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스타샘 오주중 이동영 진로교육부장교사

적성에 맞는 특성화고 선택, 사회진출의 지름길

지역내일 2016-06-09 (수정 2016-06-30 오전 9:53:56)

오주중 이동영 교사는 특성화고 전도사로 유명하다. ‘나를 알고 직업을 알자’라는 마인드로 학생들에게 자아와 직업 탐색을 함께 하는 진로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올 초 오주중 졸업생들의 특성화고 입학률은 전체 정원의 28%인 89명. 우수한 마이스터고를 비롯해 다양한 특성화고에 많이 진학했다. 세상을 한 가지 척도로 바라보지 않는 눈, 진로는 멀고 긴 여정으로 바라보며 아이들을 교육하는 이 교사의 생각을 살짝 엿보았다.


박경숙 리포터 kitayama47@naver.com


이동영

제 집 안방처럼 문턱이 낮은 진로교육실
 오주중 진로교육실은 학생들이 제 집 안방처럼 편하게 드나드는 문턱이 낮은 곳이다. 스스로 선택한 특성화 고등학교의 지원 자격을 갖추기 위해 상담 오는 학생, 시험이 끝나면 시험지를 들고 와 직접 채점하며 자신을 평가하는 학생, 개인적인 이유로 선생님의 따뜻한 관심과 손길을 찾아오는 학생들이 꽤 많다.
 “고등학교에서 독일어 교사를 10년 했지요. 그 때는 저도 이 일이 제 적성에 맞고 잘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많았습니다. 담당과목을 국어로 바꾸고 중학교로 와서 담임을 맡으며 교사라는 직업이 적성에 잘 맞는다는 자부심이 들더군요, 종례·조회를 비롯해 국어시간이 1주일에 4시간이니 학급 아이들을 자주 만나게 되고 아이들 분석이 다 되었죠. 그렇게 10년을 보내며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 아이들과 더 가까이 대화하고 상담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교사는 5년 전 각 학교 내 진로교사 제도가 처음 생기며 곧바로 지원해 선발된 후 600시간 이상의 진로교육 연수를 받았다. 이 시기에 다양한 교육정보를 접하며 교육정책의 변화와 학생들의 졸업과 진로에 대한 데이터 분석을 하게 되었다. 또 여러 특성화고의 다양하고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알며 적성과 취업을 고려한 진학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아이들과 함께 발로 뛴 특성화고 체험
 5년 전 처음 진로교육교사가 된 후 했던 일은 교내 진로영화제 개최. 방과 후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아이들을 위해 며칠 동안 재미있는 영화를 함께 보고 여러 이야기를 나누며 아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저녁시간까지 영화를 통해 아이들과 함께 있다 보니 아이들이 처한 상황과 고민 등이 파악이 되더군요. 우리 아이들에게 더 넓은 시야로 긴 미래를 개척해나가는 힘을 길러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며 이 교사는 구체적인 진로교육을 실천했다.
 그 첫걸음이 아이들을 데리고 함께 갈 수 있는 다양한 특성화고 탐방. 우리 지역 내 특성화고를 모두 아이들과 함께 돌며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교사와 학생들 모두 특성화고의 구체적이고 세분화되어 있는 프로그램, 주체적으로 실전경험을 쌓을 수 있는 동아리 활동, 이론과 실습의 조화, 원활한 취업 등에 매력을 느꼈다.
 이 교사는 “교과서와 글로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적인 경험을 쌓는 것이 더 적성에 맞는 아이들도 있지요. 이론수업의 비중이 줄며 소질과 적성에 맞는 실습수업을 통해 좌절감을 극복하고 자존감이 강해지는 아이들이 많아졌어요. 아이들은 꿈이 있을 때 열심히 하고 꿈을 이루기 위한 정보조사를 하면서 에너지가 생깁니다”라고 말한다.


진로교육의 선두주자인 오주중 프로그램
 오주중의 진로교육 프로그램은 학생맞춤형이다. 바람직한 직업관을 갖는 수업과 더불어 1학년은 ‘청진기(청소년 진로체험의 기적)’이라는 인턴체험을 한다. 학생들이 개별 선택한 소규모 전일제 일터체험으로 자신이 선택한 직업체험을 깊이 있게 해보는 것이다. 2학년은 학급단위의 기관 견학형 직업체험을 한다. 3학년 때는 자신의 진로에 따라 선택하는 학과체험형 직업체험을 잘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진로교육과 설명회는 다양한 학교의 특성을 아이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1학년 때부터 진로교육을 통해 가이드라인이 잡히면 중학교 생활의 기반이 제대로 마련됩니다. 일반고나 자사고로 진학할 아이들은 국영수 위주의 공부를 하고 명문 특성화고 진학을 목표로 하는 아이들은 내신 전교과 위주로 중학생활을 풍요롭게 해 나가야 합니다.”
 이런 교육을 통해 진로계획을 잘 세우고 성실히 수행한 아이들은 올해 중학교 내신 10%~20%가 입학하는 명문 마이스터고인 미림여자정보산업고에 합격하기도 했다. 또 자신의 적성과 성적, 취업방향 등을 고려해 우리 지역 우수한 특성화고를 비롯해 다양한 학교로 폭넓게 진학했다.
 
객관적으로 아이의 강점 찾고 창의성 키워야
 “특성화고에 먼저 진학한 선배가 좋은 성과를 거두며 재학생들에게 훌륭한 멘토가 되고 있어요. 특성화고에서 노력하고 공부한 실력에 따라 사회진출이 되어 우리 아이들이 대기업, 금융권, 적성과 전공을 살린 행복한 취업을 하는 것을 보며 보람을 많이 느낍니다. 공부능력이 매우 탁월한 아이가 아니라면 자립하는 인간이 되는 길, 위기에 의연하게 대처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교육이 우선되어야 합니다”라고 말하는 이 교사의 얼굴에는 자부심이 가득 배어있다.
 올해로 교직생활 25년째 접어들고 세 아이를 키운 50대 엄마로서의 여유와 따뜻함이 느껴지는 이 교사. 국어담당 교사로서의 포근한 정서와 더불어 아이들의 미래설계에 도움을 주고자하는 추진력도 두루 갖춘 인생지도 베테랑이다.
 “부모가 마음을 조금씩 덜어내는 자세가 필요해요. 아이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다중지능과 강점을 함께 찾아 나가야죠. 사회 분위기가 변화며 창의적이고 사회성이 발달한 아이들이 살아남아요. 아이들이 대학 졸업 이후에도 취업문을 열기가 힘들어 ‘공부한 죄’ 밖에 없는 절망감을 느끼는 것을 줄여나가야죠.”
 아이들과 학부모들에게 대학입시가 인생의 목표가 아닌, 삶의 단계를 차근히 밟아가며 더불어 즐겁게 사는 방법을 전수하고 싶은 그의 깊은 마음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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