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추운 겨울 거리로 뛰쳐나와 가냘픈 몸으로 아동학대를 증언했던 인천의 한 초등학생 사건 이후 연이어 발견되고 있는 아동학대 사건. 우리 사회가 가장 약자인 어린이에게 가해진 무차별적인 폭력을 훈육으로 포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하는 시점이다. 지난해 발간된 아동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한해동안 가장 많은 아동학대가 발생한 도시가 바로 안산이었다. 가정의 달을 앞두고 안산의 아동학대 현황과 아동학대 발견 시 대처법에 대해 알아봤다.
2014년 아동학대 발생 416건 지자체 중 최다
아동학대란 성인에 의해 아동의 건강,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 정신적 성적 폭력 또는 가혹행위뿐만 아니라 책임을 다하지 않은 유기 방임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2014년 9월 29일부터 ‘아동복지법’이 개정되면서 아동학대를 중대 범죄로 인식하게 되었고 국가가 아동학대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2014년 전국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총 1만7,791건, 이 중 84.5%인 1만5025건이 아동학대로 판정났다. 안산 지역의 아동학대 신고건수는 인근 도시 지역보다 월등히 높다. 상록구의 신고건수가 297건으로 시군구 단위로 비교할 경우 전국에서 가장 많은 학대신고가 이뤄졌다. 같은 기간 단원구 246건이 접수되어 한해 동안 543건의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된 것이다. 신고 건수 중 중복사례를 제외하고 416건이 아동학대인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기간 부천시가 282건 수원시가 271건, 시흥 190건, 화성시 112건 접수된 것과 비교해 봐도 2배가량 높은 수치다.
공단 노동자 밀집 방치된 아동 많아
안산에서 발생한 아동학대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신체적 학대가 264건으로 가장 많고 정서적 학대 249건, 성학대 22건, 방임이 121건이나 된다.
안산지역에서 아동학대 사례가 빈번한 이유는 무엇일까? 안산시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정확히 연구를 진행하지 않아 원인을 꼭 집어 낼 수는 없지만 공단노동자들이 밀집한 지역인데다가 이주민들도 많아 아동학대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아이들을 학대하는 가해자는 누구일까? ‘울산계모사건’, ‘칠곡계모사건’ 등 계부·계모의 아동학대가 심각하게 드러나고 있지만 실제로는 친모와 친부에 의한 학대가 약 18배 더 많이 일어나고 있다. 2014년에 아동학대로 판단된 10,027건을 대상으로 부모에 의해 발생한 경우는 81.8%에 해당하는 8,207건으로 압도적인 수치를 보여준다. 아동학대사례 10건 중 8건 이상은 부모에 의해 발생되었음을 알 수 있다. 부모에 의해 발생한 사례 중 친부에 의해 발생한 사례가 4,531건 (45.2%), 친모는 3,211건(32.0%), 계모와 계부는 각각 242건(2.4%), 189건(1.9%)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웃에 학대 받는 아이가?
전문가들은 학대 받는 아이들을 발견하고 폭력으로부터 구해내는 것은 이웃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신고라고 말한다. 아동학대 신고는 신고 의무자보다 비의무자들에 의한 신고율이 더 높다. 안산지역 2014년 아동학대 총 신고 건수 중 77건이 신고의무자에 의한 신고였으며 나머지 471건이 비신고의무자에 의해 이뤄졌다. 그 중 이웃과 친구가 아동학대를 신고한 건수는 모두 66건이고 신고의무가 없는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의 신고가 244건으로 가장 높다.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아이를 발견하면 지체 없이 112에 신고해야 한다. 현행 아동복지법에는 교사와 아동관련 복지시설 종사자, 사회복지전담 공무원, 의사는 피해아동을 발견하면 반드시 신고하도록 강제하고 있으며 피해아동을 발견한 사람은 누구나 신고할 수 있다.
안산시 아동보호전문기관 : 031-402-0442
하혜경 리포터 ha-nul21@hanmail.net
tip 아동학대 증후
ㆍ상처: 발생 및 회복에 시간차, 도구 모양 그대로 나타난 상처
ㆍ화상: 담뱃불자국, 뜨거운 물에 잠긴 화상
ㆍ골절: 시간차 골절, 복합.나선형 골절
ㆍ절상: 입, 입술, 잇몸, 눈, 외음부 절상
ㆍ말더듬 같은 언어장애
ㆍ미숙한 정서반응
ㆍ지나치게 수동적이거나 공격적 성향
ㆍ지속적인 배고픔, 열악한 위생상태
ㆍ계절에 맞지 않는 옷차림
ㆍ의학적 치료와 치과치료의 불이행
ㆍ지속적 피로, 불안정감
ㆍ수업 중 조는 태도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