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아주 쉬웠다. 그저 누렇게 바랜 거실 벽이 보기 싫어서였다. ‘벽지’를 바르면서 무작정 시작된 셀프 인테리어. 만족감은 차치하고라도 가족들이 들떠서 좋아하는 모습이 마냥 좋았다. 집을 더 예쁘게 꾸미고 싶은 마음에 인터넷과 책을 밤낮으로 뒤졌다. 집에 있던 공간박스에 패널을 붙이고 문을 달아 놓으니 키 작은 수납장이 뚝딱 완성됐다. 그렇게 하나씩 만들다보니 온 집안을 가득 채웠다. 직접 만든 살림살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셀프 인테리어 ‘금손’ 갈명란씨의 이야기다.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나만의 꼼질 놀이터, 가구 만드는 재주 좋아
갈명란씨(43)는 셀프 인테리어 4년차다. 지난 2013년 거실 벽에 ‘풀 바른 벽지’를 바르면서 셀프 인테리어를 시작했다. 그녀의 특기는 톱질. 가냘픈 몸으로 남자도 하기 힘든 톱질을 잘도 한다. 소소한 부엌 소품부터 수납장, 선반, 장식장, 공구수납장, 미니 화장대, 거실 테이블까지 집안의 모든 가구를 직접 만들었다. 완성도도 높아서 마치 기성품 같다.
“처음에는 이것저것 다 해봤어요. 가족이 모두 나간 집에서 혼자서 꼼지락꼼지락, 조금만 공을 들이면 가구 하나가 뚝딱 완성이 되니 만드는 재미가 참 좋았어요.”
그녀는 주로 원목으로 가구를 만든다. 나무 고유의 향과 느낌이 좋아서 색도 입히지 않고 오일만으로 마감할 때도 많다. 그녀가 가장 공들인 가구는 식탁. 기존 식탁의 대리석 상판을 떼어내 ‘멀바우 집성목’으로 리폼을 했다. 2주에 걸쳐 오일을 바르고 말리기를 10번. 긴 오일 작업을 마치고 나서는 상판 아래에 보조 나무를 붙이고, 기존의 식탁 다리는 페인팅으로 마무리했다.
“원목에 오일을 바른 느낌을 좋아해요. 나무 본연의 느낌을 그대로 살릴 수 있거든요. 식탁을 리폼 할 때는 거실에 펼쳐놓고 작업을 해서 불편했지만, 만족도가 가장 높은 가구예요.”
이것저것 시도하면서 나만의 스타일 찾아
요즘 그녀는 ‘인더스트리얼(Industrial)’ 가구에 푹 빠져있다. DIY 책상부터 거실 테이블까지 인더스트리얼 가구를 하나씩 만들고 있다. 특히 거실 테이블은 망고나무로 상판을 만들고, 철제 다리를 붙였다. 빈티지한 느낌이 강해서 볼수록 마음에 든단다.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이라고 하면 ‘창고’ 같은 느낌을 말해요. 노출 콘크리트, 무광 아이템, 부서진 벽돌, 폐목재, 파이프 선반 등 마감재를 그대로 들어내서 디자인 요소로 활용하는 거죠. 카페에 가면 이런 인테리어를 볼 수 있어요.”
요즘 유행한다는 유리 케이지와 몬스테라 식물 액자도 들여놨다.
“여러 가지를 시도하다보면 나만의 스타일을 찾을 수 있어요. 어렵다고 생각마시고, 일단 시도해 보세요. 간단한 DIY 가구 만들기부터 시작해보세요.”
그동안의 셀프 인테리어 작업은 그녀의 블로그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가구도 훌륭하지만 사진 실력에 감탄하는 이가 많다고 한다. 입소문이 나서 이제는 사진 촬영 의뢰가 들어올 정도라고.
“앞으로 사진을 전문적으로 배워보고 싶어요. 가구를 만드는 것도 재밌는데, 가구 사진을 폼 나게, 나만의 감성을 담아 찍는 작업도 꽤 흥미롭더라고요.”
갈명란씨의 ‘도마 만들기’ 미니 강좌
도마는 두 종류가 있다. 흔히 빵 도마로 불리는 ‘인테리어 도마’와 실제 부엌에서 사용하는 ‘실용 도마’. 인테리어 도마는 삼나무, 레드파인, 집성목으로 만든다. 부엌에서 사용하는 도마는 월럿, 오크, 올리브 나무, 통 원목으로 만든다. 먼저 나무 절단 서비스를 하고, 나무가 오면 수성오일 작업을 3번 이상 한다. 사용 시 주의할 점은 세척 시 세재를 사용하지 말고, 베이킹 소다, 소금을 뿌려서 솔로 문지른다. 기름이 많은 경우는 쌀뜨물이나 밀가루를 사용한다. 씻은 다음에는 그늘에 말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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