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키에 호감형인 서동준(28, 남)씨는 얼마 전 직장동료가 난처해하며 건넨 말 때문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대화 할 때마다 입 냄새가 심하게 난다는 것이었다. 동준씨 본인은 전혀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기에 당황스러웠지만 다른 동료에게 확인하고서야 사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더욱이 그가 맡은 업무가 고객 상담직이라 고객을 대할 때에도 여간 신경 쓰이는게 아니다. 이전에 사귀었던 몇 명의 여자친구와 헤어진 것도 ‘혹시 자신의 입 냄새 때문이었나?’ 라는 생각까지 든다.
전에는 불편은 해도 아프지 않으니 그냥 넘겼던 입 냄새와 관련해 병원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에 대해 일산 대화 사과나무치과병원 구강내과의 오정규 원장에게 들어보았다.
입 냄새의 90% 구강에 원인 있어
상대방과의 대화 중 구취를 느끼게 되면 아무리 좋은 인상을 가졌다 하더라도 마주하기 힘든 경험을 해 본적이 있을 것이다. 구취는 자기 자신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타인의 조심스러운 충고를 듣고 나서야 이를 인식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는 위장 기관에 문제가 있으면 구취가 난다고도 알려져 있었다. 이런 생각 때문에 구취를 호소하는 이의 상당수가 내과나 이비인후과 혹은 한의원을 내원하는 경우가 많았다.
구취는 단순한 하나의 생리적 현상 보다는 치의학적, 의학적 질환의 증상으로 생각할 수 있으며 구강, 비강, 상기도 및 소화기 상부로부터 유래되고 약 90%는 구강으로부터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내과나 이비인후과 질환과 관련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구취는 치과적 부분에서 발생된다. 구취가 발생하는 주요 장소는 혀 후방부이며 다음으로는 잇몸부위다. 또한 충치, 불량 보철물, 사랑니 주위의 염증도 구취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틀니의 사용도 구취의 흔한 원인으로 꼽힌다.
구취는 구강 내 세균이 단백질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기체인 휘발성 황화합물 (Volatile Sulfur Compounds)에 의해 주로 발생되는데, 세균의 영양분이 되는 단백질은 주로 음식물 잔사, 타액, 탈락된 구강점막 세포로부터 공급된다. 따라서 구취를 일으키는 원인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고 또 지속적으로 생기는 것이므로 영원히 구취를 없애는 방법은 없다. 결론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구취를 관리하는 방법의 문제다.
구취의 원인 제거는 불가능하니 평상시 구강 위생에 신경 써야
구강위생을 잘 관리하는 것은 구취 제거의 첫걸음이다. 구취가 발생되는 주요 부위인 혀와 잇몸으로부터 구취 원인 물질을 물리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혀 세정기와 치실을 올바로 사용해야 한다. 구취를 일으키는 구강내의 세균과 생화학적으로 반응하여 구취를 감소시켜 주는 양치 용액의 사용도 고려할 수 있다. 또한 일상생활에서는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포함한 저지방 음식의 섭취 및 파, 마늘, 양파, 겨자, 달걀 등의 구취 유발 음식을 회피하는 식단의 개선도 필요하다.
그러나 일부 구취 환자에서는 구강 외적인 원인을 가지기도 한다. 이 경우에는 이비인후과, 내과 의사 등에게 의뢰하기도 하며, 심리적 긴장이 주된 원인 요소일 경우에는 이 부분에 대한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치과의 경우 구취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면 보다 정확하고, 간단한 검사로 구강 건강 증진을 도모할 수 있다. 치과에서의 정확한 진단과 처치가 충분히 이루어 진후 치과 외적인 질환에 대한 처치가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입냄새 예방을 위한 구강 관리법>
1. 올바른 양치질과 보조 구강위생용품 사용
양치질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입안의 음식물 찌꺼기나 남아 입 냄새 뿐 아니라 충치를 유발한다. 치실이나 구강청결제 등 보조 구강위생용품 사용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구강용품을 휴대해 외식 후에도 양치질을 할 수 있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2. 양치질 할 때 혀도 닦아주기
혀에 있는 설태도 입 냄새의 원인이다. 칫솔로 혀를 닦을 때 구역질이 난다면 혀 세정기를 사용해도 좋고, 구역질이 심하게 날 경우 1~2초 정도 숨을 멈추고 닦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3. 충분한 수분섭취
입안이 건조해 침이 마르면 세균 발생 비율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적어도 하루에 8잔 이상의 물을 섭취하는 것이 건강 뿐 아니라 구취 방지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4. 식단관리, 커피, 음주, 흡연은 삼가자
황을 다량으로 포함한 음식(마늘, 파, 고사리, 고추냉이, 양파)들은 최대한 적게 섭취하면 좋겠다. 또한 카페인은 구강 내 환경을 약 산성으로 만들기 때문에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고, 음주와 흡연은 침을 마르게 하고 입을 건조시켜 입 냄새를 유발할 수 있다.
5. 치과 방문 정기검진
이상이 없더라도 정기검진을 꼭 하자. 최소 6개월에 한번은 치과를 방문해 스케일링이나 구강 검진을 받아 예방진료와 충치, 잇몸질환 치료를 받으면 좋다. 입 냄새가 심하면 구취클리닉을 통해 자신의 구취 상태를 점검하고 관리할 수 있으며, 신경에까지 충치가 생겨 치료가 힘든 경우를 예방할 수 있다.
일산 대화 사과나무치과병원 구강내과의 오정규 원장이 구취 검사를 하고 있다
이웅희 리포터 u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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