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인] 건대프리마켓 기획자 이성훈

예술장터로 거리에 문화를 입히다

지역내일 2016-06-16 (수정 2016-08-10 오후 5:18:33)

젊음의 거리 건대입구역에는 매주 토요일마다 각양각색의 핸드메이드 공예품을 선보이는 장이 선다. 건대프리마켓은 서울의 대표적인 거리 마켓으로 쑥쑥 자라는 중이다. 스타트부터 지금까지 발로 뛰며 ‘건대프리마켓의 오늘’을 만든 이성훈 건대프리마켓운영위 대표를 만났다.

열정인

 건대입구역 3번 출구로 나와 어린이대공원 방향으로 걷다보면 건대프리마켓이 보인다. 6월 들어 밤 11시까지 야간개장을 하면서 도로 양쪽에 일렬로 자리 잡은 판매부스들과 쇼핑객, 구경꾼들이 어우러져 이색적이면서 시끌벅적한 야시장 분위기를 연출한다.
 “주중에는 직장 다니고 주말마다 야외 마켓에서 가죽제품을 팔며 시장성을 테스트해봤습니다. 그러다 아예 사표 내고 전업 공예가로 나섰지요.” 카드, 명함 지갑 같은 가죽 소품을 판매하는 부스의 발랄한 여성 셀러가 귀띔한다.
 캐리커처를 그려주는 부스에도 손님들이 줄을 잇는다. 주중에는 만화를 그리고 주말마다 야외 마켓에서 부스를 연다는 만화가 지망생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젊은층이 많이 다니는 역세권이라 좋죠. 캐리커처 그리면서 사람 표정 연구도 할 수 있어 만화 작업에 도움도 되고요.”
 액세서리, 에코가방, 미니 다육 화분, 액자 등 30여개 좌판마다 개성 넘치는 공예품들이 손님의 눈길을 끈다.
 2014년 6월 첫 선을 보인 건대프리마켓이 순항중이다. 건대 동문, 지역 주민, 인근 상인회, 광진구청과 촘촘한 관계를 맺으며 소통에 주력하고 마켓 운영 규칙을 체계화하는 등 12명의 운영위원들의 발품을 판 덕분이다.
 운영위원들의 이력은 다채롭다. 이 대표처럼 개인사업체를 운영하는 사람부터 직장인, 작가, 대학생도 있다. 주중에는 다들 생업에 종사하다 토요일마다 모여 마켓을 진두지휘하는 게릴라 조직이다. 

열정
 
 Q. 건대프리마켓이 서울 동부권의 손꼽히는 야외장터로 자리 잡았다. 비결이 무엇인가?
 건대입구역은 서울 5대 상권으로 꼽힐 만큼 유동인구가 많다. 그중 2/3가 젊은이들인 젊은 상권이다. 입지여건이 마켓이 자리 잡는데 한몫을 했다. 판매하는 공예품들의 디자인, 퀄리티, 다양성에도 공을 많이 들였다. 덕분에 프리마켓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 설문조사를 해보면 한 개 부스 당 일 매출이 평균 10만원은 넘는다. 성수기에는 판매부스가 70~80개가 될 때도 있다.
 무엇보다 0물건만 파는 게 아니라 설치미술, 퍼포먼스 작가팀도 힘닿는 대로 유치하고 있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에게 부탁해 도예체험 부스도 매주 운영한다. 가족끼리 직접 물레를 돌리며 도자기를 만들어 볼 수 있다.
 건대입구역부터 어린이대공원까지 이어지는 도로에 판매 좌판, 예술체험 부스, 각종 퍼포먼스와 공연을 꽉 채우는 게 우리 목표다.
 최근에는 서울디자인재단이 선장한 서울시내 8대 프리마켓에 뽑혀 신규 프로젝트도 곧 선보일 예정이다.


 Q. 셀러들은 어떻게 선정하나?
 선정기준이 투명하고 명확하다. 창작 공예품이어야 하고 만든 본인이 직접 판매하러 나와야 한다. 일부 야외 마켓은 시장에서 물건 떼어다 파는 경우도 있는데 우리는 금기사항이다. 이를 위해 공예작가가 참여하는 선정위원회를 별도로 두고 불량 셀러들을 걸러낸다. 또 건대입구역 먹자골목 상인들과 상생을 위해 먹거리는 판매하지 않는다.
 창작물을 만드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온라인카페(http://cafe.naver.com/kfmarket)에 직접 만든 창작품, 작업 과정을 담은 사진과 상세 설명을 올리면 심사를 거쳐 선발한다. 평균 경쟁률은 2:1 정도다.
 마켓에 오는 셀러를 분석해 보니 전문 공예가가 대략 30%며 나머지는 취미로 배운 주부, 직장인들이 참여한다. 중3 여학생이 직접 만든 액세서리를 팔러 나온 적도 있다.


Q. 2년 전 건대프리마켓이 첫 선을 보이기까지가 궁금하다. 
 건대 출신이라 이 일대에 애정이 많다. ‘건대입구역=유흥가’란 공식을 깨고 거리에 문화와 예술을 입히고 싶었다. 개인적으로도 성장하는 핸드메이드 시장에 주목했고 솜씨 좋은 경력단절여성들이나 직장인들이 취미로 만든 품질 좋은 공예품을 내다 팔 수 있는 프리마켓을 열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다.
 지역 주민, 상인, 구청 공무원들도 다들 필요성은 느끼지만 선뜻 나서지 못했는데 우리가 팀을 꾸려 총대를 메고 나서자 다들 박수쳐주는 분위기였다. 2014년 6월7일 첫 개장일이 기억에 남는다. 지인들 총동원해 공예작가들 수소문하고 핸드메이드 작가 블로그 검색해 마켓에 참여해달라고 일일이 부탁했다. 27개 부스로 시작한 장터는 첫날부터 반응이 좋았다. 그때의 짜릿함, 성취감, 보람 때문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Q. 앞으로 계획은?
 그동안 프리마켓 뿐만 아니라 소식지와 이 일대 문화예술지도도 발간했다. 광진구청이 매년 두 차례 여는 아트마켓 운영 대행도 우리가 맡고 있다.
 일이 점차 늘어나면서 우리가 꿈꾸는 예술거리를 만들기 위해 조직을 정비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현재 운영위는 사무실도 없고 상근자도 없이 점조직 형태로 움직이고 있다. 그래서 협동조합으로 전환을 준비중이다. ‘예술로 사회를 바꾸자’는 우리의 프로젝트는 꽤나 재미있고 매력적이다.


오미정 리포터 jouro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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