 네 몫은 4분의 1, 5명이 먹으면 5분의 1 이런 식이다. 각도를 배우는 단계라면 4분의 1이랑 360분의 90이랑 같다 라고 해주는 것도 좋다. 학교나 학원 밖에서라면 부모가 부지런해야 한다. 수 연산에 관련해 학습지는 어떠한가 라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정답은 없고 왕도도 없다. 학생이 ‘일거리’로 느껴 스트레스화 되지 않도록 잘 조절한다면 수 연산이 잡히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중등 수학에서 수 이해
중학생이 되면 수의 범주가 넓어진다. 연산도 수연산에서 문자가 등장하는 식 연산으로 발을 넓힌다. 문자가 숫자를 대신한다는 대수의 개념을 제대로 받아들여야 수학공부가 편해진다. 이 때 선생님은 ‘특수’와 ‘일반’에 대해서 반드시 이해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학생들은 숫자에 익숙해 있어서 어떤 내용을 설명 또는 증명할 때 숫자로 예를 들어 해주면 잘 알아 듣기는 한다. 그런데 그것이 일반적 설명 또는 증명이라고 오해한다. 무수히 많은 숫자 중 1, 2, 3을 콕 찍어 하는 설명은 당연히 특수이지 일반이 아니다. a, b, c로 설명 또는 증명한 뒤 a, b, c는 1, 2, 3도 4, 5, 6도 될 수 있음을 아이들이 알아야 한다. 그게 대수를 이해하는 첫걸음이다. 수업 중 내가 잘 쓰는 말이 있다. 바로 국어나라 문장과 수학나라 문장이라는 말이다. 방정식 활용 문제를 풀 때 문제에 쓰여 있는 국어나라 문장을 자 이제부터 수학나라 문장으로 번역 할거야 라고 한다. 효과는 좋다. 이런 식으로 수학도 숫자 문자 부호 기호 등을 이용해서 하는 수학나라 언어를 가지고 있음을 아이들이 알아야 한다. 그것 또한 대수를 이해하는 첫걸음이다.
고등학교 수학을 만나기 전 방심 금물
이렇게 연마한 대수의 개념과 연산의 스킬을 꽉 부여잡아야 각종 방정식이나 부등식을 이길 수 있다. 대수 함수 아닌 초월 함수, 움직이는게 궁금한 미분, 안 움직이는게 궁금한 적분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수학식을 가지고 놀 수 있게 된다. 물론 중등 고학년을 지나 고등수학을 하는데 있어서는 연산 능력만으로는 당연히 불가능하고 학습해야 할 개념들이 많기는 하다. 가끔 인수분해도 못하는 고1들을 만나게 되면 초등때부터 수와 식의 연산에 소홀해 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열이면 열 그들은 중학교때 놀아도 고등학교 가서 열심히 하면 되지 라는 식의 판타지에 빠져있다. 정 놀아야겠다면 수와 식의 연산, 기본적인 인수분해나 방부등식의 풀이 정도는 눈감고도 풀 수 있을 만큼은 해 놓고 놀라는 거다. 그래야 고등학생이 되어 정신 차렸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렇게 되기 전에 초등5 정도가 되면 본격적으로 수와 식의 연산부터 제대로 학습하기를 바란다.
수학의기적 2357 원장 박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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