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압기는 절반가에, 사용자교육은 필수’ 고집하는 은퇴과학자 – 세민수면건강센터 홍욱희 대표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양압기가 그 해결사입니다”

지역내일 2016-06-08 (수정 2016-06-30 오후 2:03:56)

얼마 전, 국내에서도 번역출간된 <나이트 스쿨="">(리처드 와이즈먼 저)에 의하면 영국에서는 코골이가 이혼의 세 번째 원인이라고 한다. 얼른 생각하기에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지만 이렇게 설명하는 사람이 있다. “코골이 문제가 비단 젊은 부부의 잠자리를 갈라놓는 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코골이 때문에 남편의 성욕이 저하되어서 만족스런 성생활을 누릴 수 없게 되니까 부부가 이혼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 것입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젊은 부부들의 불임이 커다란 사회적 문제로 제기되고 있고 섹스리스 부부의 비율이 44.6%에 이른다는 언론보도도 있었다. 그렇다면 혹시 남편들의 코골이가 그 이유의 일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아닐까? 
우리 국민의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을 해결하기 위해서 양압기 대중화에 나선 한 전문가를  찾아서 그가 생각하는 코골이 문제의 심각성과 해결방안을 들어본다.     




중장년 남성 30%가 앓고 있는 국가적 질환
“정확한 통계는 아직 없지만 4·50대 남성들의 약 20%가 심각한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합니다. 60대 이상에서는 그 비율이 40%에 이른다고도 하고요. 젊은 주부들이 자주 찾는 인터넷 카페에서는 남편들의 코골이 문제를 하소연하는 글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결혼을 앞두고 자신의 코골이 문제를 고민하는 젊은 여성들도 점차 늘고 있지요. 이제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은 감기만큼 흔한 국민적 질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해 6월, 대전에서 문을 연 세민수면건강센터 홍욱희 대표의 진단이다.
대부분의 코골이는 수면 중에 인후라고 불리는, 목 부분의 공기이동 통로가 정상보다 좁아져서 발생한다. 인후는 나이가 들거나 살이 찌면 근육의 경직도가 떨어지고 지방이 축적되면서 자연스레 좁아진다. 그러면 마치 피리에서 다량의 공기가 좁은 관을 지나면서 소리가 나듯이 수면 중에 소리가 나게 되는데 그것이 비강에서 증폭되어 발생하는 것이 바로 코골이 소음이다.


성인병 치료, 차도 없다면 코골이 의심해야
물론 어느 정도의 코골이는 누구에게서나 발견된다. 하지만 심한 코골이의 경우 대부분 수면 중에 한동안 숨을 쉬지 않아서 주위 사람을 놀라게 하는데 이것이 바로 수면무호흡증이다. 의학적으로는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는 경우가 시간 당 5회 이상 발생할 때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수면무호흡증으로 간주한다.
심한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혈중 산소포화도를 정상보다 크게 떨어뜨린다. 이 때문에 고혈압, 뇌졸증 등 심혈관계 질환을 비롯해서 당뇨, 치매 등의 성인병을 유발하거나 또는 병의 진행을 촉진시킨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가 의사의 처방을 잘 지키는 데에도 좀처럼 병에 차도가 없다면 한번쯤 자신의 코골이를 의심해보아야 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젊은 사람들의 경우에는 밤에 오래 자도 피곤이 가시지 않는 나머지 일상생활과 대인관계에서 크고 작은 지장이 초래된다.


양압기, 선진국에선 표준적인 코골이 치료법
그렇다면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을 치료하는 방안은 무엇일까?   
“선진국들에서도 예전에는 수술만이 유일한 대안이었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초부터 양압기가 소개되면서 이제는 완전히 표준적인 코골이 치료법으로 자리를 잡았지요. 이에 반해서 아직도 국내에서는 양압기라는 단어조차 모르는 사람이 너무나 많습니다. 대단히 안타까운 일입니다.”
자신도 수년 전부터 양압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홍욱희 대표는 지난 30년 동안 우리나라 환경학계에서 일했던 환경문제 전문가다. 서울대와 카이스트 석사과정을 마친 후 미국 미시건대학교에서 환경보건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홍 대표는 현업에서 물러나면서 양압기 보급사업에 뛰어들었다.
“우리나라의 양압기 시장은 그동안 유명 브랜드 제품들이 시장을 독점하면서 가격을 지나치게 높여 놓았습니다. 기존 자동차 시장과 스마트폰 시장에 그랜저와 갤럭시만 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주머니가 가벼운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양압기 시장에서도 이제는 아반떼와 사오미폰 같은 중저가 제품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요? 저희는 바로 그런 양질의 양압기를 기존 양압기들의 절반 가격에 팔고 있습니다.”


절반 가격에 팔면서 사용자교육에 전념하는 기업
대전 복합터미널 인근에 자리한 세민수면건강센터를 찾으면 의료기기판매점이라는 명칭이 무색하게 30여 평 사무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널찍한 테이블이다. 마치 대형 회의실을 연상하게 하는 사무실 구조에 홍 대표는 이렇게 설명한다.
“양압기의 기본원리는 사실 단순합니다. 가압된 공기를 밤새 사용자의 코와 입으로 불어넣어 막힌 인후를 열어서 코골이를 없애주는 것이지요. 그래서 꼭 비싼 양압기를 고집할 필요가 없어요, 하지만 마스크는 자신의 얼굴 모양에 꼭 맞는 것을 골라야 하는데 그러려면 사용자가 반드시 매장에 나와서 여러 브랜드의 마스크를 직접 써보면서 선택해야 합니다. 매장에는 자연히 넓은 테이블이 필요하지요.”
양압기는 사실 사용이 까다로운 의료기기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신규 구매자의 절반 정도가 한 달 이내에 사용을 포기하고 1년이 지나면 거의 70~80%가 사용을 포기하는 실정이다. 홍욱희 대표는 이렇게 지적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양압기를 마치 TV나 런닝머신처럼 사고파는데 이는 크게 잘못된 생각입니다. 양압기 판매자는 구매자에게 반드시 사용자교육을 시켜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고객이 사용을 일찌감치 포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민수면건강센터는 사용자교육을 받지 않는 고객에게는 양압기를 아예 팔지 않는 것을 기업이념으로 삼고 있습니다. 저희 사무실 공간은 이런 양압기 사용자교육을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세민건강센터가 개점한지 1년이 지나면서 ‘양압기 사용자교육’의 중요성을 깨달은 다른 판매상들도 점차 유사한 교육을 도입하고 있다.
윤덕중 리포터 da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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