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4세인 영민이(가명)는 부모가 안아주어도 멍한 표정으로 반가운 기색을 보이지 않고, 눈 맞춤을 피하거나 가끔은 이유 없이 심하게 떼를 쓴다고 합니다. 더 어릴 때는 부모가 ‘까꿍’하면 잘 웃고 눈 맞춤도 잘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어머니가 직장일로 너무 바빠서 5개월간 만1세이던 영민이를 보지도 못했고, 이후에도 낮에는 가사도우미에게 방치되면서 다른 사람에 대한 영민이의 반응이 현저하게 줄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와 같이 주양육자와의 애착 외상으로 인하여 과도하게 위축된 대인관계 패턴을 나타내는 경우를 ‘반응성 애착장애’라고 일컫습니다. 이러한 애착장애는 생후 9개월부터 만 5세 이전의 아동에게 주로 발생합니다. 이런 아이들은 부모를 비롯하여 타인과의 접촉을 두려워하고 회피하며 사회성 발달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생애 초기의 아동은 정상적인 심리적 발달을 위해서 특정한 양육자와 일관성 있는 안정적 애착을 형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안정 애착을 형성하기 위해서 부모, 그 중에서도 특히 어머니는 아이에게 충분한 애정과 관심을 기울이는 동시에 아이가 고통을 느낄 때 이를 적절하게 위로하고 해소해 주는 역할을 해주어야 합니다. 만약 주양육자의 이러한 돌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학대 또는 방임 상태로 양육되면 아이들은 애착 외상을 겪기 쉽습니다.
한편, 애착 외상을 경험한 아동이 낯선 성인에게 아무런 주저 없이 과도한 친밀감을 표현하며 접근한다면 ‘탈억제 사회관여 장애’를 의심할 수 있습니다. 이 장애를 나타내는 아동은 선천적으로 외향성과 자극추구 기질을 타고나서 애착 결핍에 대해서 무분별한 사회성과 충동적 행동을 통해 반응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애착 외상으로 비롯된 이들 장애는 부모와 아동 간의 애착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물론 중요합니다. 한편으로는 특별히 불안에 취약한 아이들이 이러한 문제를 심하게 일으키게 되므로 그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즉, 뇌에 존재하는 편도체와 해마는 불안과 공포 같은 감정과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기관인데, 이 부위가 선천적으로 약하거나 예민한 아이들은 불안이나 스트레스에 더욱 취약하기에 치료적 개입이 요구되는 것입니다.
휴한의원 대전점 손성훈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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