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안사문화광장에 ‘흙’ 향기가 퍼졌다. 온통 회색인 도심 한가운데에서는 보기 드문 수확하기 전 과일과 채소가 흙과 함께 도심 한가운데로 모인 것이다.
9시 부터 축하공연이 시작되고, 직거래 장터와 체험부스로 가족단위의 시민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화학비료나 농약사용을 줄이고 천연으로 만든 비료를 이용한 유기농 농법, 즉 전통적인 방식이 농업에 이용되고 있음을 체험장과 행사장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토종씨앗을 나누는 행사에서도 우리의 씨앗을 지키려는 도시농부들의 마음이 엿보였다.
여름에 수확하는 앉은뱅이 밀을 직접 탈곡하여 가져가는 행사장에서는 아빠와 자녀들이 함께 임을 모아 전통적인 방식으로 탈곡을 하며 낟알 하나도 흘리지 않고 알뜰히 줍고 있었다. 쌀겨와 깻묵을 섞어 직접 비료를 만드는 행사장도 만드는 방법과 사용방법을 묻는 시민들로 붐볐다.
텃밭에서 직접 수확한 채소를 듬뿍 넣은 샌드위치, 농장에서 금방 수확한 딸기를 직접 갈아주는 주스 등 먹거리가 싱싱하고 저렴해 행사장을 돌며 입도 역시 즐거웠다.
시민들과 함께 진행된 경매행사는 알아들을 수 없는 손동작과 소리를 듣기 위해 집중해야 했다. 가격을 적어 번쩍 들어 올리는 자녀들과 경매로 받은 풍성한 수확물을 메고 가는 아빠들의 표정은 매우 흡족한 표정이었다.
비록 꾸며 놓은 밭이지만 흙속을 뒤지며 감자와 당근을 찾아내는 보물찾기, 흙은 곧 ‘우리 먹거리를 담은 보물창고’라는 소중함을 알리는 행사였다.
도시농부학교 김재규 강사는 “석유와 지하수를 쓰지 않는 전통농법은 흙과 우리의 건강을 함께 지켜낼 것”이라며 “화학비료나 농약을 덜 써도 씨앗을 뿌려놓으면 얼마든지 먹을 만큼 수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향신 리포터 hyang308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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