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철도박물관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대전시가 부지 무상제공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권선택 대전시장은 27일 대전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물관 부지를 기존 대전역 일원에서 대전역 일부와 시유지인 중촌공원으로 변경하고 두 곳을 증기기관차로 연결하겠다”고 밝혔다. 박물관 1관인 대전역 일원(3만9015㎡)에는 박물관 전시관과 공원을, 2관인 중촌근린공원(8만4232㎡)에는 글로벌 철도테마파크와 순환열차 등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대전역과 중촌공원을 기존 도심 내 대전선(5.7㎞)으로 연결하고 여기에 근대철도의 상징인 증기기관차 모형의 실제 기차를 운행한다는 점이다. 대전선은 예전 대전역과 서대전역을 연결하는 노선이었지만 최근엔 일부 화물차만 운행하는 등 사실상 폐선에 가까웠다.
지역에선 이번 대전시의 수정에 대해 “단점을 장점으로 바꿨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대전시는 대전역 일원을 부지로 정했지만 전체 부지(7만768㎡) 가운데 70%가 사유지로 부지매입비만 458억원에 달했다. 값싼 부지 제공을 약속한 타 지자체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부 지자체에선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대전시는 이번 계획수정으로 사유지 부지매입비를 78억원(공시지가 2배)으로 대폭 낮췄다. 시 입장에선 결단을 내린 셈이다. 시는 이에 따라 사유지 전체를 시비로 매입하고 정부에 부지를 무상 제공할 계획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이번 계획수정은 부지매입비 문제는 물론 새로운 철도박물관 상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고 평가했다.
대전시가 ‘부지 무상제공’이라는 승부수를 던지면서 향후 철도박물관 유치를 둘러싼 지자체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미 경기도 의왕시가 지난달 도 전역에서 65만명의 서명을 받았고 대전시와 충북 청주시도 이달 들어 각각 55만과 50만명의 서명을 받아 정부에 전달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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