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전시가 있는지 자주 홈페이지를 들락거리다 만난 ‘닻미술관’은 언젠가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미술관이다. 분당에서 내비게이션 상으로는 30여분 거리, ‘여기가 맞나’ 싶을 정도로 산길을 따라가다 보면 힘들게 온 보람이 느껴질 아늑하고 아담한 미술관을 마주하게 된다. 모처럼 시간을 내 찾은 이곳은 역시 상상처럼 예술작품 이상의 것을 느낄 수 있는 아름답고 마음이 차분해지는 곳이었다.
경기도 광주 진새골에 위치한 ‘닻미술관’은 2010년 10월 개관했다. 복잡한 도심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 호흡하면서 내면적인 성찰이 이루어지는 유기적인 공간을 제안하는 이곳은 전시를 통해 혹은 예술적 체험활동을 통해 참된 아름다움을 느끼며 ‘힐링’의 공간이 되길 원한다고 한다.
자연에 둘러 쌓여있는 ㄷ자 구조의 전시 공간 그리고 그 가운에 위치한 중정(中庭)은 자연이 주는 포근함과는 다른 느낌의 아늑함을 선사한다. 햇빛이 많이 들어오는 전시 공간도 아름답다. 눈이 닿는 곳마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 느껴지는 이미지들의 연속, 지금 진행 중인 ‘Our Time Between, 우리가 사는 동안’이란 사진전시와도 아주 잘 어울린다.
이 전시는 서로에게 헌신하는 파트너인 덕 뮤어 Doug Muir와 진 맥만 Jean McMann의 삶과 예술, 그리고 둘 사이의 특별하고 소중한 관계를 스냅사진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1976년 버클리의 한 전시장에서 만난 후 30년의 생을 함께했고 2006년 진은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게 되는데 사진가인 덕은 진의 곁에 머물며 기억을 잃어가는 그녀의 사진을 찍었다. 사진들 속에는 젊고 아름다운 그들이 노인이 되고, 병들고 죽어가는 과정이 들어 있어 우리 인생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깊은 여운을 남기기도 한다.
닻미술관은 공방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완성해내는 창작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 서로 영감을 주고받는 건강하고 아름다운 공동체를 꿈꾼다고 한다. 원데이 클래스로는 나무공방, 사진방, 그리고 만 6~12세 어린이를 위한 흙·빛·숲 수업 등이 있으며 포트폴리오 만들기, 흙 공방은 한 달 이상 진행 되는 수업들이다.
닻미술관은 그 외에도 작은 온실, 산책로, 카페 등이 있어 유유자적(悠悠自適)한 시간을 보내기에 최적의 장소이며, 방학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한다면 자연을 즐기고 문화적 감성 또한 깨울 수 있어 만족스러울 것이다.
참고로 전시 연계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인 ‘문화의 날’에 있는 특별 도슨트 프로그램 등을 누린다면 더욱 풍성한 시간이 될듯하다.
주소: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 진새골길 184(대쌍령리 447-32) 닻미술관
개관시간 : 오후 1시 ~ 오후 6시(수요일) /오전 11시~오후 6시(목~일요일)
휴관일 : 월~화요일, 설 연휴, 추석연휴, 선거일
관람료 : 어른 2,000원 / 어린이, 청소년, 군인, 노인 (60세 이상) 1,000원
문의 : 070-4193-2581
이세라 리포터 dhum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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